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찰리 헐은 우승

유소연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한국 여자골프의 간판스타 가운데 한 명인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이 2016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2년 넘게 이어지는 우승 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6,54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우승자의 운명을 가른 홀은 파5, 17번홀이었다.

연장전으로 우승을 기대했던 유소연이 이 홀 벙커에서 레이업을 시도했으나 벙커 턱이 높아 핀을 바로 공략하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유소연은 전날까지 사흘 내리 공동 2위(67-68-69)를 유지하는 좋은 샷 감각을 선보였다. 1·3라운드에서는 정확도 100%를 자랑하는 안정된 드라이버 샷을 날렸고, 나머지 이틀마저 단 한 차례씩만 페어웨이를 벗어났다. 4라운드 평균 페어웨이 안착률은 96.4%. 아이언 샷도 정교함을 뽐내며 나흘 연속 83.3%를 기록했다.

2년차 찰리 헐(잉글랜드)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서 챔피언조로 출발한 유소연은 4번홀까지 버디와 보기 1개씩을 맞바꿔 제자리걸음을 했고, 그 사이 헐이 1타를 줄이면서 둘의 타수 격차는 2타로 멀어졌다.

그러나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3승을 거둔 우승 유경험자 유소연은 5번홀(파3)과 6번홀(파5) 연속 버디로 추격전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에도 16번홀까지 버디만 4개를 추가하며 기어코 헐과 공동 선두에 나섰다.

특히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컵 왼쪽 1.2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낸 유소연은 27개월 만에 찾아올지 모르는 우승에 약간 들뜬 분위기였다.

그러나 곧바로 17번홀에서 유소연은 뼈아픈 실수를 저질렀다. 그린을 노리고 친 두 번째 샷이 공교롭게도 그린 앞 벙커 턱 바로 밑에 떨어졌고, 어쩔 수 없이 벙커 옆으로 볼을 빼내야 했다. 4온을 시킨 유소연은 5m 거리의 파퍼트마저 홀을 살짝 빗겨나는 바람에 보기를 적어냈다.

반면 헐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쉬운 홀로 꼽혔던 이 홀에서 가볍게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달아나며 우승을 예약했다.

작년에도 같은 코스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17번홀로 우승자가 결정됐다.

당시 크리스티 커(미국)와 마지막 날 공동 선두로 출발했던 장하나(24·비씨카드)는 우승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전반에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힘을 냈고 16번홀까지 커와 공동 선두를 만들었다. 우승의 향방은 17번홀(파5)에서 갈렸다. 베테랑 커가 이 홀에서 이글을 뽑아내며 앞섰고 같은 홀에서 장하나가 버디를 잡아내며 맞섰지만, 1타의 격차는 18번홀까지 이어졌고 우승컵을 넘긴 장하나는 통한의 눈물을 삼킨 바 있다.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친 유소연은 헐(19언더파 269)보다 2타 뒤진 단독 2위로 시즌 마지막 대회를 마쳤다. 헐은 LPGA 투어 첫 우승을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화려하게 장식하며 우승 상금 50만달러를 받았다.

2014년 8월 캐나다여자오픈 이후 2년 3개월 만에 정상을 노렸던 유소연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2011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미국에 진출해 2012년 LPGA 투어 신인상을 차지한 유소연은 2012년과 2014년 한 차례씩 승수를 추가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 무대에서 우승이 없었다. 이번 시즌 그의 최고 성적은 이번 대회 단독 2위와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의 공동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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