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GOLF] Part. 1 사막의 오아시스, 야간 라운드

(위)워터해저드와 접한 파3 홀은 더욱 운치있다. (왼쪽)라운드 중 맛보는 무료 아이스크림은 라운드의 즐거움중 하나다.
여름 골프를 즐겨라!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이 시작됐다. 30℃를 훌쩍 넘겨버리는 기온은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흘러내리고, 현기증으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그렇다고 골프채를 가만 세워둘 수는 없는 일. 그래서 반가운 소식을 준비했다. 이글거리는 태양보다 더 뜨거운 골프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다음 페이지를 넘겨 보시라. 시원하게 즐기는 여름 골프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글_ 편집부


골프 비수기로 여겨지는 여름철이지만 골프 마니아들에게는 의외로 반가운 시기이기도 하다. 운치 있는 야간 라운드가 골퍼들을 반기고 있는 덕분이다. 열대야를 볼과 함께 날려버리며 여름밤을 수놓을 야간 라운드를 직접 체험했다.

사견일 수도 있으나 사계절 중 인간을 가장 고되게 하는 계절, 여름이 다가왔다. 요지부동에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데 골프가 웬 말인가. 여름철에 골프를 즐기면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현실적으로 그늘집 뿐이다. 그늘집의 에어컨 바람과 시원한 음료는 여름 라운드에서 찰나의 쾌감에 불과하다. 잠깐 동안의 휴식을 취한 뒤에는 곧바로 더위와의 사투를 벌여야 한다. 땀과 함께 떨어질 대로 떨어지는 기력 탓에 플레이에 좀처럼 집중하기도 힘들다.

이러한 여름철 라운드에서 사막의 오아시스는 단연 야간 라운드다. 야간 라운드는 무더위와 열대야에도 골퍼들이 열정을 유지하는 데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은 이 사막의 오아시스를 미리 체험하기 위해 퇴근 후 올림픽대로와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거쳐 영종도로 달려갔다. 장소는 스카이72 골프클럽으로 18홀 정규 코스인 레이크, 클래식 코스에서 야간 라운드가 운영되고 있었다.



몽환적 분위기, 소소한 즐거움

티오프시간보다 1시간여 일찍 도착한 클럽하우스는 수많은 골퍼들로 북적였다. 오후 라운드인 2부 시간대를 이용하고 홀아웃한 골퍼들과 야간 라운드인 3부 시간대를 이용하기 위해 방문한 골퍼들이 뒤섞여 장사진을 이뤘다. 스카이72 골프클럽 김유진 매니저는 “벌써부터 야간 라운드 팀이 꽉꽉 들어차고 있다”며 “야간 골프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시원한 날씨가 골퍼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3부 시간대만 해도 80팀 정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5시부터 7시30분까지 배정돼 있는 3부 티오프 시간, 특히 직장인들이 퇴근 후 도달하는 시간인 7시 전후 시간대는 이미 부킹 전쟁이 시작됐다.

이번에 방문한 스카이72 골프클럽의 경우 5월부터 11월까지 야간 라운드를 진행한다. 시작과 끝 무렵인 5월, 11월에는 다소 쌀쌀한 느낌도 있지만 삼복더위 기간인 7~8월을 제외하면 가을 시즌을 연상케 하는 시원한 날씨 덕분에 티오프 전부터 기분이 상쾌해진다. 7~8월에는 습기가 골퍼들을 제법 괴롭히지만 해양성 기후 덕분에 바람이 불어 더위를 식혀준다. 여기에 반바지 착용도 가능해 더욱 시원한 상태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18시33분에 라운드가 시작됐다. 해가 긴 관계로 일단 라운드 초반 3~4개 홀은 조명 없이 주간처럼 라운드를 하게 된다. 시나브로 어둠이 다가오기 시작하면 조명 시설에 환하게 불이 들어오고 본격적인 야간 라운드를 만끽하게 된다. 밝은 조명 덕분에 환해진 코스와 하늘, 코스 밖의 어둠이 어우러져 말 그대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게다가 코스 곳곳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시원오미자차가 무료로 제공된다. 또한 그늘집이 정상 운영돼 간단한 식사는 물론 시원한 막걸리와 맛깔스러운 김치전도 맛볼 수 있어 라운드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스코어 관리, 까다로운 그린이 관건

라운드 분위기에 심취하는 것도 좋지만 스트레스 없는 라운드를 위해 스코어 관리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야간 라운드를 함께 한 홍일성 씨는 “처음 야간 라운드를 경험했을 때가 기억난다”며 “라운드 분위기는 정말 좋지만 플레이하다보니 흔히 말하는 ‘멘붕’이 오더라. 주간 라운드와 너무 달라서 플레이에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우선 조명 시설이 대부분 페어웨이를 중심으로 설치돼 있어 페어웨이에 비해 티잉그라운드는 상대적으로 밝기가 덜하다. 따라서 티샷할 때 평소보다 좀 더 집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 볼이 너무 높게 뜨면 시야에서 벗어나 러프 근처에 떨어진 볼을 눈뜬 장님마냥 잃어버리기도 한다. 볼 1~2개로 18홀 라운드를 소화하는 ‘컴퓨터 스윙’의 소유자라면 논외겠지만 평소보다 볼을 넉넉하게 챙기는 것이 좋다.

가장 큰 난관은 그린이다. 라운드가 진행되고 홀이 거듭될수록 그린 스피드가 점점 더 느려진다. 캐디의 설명에 따르면 밤이슬이 내리기 때문이란다. 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어느새 볼 표면에 물기가 잔뜩 묻어나고, 그린에서 볼이 굴러가는 경로에 라인이 생길 정도가 된다.

따라서 과감한 스트로크는 필수다. 여기에 그린스피드가 느린 만큼 경사에 따른 브레이크가 덜하다는 것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또 그림자가 사방으로 길게 드리워지기 때문에 동반자의 플레이에 방해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에티켓도 필요하다.

어드레스를 취할 때 모기가 덤벼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특히 자타공인 슬로 플레이어라면 어드레스 도중 모기에게 당할 수 있으니 골프카트에 구비된 약품을 사전에 바르는 것이 좋다. 라운드 소요시간은 주간 라운드보다 야간 라운드가 약간 더 긴 편이다. 조명 시설이 코스 전체를 환하게 비추지만 주간 때보다 러프나 OB 지역에 들어간 볼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에 골퍼들의 행동이 여유롭고 느슨해지는 이유에서다.


컬러볼 사용해보니…
하늘에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기 전, 조명 시설이 막 가동되기 시작할 때는 허공에 뜬 볼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를 물리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각종 컬러볼을 사용해봤다. 흰색, 노란색, 분홍색, 주황색 볼을 번갈아 사용해봤다. 흰색, 주황색, 분홍색 볼은 허공으로 사라지자 거의 보이지 않은 반면 노란색 볼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볼이 러프에 빠졌을 때도 노란색 볼이 가장 눈에 잘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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