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12m, 7m 먼 거리 버디 퍼팅 쏙쏙
노승열 공동 43위, 강성훈은 공동 52위

리키 파울러(미국)가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장(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사진은 2015년 프레지던츠컵에서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퍼팅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골프계 패셔니스타' 리키 파울러(미국)가 퍼터의 마법으로 17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파울러는 미국 내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나 '왼손 지존' 필 미켈슨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선수다. 이제는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민망한 나이지만 한때 '골프계 아이돌'로 불렸고, 지금도 젊은 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장(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640만달러) 마지막 날. 파울러는 버디 5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오버파 71타를 쳤다.

비록 4라운드에서 타수는 잃었지만 우승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3라운드까지 2위를 4타 차로 앞서 있었던 데다 최종라운드에서 경쟁자들이 타수를 잃고 무너졌기 때문이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의 성적을 적어낸 파울러는 공동 2위인 모건 호프만, 개리 우들랜드(이상 미국·8언더파 272타)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12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던 파울러는 한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과대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2015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9월 PGA 투어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서 잇달아 우승하면서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하며 한때 세계랭킹 4위까지 상승했다.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는 지난해 1월 아부다비 HSBC 골프챔피언십을 재패하며 2승째를 거뒀다.

파울러는 같은 코스에서 치러지는 혼다 대회에서 2년 연속 1·2라운드에서 66-66타씩을 쳤다. 달라진 게 있다면 작년에는 첫날 단독 선두에 나선 뒤 3·4라운드에서 74-71타로 부진하면서 공동 6위로 마무리했고, 올해는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최종라운드는 기복이 심했다. 전반 9개 홀에서는 버디-보기를 반복했고 더블보기도 나와 2타를 잃었다. 특히 6번홀(파4)에서는 티샷이 워터해저드로 향해 2벌타를 받았다. 이후 2번의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홀에 넣어 결국 이 홀에서 한번에 2타를 잃었다. 8번홀(파4)에서 9m 버디 퍼트로 만회하는 듯했지만, 9번홀(파4)에서 또 보기를 쳤다.

후반 들어 안정을 되찾은 파울러는 16번홀까지 버디만 3개를 추가하면서 한때 2언더파를 기록했다. 특히 12번홀(파4)에서 12m짜리 먼 거리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렸고, 13번홀(파4)에서도 7m가 넘는 버디 퍼트를 넣어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파울러는 우승 직후 이 순간을 돌아보며 "만약 내가 이 두 퍼트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면, 아주 힘든 경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그가 선두를 지킬 수 있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다.

막판에도 조금 흔들렸다. 17번홀(파3)에서 티샷이 또 물로 향한 탓에 보기를 적은 데 이어 18번홀(파5)에서도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로 챔피언 퍼트를 했다. 2016-2017시즌 들어 5개 대회(비공식 포함)에서 4차례 10위 안에 드는 등 다시 상승세를 그려온 파울러는 결국 공동 2위와 4타 차 간격을 유지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 투어 우승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파울러는 "이제 압박감과 스트레스도 조금 줄어들 것"이라면서 "마스터스를 앞두고 필요했던 일을 했다"며 오랜만에 우승한 소감을 전했다.

이날 15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조나단 베가스(베네수엘라)를 비롯해 빌리 호셸, 채드 콜린스, 웨슬리 브라이언(이상 미국), 마르틴 카이머(독일) 등이 7언더파 273타 공동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애덤 스콧은 최종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전날보다 25계단 상승한 공동 14위(합계 4언더파)로 마쳤다.

한국의 노승열(26)과 강성훈(30)은 순위가 조금씩 밀렸다. 노승열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오버파 72타(합계 이븐파 280타)를 치고 공동 43위를 기록했고, 강성훈은 3오버파 73타(합계 2오버파 282타)로 공동 52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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