찰리 호프먼이 2017 마스터스 첫날 단독 선두에 나섰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승의 찰리 호프먼(미국)이 2017시즌 첫 메이저 남자 골프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000만달러) 첫날 쟁쟁한 우승 경쟁자들을 제치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세계랭킹 52위의 반란

1976년 12월생인 호프먼은 2000년 프로 전향한 뒤 PGA의 2부 투어를 거쳐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서 뛰어들었지만, 국내 골프팬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개막 전까지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호프먼은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쳤다. 하루에 무려 버디 9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2개로 막아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코스에 강풍까지 몰아친 이날 ‘언더파’ 기록은 공동 4위까지 단 11명의 선수에 불과했다.

안정된 샷 감각을 앞세워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호프먼은 2위 윌리엄 맥거트(미국·3언더파 69타)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리더보드 맨 윗줄에 이름을 올렸다.

2007년 봅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데뷔 이후 첫 승을 신고한 뒤 2010년 플레이오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과 2014년 OHL 클래식에 이어 지난해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PGA 투어 네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호프먼은 세계랭킹 52위를 달린다.

1라운드 전반 9개 홀에서 2언더파를 적어낸 호프먼은 후반 9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골라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2006년 US오픈을 시작으로 메이저대회에 첫발을 디딘 호프먼이 마스터스에 출전한 것은 올해가 4번째다. 2011년 공동 27위, 2015년 공동 9위, 2016년 공동 29위를 각각 기록하는 등 다른 메이저대회에 비해 썩 괜찮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공동 9위는 호프먼이 메이저대회에서 일군 개인 최고 성적이다.


노장의 샷, 녹슬지 않았다

마스터스 골프대회 4번째 우승트로피와 함께 최고령 우승에 도전하는 필 미켈슨(만46세·미국)은 노장의 관록을 과시했다.

1991년 아마추어로 마스터스에 첫 출전한 미켈슨은 올해까지 25차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밟았다. 특히 1995년부터 23년 연속 개근이다. 그 중 2004년과 2006년, 그리고 2010년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18위 미켈슨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4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때렸다.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세계랭킹 11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지난주 셸 휴스턴오픈 우승자 러셀 헨리(미국) 등과 함께 공동 4위를 형성,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미켈슨은 2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면서 갤러리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한 명의 베테랑인 전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만43세·잉글랜드)도 단독 3위에 올랐다. 13번홀부터 17번홀까지 5연속 버디를 잡아낸 웨스트우드는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더스틴 존슨의 기권, 어떤 영향 미쳤나

최대 라이벌이었던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예기치 못한 허리 부상으로 기권한 상황에서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매킬로이는 이븐파 72타로 공동 12위에 올랐다. 1번홀(파4)부터 보기를 하는 등 전반 9홀에서 버디 없이 보기만 3개를 기록했으나 후반에 버디 3개를 골라내며 2라운드 이후를 기약했다. 2014년 8월 PGA 챔피언십을 끝으로 메이저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세계랭킹 3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2오버파 74타로 공동 27위를 기록했다. 그는 암 수술을 받은 어머니를 위해 최근 몇 개 대회를 건너뛰고 이번 마스터스를 통해 복귀했다.

작년 마스터스 이후 쿼드러플보기 악몽에 시달렸던 세계 6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3오버파 75타(공동 41위)를 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4번홀까지 이븐파로 막아낸 스피스는 15번홀(파5)에서 다시 한번에 4타를 잃었다. 그나마 16번홀(파3)에서 바로 버디를 보태면서 다음 날을 기약했다.


태극 사나이 3인방, 부진했던 하루

김시우(22)는 스피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41위에 올랐고, 안병훈(26)은 4오버파 76타로 공동 54위에 머물렀다.

특히 안병훈은 17번홀까지 1오버파를 기록하면서 공동 20위권의 성적을 냈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하면서 미끄러졌다.

김시우와 함께 마스터스에 첫 출전한 왕정훈(22)은 6오버파 76타, 공동 75위로 처졌다. 왕정훈은 지난해 스피스가 쿼드러플 보기를 한 것으로 유명한 12번홀(파3)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결국 트리플보기 1개에 더블보기 2개, 보기 1개를 쏟아냈고 버디 2개를 적어냈다.


이밖에 어니 엘스(남아공), 맷 쿠처(미국)이 이븐파 공동 12위에 올랐고, 리키 파울러,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디펜딩 챔피언 대니 윌릿(잉글랜드), 존 람(스페인) 등은 1오버파 공동 19위에 자리했다. 두 차례 그린재킷을 입었던 버바 왓슨(미국)은 2오버파 공동 26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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