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202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골프대회 제75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아림 프로. 사진제공=Simon Bruty/US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국내 최장타자인 김아림(25)이 사상 최초의 '12월 US여자오픈'에서 대역전극으로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기상 악화로 하루 순연된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 사이프러스 크릭 코스(파71)에서 열린 제75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 닷새째인 마지막 날. 김아림은 버디 6개에 보기 2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의 성적을 거둔 김아림은, 공동 2위인 고진영(25), 에이미 올슨(미국)을 1타 차로 제치고 올해 마지막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첫날 3언더파 공동 2위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은 김아림은 2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쳐 공동 20위로 내려갔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막아내 공동 9위로 다시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단독 선두 시부노 히나코(일본)와는 5타 차이. 

선두부터 공동 9위까지 54홀 톱10에는 김세영(27), 고진영(25), 시부노를 포함해 메이저 우승 경험이 있는 쟁쟁한 라이벌들이 많았다.

대회 나흘째인 전날 1번홀(파4)에서 김세영, 유해란(19)과 최종라운드를 티오프한 김아림은 두 번째 샷을 날린 뒤 기상 악화로 경기가 중단되었다. 그리고 하루를 보내고 다시 돌아온 코스에서 첫 홀을 파로 홀아웃하며 본격적인 추격전을 벌였다.

484야드 5번홀(파5)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극복하고 첫 버디를 잡아냈다.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조금 모자랐고, 칩샷이 우측 핀 쪽이 아닌 좌측 그린밖에 떨어진 것. 이어진 370야드 6번홀(파4)에서는 페어웨이에서 날린 두 번째 샷으로 정확하게 앞 핀을 공략해 가볍게 연속 버디를 낚았다.

잠시 숨을 고른 김아림은 104야드 8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넓은 그린 앞쪽에 꽂힌 핀을 공략해 타수를 줄였다.

전반 9개 홀이 끝났을 때 3타를 줄여 중간 성적 2언더파가 된 김아림은 공동 선두로 치고나갔다. 

그 사이 단독 선두였던 시부노는 7번 홀까지 보기만 2개를 추가했고, 에이미 올슨(미국)은 보기 3개와 버디 2개로 1타를 잃으면서 나란히 중간 성적 2언더파를 기록 중이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202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골프대회 제75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아림 프로가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는 모습이다. 사진제공=Jeff Haynes/USGA

그러나 김아림은 후반 들어서자마자 위기를 맞았다. 10번과 11번홀(이상 파4)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하면서 2타를 까먹었다. 중간 성적 이븐파가 된 김아림은 고진영, 모리야 주타누간(태국)과 공동 3위를 형성했다. 올슨과 시부노가 여전히 공동 1위를 지킨 상황.

선두에 2타로 밀린 김아림은 포기하지 않고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어갔다. 시부노도 10, 11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기록하면서 오랫동안 지켰던 선두에서 내려왔다. 

이후로는 선두 올슨과 추격자인 김아림, 시부노, 고진영의 4파전 양상으로 흘렀다. 박인비(32)는 3언더파 68타를 쳐 일찌감치 상위권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아림은 특히 뒷심이 빛났다. 마지막 3개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그린 양쪽에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는 16번홀(파3, 178야드)에서 낚은 버디를 시작으로 좁은 페어웨이가 압권인 17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했다. 중간 성적 2언더파 단독 선두.

후반 들어 파행진한 올슨은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중간 성적 1언더파로 밀렸다. 반면 고진영은 같은 홀에서 버디를 성공시켜 1언더파가 되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회심의 버디 퍼트를 떨어뜨린 김아림은 3언더파 281타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우승을 예감한 듯 주먹을 불끈 쥐고 세리머니 했다. 그리고 바로 뒤 조의 고진영과 챔피언조 올슨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17번 홀까지 2타 차였던 고진영과 올슨은 마지막 홀에서 차례로 버디로 홀아웃했지만, 김아림과 연장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최근 3년 연속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장타 부문 1위를 기록한 김아림은 US여자오픈이 첫 출전이다. 

김아림은 2015년 전인지(26)에 이어 US여자오픈 데뷔전에서 우승한 역대 5번째 선수로 기록되었다. 

또한 2008년부터 13년 동안 US여자오픈에서 한국의 9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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