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캐피털 원 더 매치 5'에 출전한 브룩스 켑카와 브라이슨 디섐보가 일대일 매치 플레이 경기를 끝낸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소문난 앙숙 관계인 브룩스 켑카(31)와 브라이슨 디섐보(28·이상 미국)가 벌인 일대일 매치 플레이에서는 누가 웃었을까.

둘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더 윈 골프클럽에서 '캐피털 원 더 매치'에 나섰다. 

미국 금융사 캐피털원은 지난 2018년 11월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의 '세기의 대결'을 성사시켜 이미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번 경기는 방송용 이벤트 '더 매치'의 5번째 시리즈로 12개 홀 매치플레이 맞대결이었다.

앞서 우즈와 미켈슨의 시합이 친선 경기에 가까웠다면, 디섐보와 켑카는 시작 전부터 원수지간 같은 이미지를 강조해 뜨거운 열기를 고조시켰다. 

아울러 미켈슨은 방송 해설을 맡아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그러나 켑카 vs. 디섐보, 두 선수의 매치 결과를 알기까지는 12개 홀이 아닌 9개 홀로 충분했다.

▲2021년 '캐피털 원 더 매치 5'에 출전한 브룩스 켑카와 브라이슨 디섐보가 일대일 매치 플레이 경기를 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1번홀(파4)은 비겼다. 디섐보는 첫 번째 티에서 브룩스 켑카의 이름을 잘못 발음한 것으로 유명한 컵케이크를 나눠주며 기선을 제압하려고 했다.

디섐보의 티샷은 페어웨이 오른쪽 덤불 속으로 날아갔지만 볼 근처에 스프링클러가 있어 구제를 받았다. 2온을 한 켑카는 2퍼트 파를 적었다.

2번홀(515야드, 파4)에서 켑카는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첫 버디를 잡았고, 그린사이드 벙커에서 어프로치 샷을 날린 디섐보를 1홀 차로 따돌렸다.

3번홀(209야드, 파3)에서 아이언 티샷을 홀 근처에 붙인 디섐보는 퍼팅라인을 잘못 잃어 버디를 아깝게 놓쳤다. 켑카는 파 퍼트로 막아 둘의 간격을 유지했다.

4번홀(494야드, 파4) 페어웨이에서 켑카가 어프로치 샷으로 그린 한가운데 명중시켰다. 반면 오프시즌 거리가 더 늘어난 디섐보의 샷은 강했다. 하지만 둘 다 홀인 파로 마무리했다.

5번홀(591야드, 파5) 티잉 그라운드에서 두 선수는 옥신각신 퍼포먼스를 보였다. 켑카의 볼은 물을 피해 그린의 중앙에 떨어졌고, 디섐보의 두 번째 샷은 나무에 맞아 그린에 미치지 못했다. 켑카는 버디를 추가하면서 디섐보를 2홀 차로 앞섰다.

켑카가 6번홀(161야드, 파3)에서 날린 아이언 티샷은 핀을 향해 날아갔다. 반면 디섐보의 샷은 홀을 지나 경사면을 굴러 내려갔다. 클럽헤드 스피드의 증가는 더 많은 스핀을 의미한다고 언급한 디섐보는 자신의 공을 바라보며 신음했다. 더욱이 디섐보는 그린마저 잘못 잃었고, 켑카는 3홀을 앞서나갔다.

▲2021년 '캐피털 원 더 매치 5'에 출전한 브룩스 켑카와 브라이슨 디섐보가 일대일 매치 플레이 경기를 끝낸 후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디섐보는 7번홀(442야드, 파4)에서 이날 첫 홀을 따낼 기회를 맞았지만, 2.7m짜리 버디 퍼트를 날려버렸다. 기회를 놓치기 전, 디섐보는 라이더컵에서 친분을 쌓은 미켈슨이 해준 격려의 말에 힘입어 이후 상황을 반전시키는 듯 보였다. 두 선수는 3홀 차 간격을 유지했다.

켑카는 8번홀(464야드, 파4)에서 그의 캐디가 라스베이거스에서 US오픈 트로피를 잃을 뻔한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했다. 

1.2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켑카는 4홀을 남기고 4업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최고의 입담은 두 참가자 사이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켑카와 미켈슨 사이에서 나왔다. 

켑카는 경기 전 디섐보의 우승을 예상한 미켈슨에게 섭섭함을 전했고 이에 미켈슨은 "PGA 챔피언십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미켈슨은 올해 5월 이 대회에서 공동 2위 켑카를 2타 차로 제치고 승리해 메이저대회 역대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12개 홀로 예정된 이번 경기에서 9번홀(172야드, 파3)의 버디가 켑카의 승리를 확정했다. 그는 티샷을 홀 근처 3m까지 날렸고 디섐보는 먼 거리 퍼트를 남겼다. 결국 디섐보는 이번 더 매치에서 켑카를 상대로 한 홀도 따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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