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 이소미, 안송이, 박민지, 장하나, 최혜진, 김민선5, 오지현, 임희정, 김재희, 송가은, 김희지 등이 출전하는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크리스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 대회포스터 제공=KLPGA


[골프한국 백승철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1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이 29일(목)부터 나흘간 전남 영암에서 펼쳐진다.

1978년 출범한 KLPGA와 역사를 함께해온 이 대회는 초대 챔피언 故한명현을 비롯해 강춘자, 故구옥희, 고우순, 김순미, 김미현, 이지영, 최나연, 신지애 등 당대 투어를 대표한 간판선수들이 정상을 차지했다. 최근 3년 동안은 장하나(29), 최혜진(22), 박현경(21)이 차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감동 스토리를 만들었다.


바뀐 코스에서 2연패 도전하는 박현경

작년 이 대회에서 KLPGA 투어 첫 우승을 신고한 디펜딩 챔피언 박현경은 지난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7위를 기록하며 이번 대회 예열을 마쳤다.

KLPGA 챔피언십은 2018년부터 가을에서 봄으로 일정을 옮기면서 지난해까지 3년간은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렸다. 올해는 사우스링스 영암 카일필립스 코스(파72·6,532야드)로 옮겼는데, 링크스 코스에 강한 바람이 변수다.

박현경은 “데뷔 후 첫 타이틀 방어전인데, 의류 스폰서가 함께 주최하는 대회라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면서 “우승했던 코스가 아니기도 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 걱정도 되지만, 설레는 마음도 큰 것 같다”고 출전 소감을 전했다. 

시즌 첫 두 대회에서 상위권에 오르내린 박현경은 “감이 점점 잡혀가는 중이다. 잘하려고 해서 잘했던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주에는 조금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현경은 “바람을 잘 이용해 똑똑한 플레이를 하겠다.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라고 각오를 덧붙였다.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크리스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박현경, 그리고 이소미, 안송이 프로. 사진제공=KLPGA

좋은 기억 소환한 이소미와 안송이

2021시즌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을 제패하며 현재 상금순위 3위에 자리한 이소미(22)도 우승후보다. 

‘완도 소녀’로 불리는 이소미는 지난해 10월 사우스링스 영암 카일필립스 코스에서 열린 휴엔케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었다. 좋은 기억이 있는 이 코스에서 다시 한 번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이소미는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 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 자신감 있게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소미는 “바람이 많이 부는 코스라 좋은 성적을 내려면 그린 적중률과 퍼트가 중요할 것이다. 페어웨이는 넓기 때문에 티 샷보다 아이언 샷과 퍼트에 더욱 신경 쓰면서 플레이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소미와 함께 안송이(31)도 이 코스에서 성적이 좋았다. 지난해 9월 팬텀 클래식에서 강풍을 뚫고 참가 선수들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언더파를 기록하며 통산 2승을 수확한 바 있다. 


2주 연승 노리는 박민지

지난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자인 박민지(23)도 기세를 몰아 2주 연승과 동시에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린다. 

지난 주말 베테랑 장하나(29)와 연장 접전 끝에 KLPGA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하며 웃음꽃을 피운 박민지는 “바람이 많이 분다는 예보가 있지만, 첫 대회부터 바람이 많이 불었기 때문에 이제 적응이 어느 정도 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민지는 “산악 지형인 지난주와 달리 이번에는 링크스 코스이기 때문에 조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난주보다 바람은 더욱 세겠지만, 한쪽으로만 불 것 같아서 계산하기는 수월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데뷔 이후 처음 시즌 다승에 도전하는 박민지는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차분하게만 경기에 임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대회 정상 탈환을 기대하는 장하나와 최혜진

KLPGA 챔피언십 32명의 역대 우승자 중 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디펜딩 챔피언 박현경 외에도 2019년 우승자 최혜진, 2018년 챔피언 장하나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울러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2017년 우승자 장수연(27)을 비롯해 2012년 챔피언 정희원(30), 그리고 은퇴 후 올 시즌 정규투어에 복귀한 2001년과 2005년 우승자 배경은(36)까지.

특히 올해 열린 두 대회에서 모두 단독 2위를 기록하며 절정의 감각을 선보이는 장하나는 이번 대회를 통해 아쉬움을 모두 씻어버리겠다는 각오다. 

장하나가 이번 주 우승을 차지하거나 또 다른 한 명과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한다면, KLPGA 역대 최초 누적 상금 50억원을 돌파할 수 있게 되다.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크리스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김재희, 송가은, 김희지 프로. 사진제공=KLPGA

신인 3인방 김재희, 송가은, 김희지

루키들 중에서도 우승이 나올지 기대를 모은다. 김재희(20)는 개막전 롯데렌터카 대회에서는 컷 통과에 실패했지만, 지난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선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리며 첫 ‘톱10’에 진입했다.

송가은(21)도 김재희와 같은 흐름을 타며 2021시즌 신인상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개막전 컷 탈락 이후 지난 주말 5위에 오르며 신인상 포인트 1위를 선점했다. 송가은 팬들 사이에서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가공의 캐릭터 ‘꼬부기’를 닮은 이미지로 관심 받고 있다. 

또 다른 신인상 후보자 김희지(20)는 출전한 두 대회 모두 컷을 통과하면서 착실히 포인트를 누적해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대회 최종라운드 뒷심이 부족해 53위로 마쳤지만, 강풍이 부는 1~3라운드 내내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강풍 속에서 우승하려면, 장타보다 쇼트게임

영암호 일대 매립지에 조성된 사우스링스 영암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뿐 아니라 풍속에 따라 전혀 다른 코스처럼 느껴진다. 지난해 팬텀 클래식에서는 바람이 잔잔하게 불었지만,  휴앤케어 여자오픈에서는 돌풍과도 같은 바람이 불어 선수들을 애먹였다. 이를 반영해 팬텀 클래식 본선에 진출한 선수 중 51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제출했지만, 휴앤케어 여자오픈 본선에서는 단 19명만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개막전부터 이어져 온 강풍은 이번 주에도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KLPGA 기상컨설팅업체 웨더아이는 이번 주 대회 기간 동안의 풍속은 최대 12m/s로 휴앤케어 여자오픈과 비슷한 수준의 강풍이 불 것으로 전망했다.

KLPGA가 과거 수집한 거리 데이터를 날씨(풍속) 정보와 교차 분석한 결과, 바람이 강하게 부는 대회에서는 대체로 장타자들보다 쇼트게임에 능숙한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즉, 바람이 평소처럼 불면 티샷 데이터가 좋은 선수들이 유리하고, 풍속이 강해지면 쇼트게임 운영 능력이 좋은 선수들의 우승 및 톱10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의미다.

지난 시즌에는 김효주(26)가 쇼트게임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며 상금왕까지 차지했다. 쇼트게임 부문에서 김효주의 뒤를 잇고 있는 박민지, 이소미, 유해란(20), 장하나, 임희정(21), 박현경이 이번 대회에서 과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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