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라운드 해본 골프장을 설명할 때 ‘좋다, 나쁘다’, ‘쉽다, 어렵다’, ‘나무가 많고 조경이 예쁘다’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골든비치는 ‘또 가보고 싶다’라는 한 가지 말로 정리된다.

'또 다시 가보고 싶다'라는 말은 무언가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너무 좋았던 기억들을 다시 되살리고 싶다거나, 하려고 했던 일이 좀처럼 잘 풀리지 않아서 다시 해보고 싶을 때, 또 무언가 하지 못해서 다음에는 반드시 해야겠다고 다짐할 때다.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골든비치 골프리조트가 그런 곳이다. 실컷 즐기다 골든 비치를 떠나는 순간부터 아쉬워지기 시작하면서 다시 해보고 싶고, 또 무언가 하지못한 기분에 뒤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골든비치는 진화 중

강원도 양양이라고 하면 왠지 멀게만 느껴져 마음먹고 시간을 쪼개고 쪼갠 뒤에야 겨우 가볼 생각이 드는 거리다. 예전에는 그랬다. 그러나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동서고속도로가 완공되고 동서고속철도가 들어서면 서울에서 1시간30분이면 접근이 가능해진다.
당일 코스는 물론 잠시 짬을 내 1박2일이면 라운드와 강원도의 맑은 공기, 그리고 신선한 음식까지 보너스로 맛보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 양양군은 천혜 관광 자원인 설악산과 동해, 그리고 국제공항인 양양공항을 품고 있어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 레저스포츠, 휴양, 문화, 쇼핑까지 갖춘 글로벌 관광단지 개발을 진행 중이다. 어느 하나 부족함 없는 풍성한 관광 명소를 갖추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발 계획에 중심점이 골든비치다. 양양 국제공항과는 벽하나 사이를 둔 만큼 지역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든비치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준비가 한창이다.

먼저 퍼블릭 코스 9홀을 증설한다. 또한 물놀이 시설을 비롯 골든비치 주변의 절경을 집안에서 즐길 수 있도록 80만평의 부지에 단독주택 200여 세대와 골프텔 100세대를 준비 중이다. 이미 모든 설계와 준비 과정은 마친 상태다. 이는 기존 27개의 홀과 어우러져 강원도의 수려한 자연 속에 녹아 들기만 하면 된다.

시작부터 남다른 가치

2007년은 골프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한 마디로 포화상태에 들어선 시기였다. 각 골프장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값비싼 비용을 들여 클럽하우스를 만들었고, '명품'이라는 단어 아래 코스를 조성했다. 잘 만들기보다는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때문에 편안함과 즐거움보다는 보여주고 내세우기가 더 많았다. 골퍼를 압도하는 엄중한 분위기도 그랬다. 골프장에서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골든비치 역시 이러한 혼돈 속에 첫 문을 열었다. 그러나 골든비치는 달랐다. 숲으로 우거진 강원도의 자연 속에 태어난 만큼 보여주는 데 급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였다.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편안함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은 긍정의 힘으로 나타났다. 만들어진 것보다는 자연스러움이 중요한 골프코스를 더욱 돋보이게 했기 때문이다. 개장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한국 10대 코스'에 오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자연을 등에 업은 27개홀

골든비치는 현재 27홀을 운영 중이다. 9홀로 구성된 3개의 코스 파인(Pine), 새먼(Salmon), 시뷰(Seaview)는 같은 수림대라고 하지만 확연히 다른 특징이 있다.

파인 코스는 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이 코스는 어느 홀에 가도 솔향이 코끝을 감싼다. 덕분에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파37로 거리도 꽤 긴 편이어서 넉넉하게 자연을 감상하기 좋다. 특히 파51번홀은 곧게 뻗은 페어웨이 양쪽에 소나무들이 길게 늘어서있어 강한 힘이 느껴진다.

새먼 코스는 연어가 고향을 향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힘치고 리드미컬함을 코스 이름에 반영했다. 그래서인지 숲 속에 놓인 호수가 코스를 더욱 빛나게 한다.
홀의 흐름 또한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이다. 이 코스의 시그니처홀인 4번홀은 가장 넓은 면적으로 조성돼 페어웨이 폭이 110미터나 된다. 코스를 가로지르는 호수가 위협적이어서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그러나 그 빼어난 경치는 눈을 홀린다. 9번홀은 프로 선수도 어려워하는 홀이다. 그린 바로 앞에 3.5미터의 직벽 벙커가 입을 쩍하고 벌리고 있어 그린 공략이 결코 쉽지 않다.

가장 높은 곳에 조성된 시뷰 코스는 바다 조망과 설악산의 절경이 훤히 보이는 경치가 압권이다. 특히 5번홀의 경우 좌측에 펼쳐진 동해 바다가 너무 아름다워 티샷을 잊고 사진 찍기 바쁘게 만든다. 또한 9번홀은 27개 홀 전체가 내려다보여 그 웅장함을 목격하게 된다.

골든비치의 코스가 더 특별해지는 건 자연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코스를 둘러싼 소나무숲과 바위, 계곡까지 어느 하나 훼손되지 않았고, 저 멀리 보이는 산과 바다는 푸르름을 더해준다.
두 번째는 거의 모든 홀의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그린이 훤히 보인다는 점이다. 넓은 부지를 활용했기 때문에 도그렉홀보다는 홀 공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대범하게 설계됐다.
세 번째는 홀과 홀이 완벽하게 독립돼 옆 홀의 방해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마지막 네 번째는 난이도다. 대한골프협회 코스레이팅에서 74.2의 난이도로 골프의 묘미를 두루두루 겸비했다. 어느 홀 만만한 홀이 없고, 또 아름답지 않은 홀이 없는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

좋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갖췄다 해도 그것을 유지하거나 더 발전시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골든비치가 더 돋보이는 건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 좋은 코스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 없는 노력이 지금의 골든비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명 코스에서 잘 나타나는 현상이다. 2009년부터 3회 연속 '한국 10대 코스'에 오른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실제 골든비치는 매년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코스를 수정하고 보완한다. 또한 코스 관리에 각별한 애정을 두고 홀별 책임자를 적용하고 있다. 그린 위에 피치마크 하나 보이지 않은 것이 그 예다. 9홀 증설과 골프텔 증축도 같은 맥락이다. 골든비치는 일단 한 번 경험해봐야 그 진가가 느껴지는 곳이다. 그리고 골든비치를 뒤로 떠나야 할 땐 '다음에 또 와야지'라는 말을 머릿속에 맴돌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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