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제공=한성진


[골프한국] 1900년대의 러시아 생리학자인 이반 파블로프(Ivan P. Pavlov)는 개가 먹이를 먹을 때마다 분비되는 침의 양을 측정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사람의 발소리를 듣거나 밥그릇만 보아도 개가 침을 분비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러한 행동을 보고 개는 발소리와 그릇이 먹이와 함께 나타난다는 일종의 연합에 의해 학습되어 ‘조건에 따른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먹이’라는 자극을 통해 ‘침 분비’라는 반응이 나왔으며 계속 먹이를 주니 ‘발소리, 밥그릇’만 보아도 ‘침 분비’라는 반응을 실험 결과로 증명하였다. 즉, 처음에는 먹이에 의해 침 분비가 되었지만, 계속 똑같이 조건만 제시되어도 ‘무조건적 반응’과 동일한 반응을 이끌어 내게 되었다. 

이러한 조건 형성을 통해 뇌신경회로가 활성화되어 계속 반복하게 되면 습관적으로 무조건적인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한번 조건 형성된 반응도 먹이라는 무조건 자극 없이 조건 자극만 되풀이되면 점차 사라지게 된다. 

왜 골프를 치기 위해서 생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파블로프를 말하는지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파블로프 실험에서 우리는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 즉, 연습 중 신체가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도록 어떤 조건을 주면서 반복하는 것이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항상 같은 반복을 통해 정해진 나만의 방법으로 샷을 하면서 무조건적 반응이 나오게 하는 행동을 프리-샷 루틴(Pre-Shot Routine)이라고 한다. 

샷을 하기 전 반복적으로 똑같은 행동을 한다면 몸에서 좋은 샷을 위한 뇌신경회로가 형성(학습)되어 좋은 샷을 치게 되는 무조건적 반응이 나온다.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가.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만의 프리-샷 루틴을 만들어 실전에서 좋은 샷을 날려 보자. 샷을 하기 전 실행하면 조건(프리-샷 루틴)을 통해 무조건적 반응인 조건 반응(좋은 결과)이 나오게 된다. 

조건 반응이 아니라도 인간은 학습한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처럼 계속된 관찰에 의해 학습된다. 이러한 형태의 학습을 관찰 학습 또는 모방 학습이라고 한다. 미러링 효과(Mirroring Effect)라고도 하는데 다른 누군가가 웃으면 같이 웃게 되고 인상을 쓰게 되면 따라하게 된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행동과 스윙을 관찰하면 미러링 효과로 인해 나도 모르게 따라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시각화를 통해 이미지 트레이닝 되어 행동하지 않아도 뇌신경회로가 만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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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샷 루틴

샷을 하기 전 결과를 의식하면 제대로 된 샷을 구사하지 못하게 된다. 결과에 대해 의식하는 순간 교감신경계가 촉진되어 근육으로 혈액공급과 심박 수가 빨라져서 근육은 경직되고 각성 수준이 높아지게 된다. 긴장 또는 흥분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결과를 의식하지 않고 과정에 충실히 해야 한다. 

결과를 의식하지 않고 과정을 준비는 방법은 자신만의 프리-샷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루틴은 사전적 의미로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 또는 지루한 일상의 틀, 판에 박힌 일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골프 선수가 샷을 하기 전에 반복적으로 하는 생각이나 행동이 프리-샷 루틴이다. 

예를 들어 공을 치기 전에 공 뒤에서 빈 스윙을 하는 행동, 볼이 날아갈 타구를 상상하는 모습 등이 해당한다. 

루틴은 일반적으로 행동 루틴과 인지 루틴이 있다. 행동 루틴은 빈 스윙, 에이밍(Aiming), 셋업(Setup) 하는 순서 등이 있고, 인지 루틴은 심상, 긍정적 생각, 확신하기 등으로 구분한다. 루틴을 할 때는 일반적으로 행동 루틴과 인지 루틴의 일체감을 가지고 같이 행해야 한다.

세계적 선수인 타이거 우즈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내가 좋은 샷을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언제나 같은 루틴을 따르기 때문이다. 나의 루틴은 결코 변하지 않는 나만의 유일한 것이다. 그것은 내가 최상의 샷을 실행할 준비된 상태에서 매순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샷을 행하기 전에 하는 프리 샷 루틴이야말로 볼의 결과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평상시에 쉽게 하던 행동들도 의식을 하게 되면 부자연스러워진다. 예를 들어 편안하게 걷는 행동도 다리를 얼마나 들고 무릎을 얼마나 굽히고, 펴는 것을 생각하면서 걷는다면 아주 부자연스럽고 딱딱한 걸음걸이로 변하게 된다. 

그러므로 샷을 하기 전의 동작인 프리-샷 루틴을 항상 일정한 동작으로 반복학습을 통해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전환시켜 습관화한다면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결과는 따라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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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루틴의 방법 >

1) 볼 뒤에 서서 보내고자 하는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한다. 목표는 작은 목표일수록 효과가 크다.
2) 목표 지점을 향해 어떠한 샷을 구사해서 볼의 구질을 통해 정확히 목표에 떨어지는 것을 머릿속으로 상상한다. 
3) 그 이미지를 생각하며 연습스윙 2회 실시한다. 
4) 볼 앞으로 다가서서 어드레스를 선후 고개를 틀어 방향을 한 번 보고 자신 있게 샷을 한다. 

이러한 단계를 계속 반복한다. 긴장된 상태나 흥분된 상태에서도 프리-샷 루틴을 항상 실행해서 샷을 하게 되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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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한성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이며 체육학 박사인 그는 선수생활을 하며 여러 요인으로 경기력이 좌우되는 것을 많이 보며 느껴왔다. 특히 심리적 요인이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느껴 심리학을 전공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성진의 골프백과사전'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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