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퍼팅이 뛰어난 저스틴 토마스, 박인비, 브라이슨 디섐보, 김세영 프로.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골프에서 선수의 퍼팅 실력을 평가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물론 PGA 선수들의 퍼팅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통계적인 자료는 많이 있다. 

거리에 따른 퍼팅 성공률, 3퍼팅 확률이나 온 그린 시의 평균 퍼팅 수(GIR 퍼팅) 등 다양한 지표들을 통해 선수의 퍼팅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PGA 투어 선수들의 2021년 시즌 현재(4일 기준)까지의 라운드 당 GIR 퍼팅 순위를 살펴보면 저스틴 토마스가 1.658로 1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공동 98위를 기록한 3명의 선수가 1.761로 저스틴 토마스와는 0.103타의 차이를 보인다. 
이것을 18홀 4라운드 경기로 환산하면 라운드당 1.854타, 4라운드 경기에서 총 7.416타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반면, LPGA 선수들의 경우는 4라운드 경기에서 1위와 98위 선수 간 격차는 12타로 PGA 선수들에 비해 그 격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 결과를 보면 LPGA 투어 선수들의 경기는 퍼팅 시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기력에 퍼팅이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또한, PGA 투어 선수들도 중하위권 선수와는 퍼팅에서만 한 경기에서 7타 이상의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에 퍼팅 실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투어 상위권에 자리할 수는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선수의 퍼팅 수준을 전체적으로 평가 하는데 유용한 지표로 알려진 SG putting(Stroke Gain, 특정 거리에서 전체 투어 선수가 기록한 평균 홀 아웃 타수를 기준으로 타수 이득을 부여해 평가하는 방식.)의 랭킹을 보면 혼동이 생긴다. 퍼팅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상금 순위나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혹은 통계적으로 비슷한 퍼팅 순위를 보이지만 상금 순위는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세영 프로. 사진제공=LPGA


왜 그럴까?

사실, 퍼팅 실력에는 통계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중요한 순간에 퍼팅을 성공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여기서 중요한 순간이라 함은 우승을 다투는 상황이나, 컷 라인에 몰려 있거나, 경기 분위기 상 보기를 해서는 안 되거나 꼭 버디를 해야 하는 상황 등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보여주는 집중력은 선수마다 차이가 많다. 라운드당 평균타수에는 차이가 없어도 꼭 성공해야 하는 중요한 퍼팅에서 성공 확률이 높은 선수가 사실상 투어를 지배하는 선수들이다.

내가 아는 골프 지도자 한명은 꿈나무를 선발할 때 스윙은 보지 않는다고 한다. 오직 퍼팅 감각만 테스트하고 스카우트 한다며, 스윙은 얼마든지 훈련시켜 원하는 형태를 만들 수 있지만 퍼팅은 타고난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퍼팅은 훈련보다는 감각적인 능력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퍼팅의 능력에 관계된 집중력, 공간 인지능력과 통합적 추론 능력, 손의 감각제어능력은 얼마든지 훈련을 통해서도 향상이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선천적인 재능이 우선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멘탈에 의해 집중력이 흔들리는 경우는 훈련보다 선수 본인이 극복해야 하는 문제이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멘탈이 강해지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는 선수도 있다. 이에 해당하는 선수를 꼽으라면 개인적으로 브라이언 디섐보(Bryson DeChambeau)와 김세영 선수를 지목하고 싶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장타뿐 아니라 퍼팅도 뛰어난 브라이슨 디섐보.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그린의 경사를 읽는 공간인지 능력은 선수 간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다만, 홀 컵까지 공이 굴러가는 라인에 대한 통합적 추론 능력과 스피드를 결정하는 터치의 감각은 고도의 높은 집중력을 요구한다. 

볼의 스피드를 제어하기 위한 터치 감각을 높이는 훈련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15분, 취침 전 15분 정도의 감각 훈련을 매일 하기를 추천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생리적으로 손의 감각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일어나자마자 곧 바로 매트에서 퍼팅 스트로크를 통해 일정한 간격으로 볼을 배열하는 연습을 하면 스스로 손의 감각을 느끼고 제어하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5개의 볼을 60cm 간격으로 퍼팅 스트로크를 통해 배열해보라, 간격을 좁게 배열할수록 감각을 제어하기가 어려워진다.)

취침 전에는 하루 동안 생리적인 활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에 생리적으로 손의 감각을 민감하게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했던 퍼팅 감각 훈련을 똑같이 수행하면서 아침의 스트로크와 비교해서 감각을 제어한다. 

매일 아침과 저녁시간에 퍼팅 스트로크에 사용되는 미소 근육의 제어 능력을 키워가는 훈련은 자신의 골프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집중 명상’과 ‘통합적 추론능력 향상’에 대한 훈련 방법은 나누어 다음 칼럼에서 별도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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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전순용의 골프칼럼'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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