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 리디아 고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약 2년 6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3승째 고지를 밟은 이미림(27)이 내친김에 2주 연속 우승과 함께 메이저대회 제패로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다.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은 31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해 나흘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파72)에서 열전을 벌인다.

특히 우승자가 시상식을 마치면 ‘포피 폰드(18번홀 그린 옆 연못 이름)’에 입수하는 독특한 세리머니가 전통이다. 올해 '호수의 여왕'은 한국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세계랭킹 2위인 ‘대세’ 아리야 주타누간(미국)에 비견되는 이미림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더욱이 이미림은 27일 칼즈배드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기아 클래식에서 압승을 거뒀기에 누구보다 자신감이 올라 있다. 그는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쳐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 2014년 10월 레인우드 클래식을 제패한 이후 오랫동안 겪은 우승 갈증을 한번에 날린 시원한 물세례도 받았다.

이미림은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 후반 9개 홀에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못했는데, 일단 내일까지 쉬겠다”고 말한 뒤 “그리고 여느 보통 대회처럼 다음 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을 다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그는 "오랜만에 우승 기회라 다소 긴장했지만 경기에만 전념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히며 "티샷이 중요한 코스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신경을 썼다"며 "전반 9개 홀에서 5타를 줄였는데 이후 다른 선수를 생각하기보다 내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 집중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당시 유소연(27)과 전인지(23), 박성현(24) 등 쟁쟁한 선수들이 이미림을 압박했지만, 그는 전혀 흔들림이 없이 자신만의 골프를 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우승이 확정된 이후 동료 선수들의 축하 세리머니를 받은 이미림은 "제발 나에게 물을 뿌리지 말아 달라고 생각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것은 우승자가 누리는 즐거운 순간이기 때문에 특별한 경험"이라고 즐거워했다.

메이저 첫 우승컵을 조준한 이미림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LPGA 투어 데뷔 동기인 리디아 고(뉴질랜드교포)와 맞붙는다.

작년에는 기아 클래식 우승에 이어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는 기아 클래식에서 컷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답게 ANA 인스퍼레이션의 강력한 우승 후보임은 분명하다.

국내 투어에서 뛰다 2014년 LPGA 무대로 옮긴 이미림은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아마추어 최강자 출신 리디아 고’라는 거대한 산을 만났다. 루키 시즌 2승을 거두고도 리디아 고(시즌3승)에 가로막혀 신인상을 놓치는 등 그의 그늘에 가려졌던 이미림이 리디아 고의 타이틀 방어전에서 정상에 올라 호수 다이빙 세리머니의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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