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통한의 준우승이었다.

유소연(22·한화)과 서희경(26·하이트)이 2012년 새해 '한국 여자 골프 군단'의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끝내 연장 승부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12일 호주 로열 멜버른 골프장(파73·6천50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선 무려 6명이 연장전을 펼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LPGA 개막전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유소연과 서희경은 제시카 코르다(18), 루이스 스테이시(26), 브라타니 린시컴(26·이상 미국), 훌리에타 그라나다(25·파라과이) 등과 함께 나란히 최종합계 3언더파 289타로 4라운드를 마쳐 연장전에 들어갔다.

역대 LPGA 대회에서 6명이 연장전에 나선 것은 1999년 7월 미국 오하이오주 실바니아의 하이랜드메도골프장에서 열린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그동안 5명이 연장전을 치른 대회는 네 차례나 있었지만 6명이 나선 것은 이번이 통산 두 번째다.

이날 연장전이 유소연과 서희경에게 더욱 아쉬운 것은 18번홀(파4)에서 둘 다 결정적인 파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둘 모두 홀컵 1m 거리의 파 퍼팅을 놓쳐 1타를 까먹고 말았다. 한국 여자 군단의 새해 첫 우승도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6명이나 연장에 나서다 보니 주최 측은 제비뽑기를 통해 3명씩 두 조를 나눴고, 공교롭게 유소연과 서희경은 린시컴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1차 연장에서 유소연과 서희경을 포함한 6명의 선수 모두 긴장 속에 파를 기록, 승부는 2차 연장으로 넘어갔다.

먼저 경기에 나선 유소연은 티샷이 짧더니 두 번째 샷마저 그린에 올리지 못해 위기에 빠졌다.

결국 그린 근처에서 시도한 버디 퍼팅은 홀컵 근처에도 미치지 못했고, 롱 파 퍼팅마저 홀컵을 외면하고 보기를 범해 가장 먼저 탈락했다.

그나마 서희경은 파로 마감, 역시 파를 기록한 린시컴과 함께 뒷 조의 경기를 긴장 속에 지켜봤다.

이때 4라운드 막판 3개홀 연속 보기를 범해 우승권에서 멀어졌다가 유소연과 서희경의 18번홀 보기로 연장 승부에 나선 코르다의 반격이 시작됐다.

두 번째 샷을 그린 복판에 올린 18세의 코르다는 6m 거리의 롱 퍼팅에 성공해 극적인 버디를 잡았다.

코르다는 마지막 주자였던 그라나다가 버디에 실패해 '깜짝'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서희경은 지난해 7월 US오픈에서도 연장접전 끝에 유소연에게 우승컵을 내준 데 이어 7개월 만에 유소연과 함께 다시 맞붙은 연장 승부에서도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유소연 역시 지난 5일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RACV 호주여자 마스터스 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지난해 LPGA 무대에서 통산 100승 달성에 성공한 '한국 여자 군단'으로선 시즌 첫 대회에서 두 명의 선수가 모두 우승 직전에 무너져 아쉬운 출발이 되고 말았다.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