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TRIPS] CHANGING CULTURE

"그린 경사를 읽는데 자신 없다면 이곳의 베테랑 캐디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스코어향상의 지름길이다"
골프장이 골프만 하는 곳이라는 옛날 생각을 버려라. 남촌 컨트리클럽은 예술을 보고, 느끼며, 또 누군가와 이야기도 할 수 있는 문화와 소통의 공간이다.

남촌 컨트리클럽
대표: 이완희
위치: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부항길 135-38
코스규모: 동, 서 코스 18홀(파72, 6,525미터)
코스설계: ㈜필드콘설턴트 김명길, 송호, www.namchoncc.co.kr


국내에는 다양한 컨셉을 가진 골프장이 존재한다. 단순히 고급만을 내세워 명품을 지향하는 곳도 있지만, 휴식이나 건강과 같이 한 가지 특정 주제를 가지고 골프장을 건설하기도 한다. 또한 예술을 아이템으로 조각품이나 미술품 등을 설치한 곳도 흔히 만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골프장 안에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전시하는 곳이 많아졌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남촌 컨트리클럽을 빼놓고선 얘기할 수 없다. 골프장 예술 작품 전시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나 코스 몇몇 군데에 한두 가지 작품만을 설치한 것이 아니라 아예 '갤러리 남촌'이라는 미술관을 갖춰 주제에 따라 수시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미 이곳에는 40여년 동안 수집한 고려청자, 이조백자, 분청사기 등 500여점의 도자기와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겸재 정선 등의 작품과 다양한 전시 기획전이 열렸다. 그리고 이제 갤러리 남촌은 남촌 컨트리클럽의 명물이자 상징이 됐다.

지난 3월에는 '고려청자 주자와 조선후기 산수화 화조 · 동물화'라는 전시를 열고 오는 5월말까지 고미술품을 공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한국도자사연구>를 펴낸 윤용이 교수와 서울대학교 박물관 진준현 학예연구관이 직접 갤러리 남촌을 방문해 고려청자와 산수화, 화조동물화에 대한 작품 설명과 전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렇듯 남촌은 보다 전문적인 전시회로 골프장 속에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남촌 컨트리클럽의 이완희 대표는 "이제 골프장은 골프만 즐기는 장소가 아니라 서로 소통하는 사교의 장이 돼야 한다"며 "남촌의 이런 시도는 이미 골프장 문화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남촌 컨트리클럽이 갤러리로만 유명해진 것은 아니다. 과거 '곤지암 빅3'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코스와 고객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이미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의 '한국 10대 코스'에 2005년과 2007년 2회 연속 선정됐으니 코스의 질은 증명된 셈이다.

남촌의 코스는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총 32만평의 넉넉한 부지에 동, 서로 나뉜 18개 홀은 각각 5개의 티잉그라운드를 갖췄고, 넓고 거칠지 않은 업다운으로 페어웨이를 단장했다. 그리고 블라인드 홀을 없애고 전 홀에서 그린이 보이도록 해 코스 공략이 편안하도록 했다.

그러나 편안함이 전부는 아니다. 7개홀에 걸쳐진 천연 계곡과 이를 활용한 워터해저드, 그리고 파5의 아일랜드 홀은 아름답지만 변화무쌍해 결코 쉬운 공략을 허용하지 않는다. 또한 그린 주변의 플레이가 높은 집중력을 요구해 도전과 실패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무엇보다 그린 플레이에 주의해야 한다. 주변 산들과 보이지 않는 미세한 경사들이 착시를 일으켜 3퍼트가 쉽게 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그린 경사를 읽는데 자신 없다면 이곳의 베테랑 캐디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스코어 향상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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