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미향 선수 동계훈련 중에. 사진제공=전순용


[골프한국] 나이 들어서도 가장 오래 즐길 수 있는 운동 가운데 하나가 골프일 것이다. 미국에서 라운드를 하다 보면 연세가 있으신 할아버지 혹은 할머니가 종종 눈에 들어온다. 심지어 연세가 많아 거동이 부자연스럽거나 휠체어를 타고 공을 치는 분들도 가끔씩 볼 수 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골프는 모든 연령의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어 더욱 애착이 가는 스포츠이다. 

일단, 골프를 시작하면 오랫동안 자신의 스윙과 싸우며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며, 세계랭킹 1위에 있는 선수 마저도 자신의 스윙이 갖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의 몸은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서 잘못된 스윙을 배워도 거기에 적응해서 공을 치는데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스윙을 몸에 익히고 나면 아무리 많은 골프 경험을 쌓아도 골프실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지 않고 정해진 한계를 가지게 된다. 이 때문에 처음 골프에 입문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이며 올바른 스윙을 제대로 익히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아마추어는 골프에 입문해서 처음 배운 스윙을 몸에 익히고 나면 평생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잘 배워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어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 속담이 딱, 골프 스윙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스윙의 모습이 시간이 흘러도 지속성을 갖는 것은 비단 아마추어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아래 사진은 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미향 프로의 4살 때 스윙 모습이다. 특히 임팩트 이후의 피니시 동작까지는 지금 이미향 선수가 하고 있는 스윙 모습과도 흡사하게 느껴진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훈련을 통해 스윙 동작의 기술적인 부분 변화는 많이 있겠지만 처음 몸에 입혀진 스윙의 형태와 느낌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LPGA 이미향 프로의 4살 때 모습. 사진제공=전순용



이미향 선수의 어릴 적 스윙 동작은 지금 골프를 입문하는 사람들이 보고 배워도 충분할 정도로 탑에서부터 피니시까지 너무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클럽의 스윙 궤도와 임팩트 시 클럽을 던지는 모습, 피니시 밸런스를 유지하는 모든 과정이 아름답지 않은가?

최고 좋은 골프 스윙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역학적 관점에서 보면 효율적인 스윙과 그렇지 못한 스윙은 구분이 된다. 효율적인 스윙이라 함은 일관성과 방향성을 높일 수 있고, 공에 힘을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는 동작들이 연결된 스윙을 말한다.

특히 스윙의 일관성과 방향성에 대한 문제는 많은 연습과 훈련으로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지만 공에 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문제는 역학적으로 설명되는 최적의 운동 동작을 스스로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 

아무리 체격이 우람한 사람이 힘으로 공을 친다고 멀리 보낼 수는 없기 때문에 클럽 헤드를 통해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한 역학적 스윙 메커니즘을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LPGA 선수들 가운데 공에 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스윙에 최적화된 선수 한 명을 말한다면 개인적으로 이미향 선수를 꼽고 싶다. 이미향 선수의 스윙은 뛰어난 유연성과 함께 몸의 꼬임에서 얻는 회전 에너지를 공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있어 매우 훌륭하다. 안정적으로 고정된 하체를 중심으로 허리의 꼬임에 축적된 에너지를 힘과 스피드 보다 유연한 리듬과 템포를 통해 임팩트 순간 최종적으로 클럽에 폭발시킨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유연성을 기반으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허리와 하체의 턴은 자신의 신체적 조건에 맞도록 잘 세팅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향 선수의 올해 LPGA 비거리 통계를 보면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1년도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65야드로 전체 투어 선수 가운데 이 부분 30위권이다. 물론 측정 방식이 경기중의 모든 샷을 평균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향 선수의 체격조건을 고려하면 얼마나 효율적인 스윙을 하는가를 알 수 있다. (*유튜브에 있는 이미향 선수의 여러 스윙 동영상을 통해 유연성, 하체와 허리 동작 등을 확인해 보기를 권함)

▲LPGA 이미향 프로의 최근 스윙 모습. 사진제공=전순용


비슷한 신체조건을 가진 선수들 가운데 이미향 선수보다 긴 비거리를 내는 선수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스윙의 스피드가 다이나믹하고 빠르게 보이지 않지만 유연함을 통해 공에 충분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이미향 선수의 스윙 동작은 보다 효과적인 스윙을 추구하는 많은 아마추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골프에 입문해서 누구나 경험했을 효율적이지 못한 스윙 동작들을 정리해 보면 10가지 정도가 될 것이다. 아마추어가 이미향 선수와 비교되는 것들이다. 만일 아래 정리한 '아마추어다운 10가지 동작들'로부터 벗어난 스윙을 한다면 자신은 이미 프로의 스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1. 프리 샷 루틴이 일정하지 않고 연습 스윙과 실제 스윙이 다르다.
2. 테이크 어웨이 시에 상체가 클럽을 따라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3. 스윙의 리듬과 템포를 지키지 못하고 몸이 경직되어 있다.
4. 다운스윙 시작과 함께 코킹이 일찍 풀어진다.
5. 공을 의식해서 임팩트직전에 가속이 줄어든다.
6. 상체 스윙에 의존하며 스윙에서 몸 전체의 좌우 이동 편차가 크다.
7. 하체와 코어의 적절한 회전 운동과 무게중심의 이동이 안된다.
8. 임팩트 순간까지 공을 끝까지 보지 못한다.
9. 임팩트 직후 클럽을 목표 방향으로 던지지 못하고 몸 쪽으로 끌어 올린다.
10. 피니시 동작에서 상체가 목표방향으로 따라 나가거나, 뒤로 무너지며 밸런스를 잃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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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전순용의 골프칼럼'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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