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의 담당의였다고 밝힌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가 당시 상황을 전했다.

남궁 씨는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강서구 PC방 피해자의 담당의였다. 혼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지냈지만 많은 사실이 공개됐기에 이제 입을 연다"고 적었다.

그는 "일요일 아침 팔과 머리를 다친 20대 남자가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상처가 너무 많았다. 복부와 흉부에는 한 개도 없었고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했던 손에 있었다.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 피범벅을 닦아내자 얼굴에만 칼자국이 30개 정도 보였다. 나중에 모두 32개였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온 경찰이 손으로 범죄에 사용된 칼의 길이를 가늠해서 알려줬다. 그 길이를 보고 나는 생각했다.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는다"며 "하지만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고 설명했다.

남궁 씨는 "미친 XX라 생각했다. 같이 온 경찰이 말다툼이 있어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고 알려 줬다. 둘은 이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진짜 미친, 경악스럽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모든 의료진이 그 사실을 듣자마자 욕설을 뱉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8시10분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A씨(20)가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PC방을 찾은 B씨(29)는 A씨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실랑이를 벌인 뒤 흉기를 가지고 돌아와 A씨를 향해 수차례 휘둘렀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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