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Track
디아만테의 엘 카르도날이 문을 열면서 타이거 우즈는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던 자신의 첫 작품을 공개하는 한편, 코스설계가로서의 비전을 보여줬다.

엘 카르도날(사진은 2번홀)에서 우즈는 산맥과 사막, 그리고 바다를 최대한 활용했다.
디아만테(엘 카르도날)
멕시코, 카보 산 루카스
7,363야드, 파72, 그린피 150~275달러(회원제, 디아만테의 주택을 소유했거나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공개), 011-52-624-172-5811, diamantecabosanlucas.com


타이거 우즈는 코스설계가의 간판을 내건지 8년여가 지나서야 마침내 자신의 18홀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디아만테의 엘 카르도날은 12월16일에 개장했고 타이거의 디자인 데뷔작은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는 게 초반의 중평이다. 골프와 부동산 개발이 시작되기 전에 있었던 농장의 이름을 딴 엘 카르도날은 해변의 스콧데일이라는 모티브를 이용해서 협곡이 가로지르는 완만한 구릉의 사막지형에 완성됐다. 산맥과 거대한 기둥선인장들이 오르막 홀의 배경 역할을 한다. 태평양에 닿아 있지는 않지만(자매 코스인 데이비스 러브의 듄스처럼) 내리막 홀에서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537야드 파5 18번홀이다. 톰 파지오 밑에서 일했던 보 웰링, 셰인 로비쇼, 그리고 디자인 팀장인 바이런 벨 등과 팀을 이룬 우즈는 이번 디자인 스타일에 ‘올드 캘리포니아’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략과 벙커 배치에서 그곳의 골프 황금기를 주도했던 리비에라와 벨에어, 로스앤젤레스클럽 같은 클래식한 코스들에 바치는 경의가 느껴진다. “벙커는 크고 과감하지만 그곳들을 피할 수 있는 길도 마련해뒀다.” 우즈는 이렇게 말했다.

조건이 맞을 경우 드라이버샷을 할 수 있는 360야드 파4 3번홀은 수많은 선택을 제공하는 영리한 전략이 돋보이는 리비에라의 짧은 파4 홀인 10번홀을 모델로 삼았다. 하지만 엘 카르도날의 가치를 높여주는 진정한 요인은 걸어서 플레이하기 좋고 누구나 플레이를 할 수 있으며, 그린 주변에서 다양한 선택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우즈는 세인트앤드루스의 올드 코스와 파인허스트 No.2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우즈의 말이다.

“나는 사람들이 우리 코스에서 플레이하면서 볼을 열댓 개씩 잃어버리길 원치 않는다.”

그는 또한 다양성을 특히 중시했다. 1~5번홀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홀들은 전부 공략 방법이 다르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이자면, 하나같이 재미있으며 좌절감을 안겨주지 않는다. 선수로서 우즈는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설계가로서는 이제 막 첫 걸음을 뗐다. 그리고 엘 카르도날은 앞으로 그의 행보에 기대를 걸게 만드는 첫 작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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