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academy
대한민국 골프의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자 강력한 힘, 골프 아카데미를 찾아간다. 이번 호에서는 베테랑 원장님의 남다른 스윙 테크닉 전수는 물론 강한 멘탈을 강조하는 ATG 골프아카데미를 찾았다.

김중원 원장의 ‘애제자’인 노태풍 프로가 교습을 받고 있는 모습.
장맛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12일, 용인 88 컨트리클럽 골프연습장을 찾았다. 한산한 1, 2층 타석과 달리 유난히 분주한 3층 타석 아카데미 공간에도 많은 선수 지망생들이 실내외 시설을 막론하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복도 한 켠에는 ATG골프아카데미가 문을 활짝 열고 취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ATG 아카데미의 명칭은 ‘아카데미 오브 테크니컬 골프(Academy of Technical Golf)’의 약자다. 기존에 영종도 스카이72 드림레인지에 6년 째 상주하며 터를 잡아온 아카데미인데, 올해 초 88컨트리클럽 골프연습장에 지점을 하나 더 늘렸다. 따라서 골프 메카인 경기 용인권에서 좀 더 많은 교습생들에게 ATG의 티칭 철학을 전파하며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원장인 김중원 프로는 KPGA 정회원으로 1986년부터 티칭을 시작해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 교습가다. LPGA 투어 프로였던 한희원이 골프에 입문할 무렵인 초등학교 1학년 때 김중원 프로에게 교습을 받기도 했다. KPGA 입회연도만 따져도 까마득한 젊은 교습가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비결과 ATG의 차별점, 추구하는 이상향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눈감고도 스윙할 수 있게 만들어주마

“선수가 지니고 있는 신체 조건에 따라 자로 잰 듯한 움직임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이다.”

김중원 프로는 스윙 플레인을 양팔과 클럽을 위주로 만드는 게 아니라 내 몸의 마디와 근육에 맞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통 클럽을 휘두르는 것에만 많은 신경을 기울이는 교습법이 통용되고 있지만 ATG 아카데미는 골퍼의 근본적인 몸의 교정으로 자연스러운 스윙을 만든다는 말이었다. 최근 골프 피트니스가 중요한 요소로 각광받는 것도 이와 같은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수많은 선수들의 스윙을 봐왔고 수많은 경험을 통해 김중원 프로가 내린 결론은 몸통에 기반을 둔 스윙이다. 언제나 몸의 길이를 기준으로 스윙을 가르치고 있고 자로 잰 듯한 움직임을 추구해 몸의 근육과 뼈대로 스윙 플레인이 형성되도록 한다.

김중원 프로는 “이를 위해서는 몸의 정확한 셋업과 군더더기 없는 밸런스가 필요하다”며 “테이크백과 백스윙, 다운스윙에 해당하는 몸의 오른쪽(오른손잡이 기준)과 임팩트 릴리스, 폴로스루에 해당하는 몸의 왼쪽이 균형 잡힌 스윙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또 김 프로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선수들이 눈 감고도 볼을 정확하게 맞혀낼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그러면 훈련량이 엄청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 직접 와서 배워보면 어떤 느낌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GA 투어 프로인 노태풍(29)은 군 제대 후 김중원 원장에게 5년째 교습을 받고 있다. 그는 “원장님은 스윙에 대한 지식을 굉장히 많이 보유하고 계시다”라며 “말씀은 약간 거칠게 하셔도 정이 많은 분이고 아버지처럼 학생들을 이끌어 주셔서 잘 따른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건 마음가짐

비록 ATG 아카데미의 명칭 자체는 테크니컬, 즉 기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김중원 프로는 기술적인 부분 이상으로 골프가 멘탈 게임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미국에서 꽤 오랜 생활을 한 그는 외국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의 성장 환경에 따른 의식 차이를 가장 먼저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골프선수로 살아남기란 여간 힘든일이 아니어서 부모들의 열성이 대단하다. 따라서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리고 부모들은 자녀를 ‘온실 속의 화초’로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스스로 일어서는 힘이 약하다. 이는 실전에서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김중원 프로는 “시합에 나가면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고 해결해야 한다. 이 때 갈피를 못 잡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많은 주니어 선수들의 특징이다. 반대로 스스로 헤쳐 나가는 것이 습관화돼 있는 외국 학생들은 대범하다.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대학생과 중학생의 의식 차이를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아카데미에는 중학생부터 정규 투어프로는 물론 20대 후반~30대 초반의 프로지망생들도 있다. 나이가 어느 정도 찼는데 프로 자격증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에 대해서도 “이 친구들은 특히 마음고생이 심하다.

그 결과 자신감이 많이 결여돼 있다. 분명히 스윙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결국 정신적인 부분에서 패배하는 것”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또한 골프가 멘탈 게임임을 강조하며 “골프는 스윙 테크닉의 싸움이 아니라 심리전, 기 싸움, 자신감 싸움이다. 스타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 역시 이 세 가지다.”라고 말했다.


[Mini Interview]
“긍정적 사고가 좋은 선수 되는 지름길”
김중원 원장

교습생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때론 플레이할 때 자기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실행하라고 말하고 싶다. 실패를 경험한 선수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늘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있다는 것인데, 과거의 실패를 잊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등 정신적인 부분을 이겨내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언제나 차분하고 ‘쿨하게’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잡생각을 없애야 한다.

그렇다면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선수들의 장점은 무엇인가?
한 번 실패해도 곧바로 털고 일어난다. 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연습에 임한다. 대신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찾고 아주 열심히 연습해 단점을 보완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좋은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의 스윙 실력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마음가짐의 차이다.

가장 뿌듯한 순간은?
교습생들의 성적이 좋게 나오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나를 진심으로 믿고 따라줄 때 교습가로서의 자부심도 생기고 더욱 의욕이 생긴다.

코치 못지않게 부모들의 역할도 중요하지 않은가?
그렇다. 나 역시 학생 부모들과 그러한 부분을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결국 강인한 멘탈은 지도자와 부모, 학생이 삼위일체가 돼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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