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서쪽 섬 안에 석양이 질 무렵 27개 홀에는 또 다시 평화로움이 찾아온다. 총 70만평의 부지 중 40만평을 차지하고 있는 아일랜드 골프앤리조트의 홀들은 단순히 바다와 접해있는 ‘시사이드(Sea Side)’가 아닌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시서라운드(Sea Surround)’ 코스를 추구해 아늑하고 절묘한 경관을 연출한다. 비록 모든 홀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는 없지만 개성있고 넉넉한 홀들은 주변환경과 어우러져 플레이가 아닌 여유로운 산책을 선사한다. 이 창조물을 만들어낸 코스설계가 데이비드 데일은 이미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의 ‘한국 10대 코스’에서 두 개의 코스(클럽나인브릿지, 파인비치)를 순위에 올린만큼 한국형 코스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그 기대는 돌 하나, 나무 한그루, 모래 알갱이 하나까지 세심함으로 표현됐다. 여기에 제주도 핀크스의 클럽하우스와 포도호텔을 설계한 건축가 이타미 준이 작고하기 전 클럽하우스와 빌리지 설계에 손을 대면서 건축과 코스의 절묘한 조화를 이뤄냈다. 물론 그가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딸 유이화 소장(아이티엠유이화건축사무소)이 이타미 준의 혼을 이어받아 현재 나머지 건축물을 지휘하고 있다.

페어웨이에 식재된 켄터키블루그래스는 신생 코스인만큼 아직 뿌리를 깊게 내리진 못했지만, 벤트그래스를 입힌 그린은 다양한 굴곡이 골퍼들의 재미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그린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모래 벙커들의 하얗고 작은 알갱이는 볼을 쉽게 삼켜버려 스코어를 한없이 잃게 만들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그린 공략이 강조된다.

특히 아일랜드 코스의 시그니처홀인 남 코스 5, 6, 7번홀은 27개의 홀들 중 난이도가 가장 높기로 손꼽힌다. ‘다이아코브(Dia Cove)’라 불리는 이 홀들은 ‘다이아’와 해안에서 가까운 대지를 뜻하는 ‘코브’의 합성어로, ‘가장 어려운 이 세 홀을 아름답게 세공하듯 플레이한다면 광채를 뿜어내는 다이아몬드와 같은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경기도 서쪽의 대표 골프휴양지를 꿈꾸는 아일랜드 골프앤리조트의 의지처럼 자연과 소통하며 삶의 편의를 놓치지 않겠다는 목표가 골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게 될지 궁금하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황창연 기자 hwangcy@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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