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 프로가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와 함께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Getty Image_LPGA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19일(한국시간)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이 펼쳐졌다.

그 결과, 고진영이 최종합계 23언더파로 정상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버디 9개로 9언더파(63타)를 쳐 1타 차로 시즌 5승을 달성했다.

고진영은 우승 인터뷰에서 "너무 기쁘다. 열심히 잘하면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마지막 날 9언더파를 치면서 우승한 것이라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제가 가지고 있던 베스트 스코어가 64타였는데, 그걸 거의 10년 만에 깬 것이라 더욱 더 의미가 있는 우승인 것 같다"고 기뻐했다.

실제로, 고진영은 LPGA 투어에서 63타는 몇 번 쳤지만 모두 8언더파였고, 9언더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진영은 최종라운드 때 결정적인 모멘텀에 대한 질문에 "많았다. 첫 홀에서 버디를 한 것이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매 샷을 할 때마다 후회없이 경기를 하고 한국에 가자고 생각했다. 결과는 어찌됐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올해 시즌 5승, 상금랭킹 1위, 올해의 선수상 등 많은 것을 이룬 고진영은 "사실 넬리(코다)가 지난주에 우승하면서, 이번 주에 우승하지 못하면 올해의 선수상은 못 받겠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승을 네 번이나 했는데 올해의 선수상을 못 받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오늘 라운드에 집중했다"고 밝힌 고진영은 "우승을 하면 많은 타이틀이 따라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집중했고,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 딱 한 가지에 목표를 두지는 않았고, 오늘 라운드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롤러코스터같은 올 시즌을 돌아본 고진영은 "시즌 초를 생각하면, 우승을 한 개라도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스윙 코치도 바꿨고, 클럽도 퍼터도 바꿨다.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고 또 올림픽도 치렀고,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것도 있었다. 정말 그 어느 해보다 감정기복이 심했다. 울기도 정말 많이 울었다"고 그간 느낀 마음을 털어놨다.

고진영은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 11번 홀에서 손목이 너무 아파서 울면서 티박스에서 세컨샷으로 걸어가는데, 캐디가 'This is no point. You can withdraw(길게 봐서 이번 한 대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니 기권해도 괜찮다)'라고 말하면서 정말 아프면 안 쳐도 된다고 했다. 아팠지만 그렇다고 해도 기권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진영은 "그렇게 감정 기복이 한 해였던 것 같다. 정말 그때 포기하지 않아서 하늘에서 '네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니 우승이라는 선물을 주겠다'라고 하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신기하고 좋은 한 주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나'는 질문에 고진영은 "정말 슬플 때는 많이 울기도 울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대로 해소하려고 노력했다"며 "골프가 안 되면 안 되는대로, 자연의 이치처럼 물 흘러가는 대로 그 상황에 맞춰서 후회없이 원없이 내 자신에서 솔직하게, '사람' 고진영에게 솔직해지자고 생각했다. 감정을 속이지 말고 정말 솔직하게 모든 것을 다한 것 같다"고 답했다.

고진영은 올해 남은 일정에 "골프채를 멀리 놓고 골프 생각 안 하고, 배 위에 감자튀김을 올려놓고 넷플릭스를 보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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