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 다잡은 우승 날려
서희경은 15번홀서 무너져

김인경이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 퍼팅을 놓친 뒤 무릎을 꿇은 채 아쉬워하고 있다. 란초 미라지AP=연합뉴스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유선영(26ㆍ정관장)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김인경(24ㆍ하나금융그룹)과 서희경(26ㆍ하이트)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30㎝의 악몽

김인경은 손안에 거머쥐었던 우승을 놓쳤다. 16번홀(파4)과 17번홀(파3) 연속 버디로 1타차 선두로 나선 김인경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파만 해도 우승을 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그는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5m 버디 퍼팅을 남겨뒀다. 2퍼트만 해도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순간. 김인경은 버디 퍼팅을 홀 컵 30㎝까지 붙이면서 승부는 사실상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김인경의 우승 파 퍼팅은 홀컵을 돌아 나오고 말았다. 그는 손으로 입을 막았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 홀 3퍼트 보기로 1타를 잃은 김인경은 유선영과 연장 승부를 펼쳤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를 외면했다. 우승 상금 30만달러(약 3억3,800만원)를 놓친 김인경은 준우승 상금 18만2,538달러(약 2억500만원)에 만족해야 했다.

김인경은 18번홀 상황에 대해 "그 퍼팅을 놓친 건 잘 모르겠다. 바로 보고 쳤는데 살짝 오른쪽으로 흐르면서 돌아 나왔다. 마크를 안 해도 될 정도로 짧은 퍼트였는 데 마크를 했다. 그냥 칠 걸 그랬다"고 말했다.

너무 급했다

김인경 못지 않게 서희경도 이번 대회가 두고두고 아쉽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유소연(22ㆍ한화)에게 역전 우승을 내줬던 서희경은 14번홀(파3)까지 2위 그룹을 3타차로 앞서면서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그러나 서희경은 15번홀(파4)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티샷이 밀려 러프에 빠졌다. 홀을 직접 공략하기 보다는 아이언으로 끊어서 가는 전략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아이언을 뽑았던 서희경은 캐디와 몇 마디를 주고 받은 뒤 하이브리드로 클럽을 변경했다. 서희경의 두 번째 샷은 너무 커서 그린 주변 벙커 턱에 빠졌고 어렵게 벙커를 탈출했지만 1타를 까먹었다. 이후 평정심을 잃은 서희경은 16번홀과 17번홀, 18번홀에서도 보기를 범하면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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