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소녀'가 'LPGA 챔피언'이 되기까지 [드라이브온 스토리]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펠리컨 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김세영 프로. 사진제공=Getty Image_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11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펠리컨 챔피언십이 개막한다.

작년에 신설된 이 대회에서 정상을 밟았던 김세영(28)은 대회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에 맞추어 LPGA가 김세영의 '드라이브온(Drive on) 스토리'를 게재했다. 

'드라이브온'은 2019년에 런칭한 LPGA의 캐치프레이즈 및 캠페인이다. 이에 대해 LPGA는 "우리 각자의 힘과 잠재력을 포착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노력, 집중 그리고 집념을 기리고 있다. 골프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단순히 골프를 넘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스토리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동안 고진영, 이정은6, 유소연, 박인비 등 한국 선수들도 드라이브온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알렸다.


'두려움을 향해 달려가라'는 제목을 단 김세영의 스토리는 "나는 9살에 골프를 시작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김세영은 집 근처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관장 아버지의 영향으로 5살 때부터 태권도를 익혔고, 12살 때는 3단이 되었다.

오랜 시간 태권도로 신체를 단련하고 많은 기술을 익힌 김세영은 "하나를 익힘으로써, 다른 하나는 이해가 쉬워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유연성, 지렛대의 원리, 균형감각, 적절한 순간에 스피드를 내는 법, 그리고 공을 때릴 때 자신을 통제하는 것 등 골프와 태권도가 공통점이 많았다"고 설명한다.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세영 프로. 사진은 2020년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골프대회 우승했을 때 모습이다. 사진제공=Getty Images

김세영은 무엇보다 "스포츠와 인생에서 직면할 가장 큰 적이 '두려움'이라고 가르쳐 주신 것이 더 값졌다"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고마워했다; "본능에도 불구하고, 너는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상대와 맞서야 한다. 골프 대회에서도 그렇듯, 싸움에서 질 수도 있다. 하지만 두려움에 져서는 안 된다."

부모님의 지지 속에 고등학교 1학년 때 골프 선수로 방향을 결정한 김세영은 이후 골프에 몸을 던졌다. 16살 때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우승자가 됐고, 2년 후 프로로 전향해 KLPGA 투어에서 5승을 했다. 그 중 두 번은 플레이오프에서 거둔 우승이었는데, 김세영은 "그때 나는 긴장을 억제하고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돌아보았다.

2015시즌 LPGA 투어에 출전할 자격을 얻은 김세영은 미국행을 선택했다. 충분히 영어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미국에 도착한 그에게 '영어'라는 새로운 불안감이 밀려왔다. 김세영은 "로컬 룰을 적은 종이는 쓸모 없었고, 오피셜의 지시는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난,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고 루키로서 첫발을 내디뎠을 때를 떠올렸다.

김세영은 2015년 1월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신인으로 나선 첫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첫 라운드에서 7오버파를 쳤고, 둘째 날 1오버파를 적었다. 그 경기 후 김세영은 한국의 아버지에게 전화걸었다. "실수한 것 같아요. 여기 있는 모든 게 너무 힘들고, 내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KLPGA 투어에 복귀할까 봐요."

딸의 말을 끝까지 다 들은 그의 아버지는 "무섭니?"라고 물으면서 "한 주만 더 해 보는 게 좋겠다. 어떻게 되는지 보고 그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고 말했다.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세영 프로. 사진은 2020년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모습이다. 사진제공=Darren Carroll/PGA of America

김세영은 두 번째 대회인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거센 바람 속에서 68타를 쳐 14언더파로 경기를 마쳐 아리야 주타누간, 유선영과 연장 첫 홀에서 낚은 버디로 우승했다. 

두 달 뒤에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박인비와 연장에 가게 됐다. 김세영은 "나는 내 인생 최고의 8번 아이언 샷을 쳤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공이 한번 바운드된 후 홀 안으로 꽂히며 이글을 잡은 것이다. LPGA 투어 첫 4개월 동안 거둔 두 번째 우승이었다"고 언급했다.

김세영은 2015년에 LPGA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첫 메이저 타이틀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을 거머쥐었고, LPG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이 모든 것을 겪는 내내,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났다"는 김세영은 "잡을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두려움을 향해 달려가라. 왜냐면 대담한 자 앞에서는 항상 두려움이 사라지거든."이라는 문장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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