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드풋 vs. 발투스롤. 잭의 신설 트랙. 프로암을 휩싼 공포. 트래블링 조가 2015년에 가장 좋았던 골프 여행지(그리고 그 외의 부문들)를 수상하기 위해 다시 돌아왔다.

 

가장 거칠었던 카트 운전
멕시코의 카보 산 루카스의 태평양 연안에 잭 니클로스가 새로 만든 퀴비라 골프클럽은 2014년 10월에 문을 열자마자 세계에서 가장 장엄한 풍경을 자랑하는 코스로 손꼽혔다.

절벽 위인 것도 모자라 바위로 덮인 모래 언덕 비탈에 걸쳐 있는 홀에서는 누구라도 현기증이 날 텐데, 카트를 운전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5번홀까지 지그재그로 카트를 몰고 올라가는 현기증 나는 5분의 경험은 이곳이 아니고서는 그 어디에서도 느껴볼 수 없다.


가장 좋은 여름 여행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눈부신 태평양과 이상적인 날씨를 갖춘 캘리포니아의 데이나포인트, 그리고 그곳에 딸린 세인트레지스 모나크 비치 호텔은 8월의 여행지로 제격이다.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때 공화당의 대선 후보들이 방금 떠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들의 방문을 기념하는 의미로 나는 로버트 트렌트 존스 2세의 최고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바닷가의 3번홀에서 드라이버샷과 어프로치샷을 모두 오른쪽으로 겨냥했다.


가장 치열한 형제간의 라이벌 구도
뉴욕시 일대에서 굳건한 존재감을 지키고 있는 윙드풋과 발투스롤은 모두 화려한 메이저 개최 전적과 A. W. 틸링해스트의 보석들을 자랑한다. 그런데다가 심지어 ‘메이저’ 트랙을 능가할지도 모르는 두 번째 코스가 따로 있다. 길 핸스가 뛰어난 작업으로 그린을 새롭게 손본 후로 윙드풋 이스트의 위상이 높아졌고, 발투스롤의 어퍼 코스는 눈부신 지형과 남다른 그린의 굴곡을 자랑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윙드풋의 이스트가 웨스트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발투스롤의 경우도 어퍼 코스가 유명한 로어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보물
마샤즈 비니어드에서 카페리로 2분 거리에 있는 차파퀴딕 아일랜드는 1969년에 테드 케네디 때문에 악명을 떨치게 됐다. 하지만 아직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잇는 로열&에인션트 차파퀴딕 링크스는 명성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그 역사가 (부분적으로나마) 188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나인 홀의 파29인 이 코스는 엄밀히 말하면 퍼블릭이 아니지만 관리인인 브래드 우저에게 연락을 하면 1971년식 밴을 몰고 선착장으로 마중을 나와서 나무가 울창한 모래 길을 쏜살같이 지나 코스로 데려다줄 것이다. 관리 상태는 거칠지만 그린은 뛰어나며, 자연스러운 경사와 구릉을 이루는 레이아웃은 고풍스럽다. 아마 96년으로 돌아가서 플레이를 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니까, 1896년.


가장 반가운 거친 18번홀의 귀환
챔피언스 투어는 3월에 제1회 투산 콘퀴스타도르 클래식을 옴니 투산 내셔널의 카탈리나 코스에서 개최하면서 향수를 자극했다. 1965년부터 2006년까지 투어 대회를 개최했던 곳이라서 그랬는지 톰 왓슨을 포함한 많은 시니어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젊은 시절의 모습이 엿보였다.

내 프로암 파트너였던 빌리 안드레이드는 공원 스타일의 이 레이아웃에서 67타를 작렬했다. 그리고 18번홀에서는 다들 당황했다.

한때 투어에서 가장 어려운 18번홀로 손꼽히기도 했던 오르막 443야드의 그 파4 홀에서는 2개의 호수 사이를 지나는 드라이버샷에 이어 벙커가 엄호하고 높이 솟은 데다 거의 물결치는 듯한 굴곡을 지닌 그린을 향해 상당한 거리의 어프로치샷을 구사해야 했다.

우승자는 화려한 금색의 정복자 투구를 받았다. 이제껏 본 중에 가장 근사한 트로피였다. 가슴 아픈 프로암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쁜 기운?
1월에는 휴매나 챌린지 프로암에서 긴장감이 나를 에워쌌다. 금요일에 캘리포니아주 라퀸타에 있는 PGA 웨스트 아널드 파머 코스의 파5 18번홀에서 나는 세 번째 샷이 그린 주변에서 타이트한 라이에 멈추는 바람에 오른쪽 뒤의 홀을 향해 악몽 같은 각도의 어프로치샷을 앞두고 있었다.

TV 카메라가 돌아가고 관람석에서는 팬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커다란 호수가 시선을 압도했다.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미스샷이 나왔고 더블 보기를 했다. 연초부터 내가 끼친 나쁜 기운을 털어내고 투어에서 탁월한 시즌을 보낸 케빈 키스너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다.


가장 감쪽같은 폭포 찾기
천연 폭포의 풍경이 너무 웅장해서 인위적으로 만든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까? 아이다호주 쾨르달렌에 위치한 골프클럽 앳 블랙록의 413야드, 파4 11번홀의 매력이 그 정도다. 8월의 어느 날 나와 플레이를 함께 했던 사람은 바로 그 코스를 설계한 짐 엥이었다. 그는 실제의 폭포에 인조 바위를 조금 섞었다고 털어놓은 다음, 내게 한 번 그 둘을 구분해보라고 말했다. 비록 그건 실패했지만, 그래도 어프로치샷을 홀 6미터 앞에 붙이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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