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R 선두… 2009년 국내무대 평정… LPGA 진출후 근육운동으로 비거리 20야드 늘려

서희경이 11일(한국시간) US오픈 최종라운드 17번홀에서 버디 퍼팅을 놓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스프링스(미 콜로라도주) AP=연합뉴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서희경(25ㆍ하이트)은 별명이 많다. '필드의 패션모델', '신데렐라', '원더걸' 등이 서희경의 애칭이다.

골프 인생을 드라마처럼 살고 있는 서희경이 또 하나의 이변을 준비하고 있다.

서희경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동코스(파71ㆍ7,047야드)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서희경은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를 적어내며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일몰로 인해 4라운드를 마치지 못한 선수들이 있어 우승 확정 여부는 이날 밤까지 기다려야 했다. 2위는 15번홀까지 2언더파를 기록해 서희경에게 1타 뒤진 유소연(21ㆍ한화)이다.

서희경은 이번 대회 3, 4라운드에서 몰아치기로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악천후로 인해 동시에 열린 3, 4라운드에서 각각 3타씩, 무려 6타를 줄이는 저력을 보여줬다. 코스가 어렵기로 유명한 US여자오픈 코스도 서희경의 신들린 샷을 가로막지 못했다

▲1막-얼굴과 몸매만 좋은 선수

서희경은 아마추어 시절 뛰어난 기량을 과시해 프로에서도 크게 성공할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서희경은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저 얼굴과 몸매만 좋은 선수로 평가절하됐다.

국내에서도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던 서희경은 2008년 국내 최대상금(총상금 8억원, 우승상금 2억원)이 걸려 있던 하이원 채리티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골프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서희경은 그 해 후반기에만 6연승을 몰아치면서 그녀의 시대를 알렸다.

▲2막-국내무대를 평정하다

우승의 물꼬를 튼 서희경은 거침이 없었다. 서희경은 2009년 국내무대에서 5승을 올리며 대상과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 등을 휩쓸어 국내 1인자로 부상했다.

국내에서 더 이상의 목표를 찾지 못한 서희경은 해외로 눈길을 돌렸다. 서희경은 작년 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초청선수로 출전해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LPGA 우승으로 언제든지 큰 무대로 뛰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3막-세계를 품안에

서희경은 올해 L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새내기 자격으로 LPGA에 입성한 것이다.

서희경에게 LPGA 투어는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이 대회 전까지 9개 대회에 나섰지만 톱10 입상은 한번에 그쳤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 올해 KIA 클래식에서는 예선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LPGA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희경은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체력 운동에 집중하면서 근육량을 늘렸다. 몸매는 망가졌지만 비거리가 20야드 이상이 늘었다.

서희경은 올해 US여자오픈에서는 예선을 거처 출전권을 따냈다. 신인이라 자동출전권이 없던 서희경은 하루에 36홀을 도는 강행군을 펼친 끝에 예선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잔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서희경은 이번 대회 전 하루 8시간 넘게 훈련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US여자오픈 4라운드를 선두로 끝낸 후 하늘의 뜻을 기다렸다.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