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박성현·전인지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593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7시즌 6번째 대회 기아 클래식(총상금 180만달러)이 4년차 이미림(27)의 화려한 설욕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2년6개월 만의 승전보 이미림

이미림은 기아 클래식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7언더파 65타를 몰아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의 성적을 낸 이미림은 2014년 10월 레인우드 LPGA 클래식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투어 통산 3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27만달러(약 3억원).

2014년 LPGA 무대로 옮긴 이미림은 그 해 마이어 클래식과 레인우드 클래식을 연달아 제패한 뒤 우승과 인연이 없다가 오랜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특히 2년 전인 2015년 이 대회에서도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질주했던 이미림은 최종 라운드에서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역전을 허용,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이날 가뭄의 단비 같은 우승으로 2년 전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3라운드까지 허미정(28)에게 1타 앞선 단독 1위였던 이미림은 초반 9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잡아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1번홀(파4) 버디를 시작으로 9번홀까지 홀수 홀에서 매번 버디를 기록하는 등 전반홀이 끝났을 때 2위와 간격을 5타 차로 벌렸다. 또 이미림의 이날 20언더파는 2015년 커가 기록한 대회 최저타 우승 기록과 동률이 됐다.


소리 없이 강했던 박성현, 아쉬움은 남네

지난해 기아 클래식에서 아쉬움이 컸던 ‘슈퍼 루키’ 박성현(24)은 2년 연속 공동 4위로 마무리했다.

작년 이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챔피언조에서 격돌했던 박성현은 완패를 당했다. 3타차 2위로 시작한 최종 라운드가 끝나자 8타차 공동 4위가 됐고, 미국에서 치른 두 번째 경기였던 박성현은 마지막 날 경험 부족을 절감했다. 그러나 정식 멤버로 데뷔한 박성현은 1년 전과 달리 제법 미국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었다.

올해 대회 첫날 공동 18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2라운드에서 공동 8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제자리걸음을 한 박성현은 이날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통한의 더블보기 전인지, 뒷심 아쉬운 박인비

직전 대회인 파운더스컵 준우승으로 스윙 교정의 효과를 확인한 전인지(23)도 우승 후보답게 마지막 날 공동 3위로 출발했다. 8번홀까지 버디 3개를 골라내면서 순항했던 전인지는 그러나 9번홀(파4)에서 나온 보기 이후로 주춤했다. 특히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벙커에 빠지는 등 더블보기가 나오는 바람에 10언더파 278타로 단독 10위로 내려갔다.
전인지의 이번 대회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는 32개. 최종 라운드에서는 아이언샷까지 무뎌지면서 힘든 하루를 보냈다.

지난해 기아 클래식 준우승자 박인비(29)는 마지막 날 1타를 줄이면서 공동 21위(7언더파 281타)로 마쳤다. 지난해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치며 분전했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고, 3라운드 때보다 오히려 5계단 밀려난 순위다.


투혼 보여준 유소연·안시현

이밖에 유소연(27)은 7타를 더 줄여 14언더파 274타로, 오스틴 언스트(미국)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유소연이 이날 14번홀(파3)에서 10m가 넘는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이미림을 4타 차로 추격했고, 이어진 16번홀(파4)에서도 1타를 더 줄이며 선두와 간격을 3타 차까지 좁혔다. 그러나 이미림이 후반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5타 차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년 만에 LPGA 투어 무대에 선 안시현(32)도 2004년 신인왕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실력을 선보였다. 4라운드에서 버디 10개와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적어내며 코스레코드를 세웠고, 순위를 30계단 이상 끌어올려 공동 31위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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