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더퀸즈 첫날 한국에 승점을 안긴 김민선과 장수연(위). 김해림과 이승현(아래).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여자프로골프 세계 최강국인 한국이 4대 투어 대항전인 '더퀸즈' 대회 첫날부터 우승 라이벌인 일본에 기선을 제압당했다.

필승 카드 신지애(28)-고진영(21)을 앞세운 한국은 2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 컨트리클럽 서코스(파72·6,500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포섬 4경기에서 2승2패로 승점 4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역시 2승2패를 거둔 유럽과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했다. 포섬은 2인1조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으로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작년 첫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일본은 4전 전승을 거둬 승점 8점을 쓸어 담았다. 한국과는 4점 차이다.

지난해 일본에 간발의 차이로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던 한국은 1년을 기다린 설욕전 첫날 우승으로 가는 길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한국이 이날 기대만큼의 승점을 따내지 못하면서 3일 포볼 4경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1·2라운드 합산 포인트 상위 두 팀만이 마지막 날 우승 결정전에 나갈 수 있고, 하위 두 팀은 3위 결정전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올해 일본과 한국에서 상금랭킹 2위에 각각 오른 에이스 신지애-고진영 조의 패배가 특히나 아쉬운 하루였다. 이날 한국이 치른 4경기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과 맞대결을 벌인 둘은 오야마 시호-스즈키 아이 조와 접전을 벌이다 1홀 차로 졌다. 일본이 1, 2홀 차로 달아나면, 한국이 따라붙기를 반복하다 15번홀까지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16번홀에서 일본이 이글을 잡아내자 한국은 주춤한 뒤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배선우(22)와 정희원(25)이 무명이나 다름없는 유럽투어 누리아 이투리오스(스페인)와 이자벨 보이노(프랑스)에 2홀 차로 패한 것도 예상 밖의 결과였다. 14번홀까지 팽팽했던 균형은 15, 16번홀에서 유럽이 잇달아 버디를 낚으면서 무너졌다. 17번홀에서 한국이 버디를 잡아 마지막 기회를 노렸지만, 유럽이 18번홀을 따내며 달아났다.

한국은 장수연(22)-김민선(21)과 김해림(27)-이승현(25)이 각각 호주를 제압하며 체면을 지켰다. 장수연과 김민선은 호주투어 주장 레이철 헤더링턴과 휘트니 힐러를 맞아 4번홀까지 1홀 차로 끌려갔으나 6번홀에서 역전에 성공한 뒤 결국 2홀 차로 꺾었다. 김해림과 이승현은 호주 교포 오수현과 사라 제인 스미스를 상대로 1번홀부터 앞서나간 뒤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고, 3개 홀을 남기고 4홀 차로 압승했다.

김민선은 "작년에도 호주와 첫 경기를 했는데 무승부를 기록해서 아쉬웠다. 그때 승점을 못 얻어 우승을 놓친 것 같은 생각도 했다. 그래서 오늘 더 열심히 쳤다"면서 "팀을 이룬 선수와 편하게 하려고 경기 중에 말을 많이 하고 웃기려고 하는 편"이라며 팀 매치에 강한 비결을 밝혔다.

김해림은 "오늘은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상대편이 스스로 무너져 준 것 같다. 그래서 편하게 승점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첫날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주 챔피언스 트로피(KLPGA투어와 LPGA투어 한국 선수들간의 대항전) 때는 한국 선수끼리의 경쟁이라 마음이 편했는데, 이번 대회는 투어대항전이고 국가대항의 느낌도 있어서 그런지 부담감이 훨씬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해림은 일본 선수들에 대해 "스윙이 예쁘거나 좋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생각보다 정교하더라"면서 "맞붙는다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한일전이라면 부담은 되겠지만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각오를 전했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한 일본은 올 시즌 상금랭킹 3위 류 리츠코와 호리 코토네를 비롯해 니시야마 유카리-시모카와 메구미, 키쿠치 에리카-와타나베 아야코 등이 모두 승점을 가져가 대회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첫날 경기를 마친 뒤 오야마 시호는 "위기 상황에서 들어가줘야 할 퍼트들이 들어가 좋았다"며 "스즈키 아이가 편하게 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고, "일본에서는 우리가 가장 최강 팀이라 생각했다. 또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신지애-고진영이 가장 최고의 스타기 때문에 빅매치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을 잘 챙겨주는 이유에 대해 묻자 오야마 시호는 "해외 투어에서 뛰는 어려움, 외로움을 잘 안다. 또 내가 해외에 있을 때에도 해외 투어 선수들이 잘 해줬었다. 도움을 많이 받았었기 때문에 내가 받았던 도움을 한국선수들에게 줬던 것뿐이다"고 전했다.

유럽투어는 노장 카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놔 나나 마드센(덴마크)이 짝을 이뤄 호주의 사라 켐프-스테이시 키팅을 눌렀고, 이투리오스-보이노가 한국을 상대로 승점을 올렸다. 반면 호주는 4경기 모두 져 승점을 단 1점도 확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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