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의 ‘나눔’, ‘개방’으로 주목 받는 서원밸리CC 그린콘서트. 매년 5월 마지막 토요일에 개최되는 그린콘서트가 올해로 13회를 맞았다. 예년보다 열기가 더욱 뜨거웠던 그 현장을 다녀왔다.

5. 그린콘서트가 시작되자 관객이 코스를 가득 메웠다. 6. 불꽃놀이가 제13회 그린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7. EXID의 열정적인 무대가 펼쳐지자 관객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1. 골프장이 주차장으로 변신했다. 2. 관객들의 질서정연한 모습도 그린콘서트의 흥행요소 중 하나다. 3.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변신한 서원밸리CC. 4. 그린콘서트는 해외에서 관객이 찾아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강풍을 동반한 빗줄기는 시간이 갈수록 굵어졌다. 행사 준비에 여념 없던 인부들의 표정에 시름이 더해갔다. 일기예보는 정오를 기점으로 비가 그친다고 했지만 실황은 이와 달리 전개됐다. 애꿎은 스마트폰을 만지작대며 날씨정보 새로고침만 눌러댔다.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 ‘귀족 스포츠’로 평가돼 온 골프, 때문에 골프장은 대중이 접근하기에 문턱이 높았다. 그런데 골프장이 대중을 대상으로 코스를 개방하고, 콘서트를 개최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최성수기로 꼽히는 5월, 그것도 토요일 영업을 포기하고 행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골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 결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웃과 나눔’을 이유로 상당한 수익을 포기한다는 것은 이해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바로 서원밸리CC 그린콘서트였다. 그래서일까. 그린콘서트는 화제의 중심에 섰고, 취지에 걸맞은 나눔으로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적인 미담이 됐다. 해외에서 관객이 찾아올 정도니 그 위상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만하다.

그런데 이 좋은 날, 비가 내린다. 코스 곳곳에 설치된 장치물은 젖어들고, 일찍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의 표정도 우울하게 젖어들었다. 예년 같으면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로 북적일 코스는 한산하기만 하다.



잦아든 빗줄기, 열기가 더해지다
정오를 지나면서 빗줄기가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하늘을 덮은 구름의 짙은 두께가 점점 얇아졌다. 예보대로 비가 그칠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인부들의 손놀림에 활기가 더해졌다. 어느 덧 비는 자취를 감췄고, 대신 코스 곳곳에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이 메아리쳤고, 어른들은 덩달아 신이 났다. 평소 ‘잔디 보호’라는 명분으로 진입금지 대상이었던 잔디밭은 축구장, 야구장으로 변신했다. 골퍼에게 두려움의 대상인 벙커는 아이들의 놀이터, 씨름장으로 탈바꿈 했다.



그렇게 그린콘서트 1부의 막이 올랐다. 비가 그치길 바랐던 간절한 마음 때문인지 그린콘서트를 향한 관객의 동화는 빠르게 이뤄졌다. 특히 화려한 출연진의 열정적인 무대가 펼쳐지자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이종현(레저신문 편집국장), 박미선의 진행 아래 걸스데이, 방탄소년단, EXID, 비투비, 히스토리, 소년공화국, 홍진영, 신보라, 이봉원, 유리상자, 정동하, 박학기, 디아크, 서인영, 남궁옥분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그린콘서트 취지에 공감해 모두 출연료를 받지 않는 재능기부자들이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 관객과 재능기부자들의 동화 속에서 그린콘서트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어두운 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가 대미를 장식했고, 그린콘서트는 2016년 5월 마지막 토요일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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