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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 바이킹' 한국 여전사들의 거침없는 대항해!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 202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골프대회 제75회 US여자오픈에서 활약한 우승자 김아림 프로(사진제공=와우매니지먼트그룹). 출전한 고진영, 박인비, 김세영, 유해란, 최혜진, 노예림, 이정은6, 이민영2, 김지영2, 유소연(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한국 여자골퍼들의 LPGA투어와의 첫 인연은 1988년 구옥희가 스탠더드 레지스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고우순이 1994, 1995년 LPGA투어로 일본에서 열린 토레이 재팬 퀸스컵을 차지했으나 맥은 이어지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은 세계 여자골프의 변방이었다.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을 비롯해 한 해에 4승을 거두면서 한국은 여자골프 신흥강국으로 급부상했다.

김아림이 ‘12월의 US여자오픈’에서 극적인 역전우승을 거두면서 올해까지 한국 여자선수들이 LPGA투어에서 거둔 승리는 231승에 달한다. 매년 평균 7승 이상을 올린 셈이다.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것만도 15승을 올린 2015년, 2019년을 포함해 7회나 된다. LPGA투어의 안방인 미국을 제외하곤 압도적이다.

여자골프에 관한 한 한국은 바이킹 혹은 징기스칸의 후예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세계 골프사에서 차지하는 한국 여자골프의 위치는 ‘바이킹’에 비교될 만하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에 뿌리를 둔 바이킹족은 9~11세기 모험가·전사·해적·상인 등 다양한 모습으로 유럽의 광범위한 지역을 지배했다. 지중해 이북의 유럽은 바이킹의 침공이나 지배의 손길을 피한 곳이 없었다. 크리스토프 콜럼버스(1451~1506년)가 북미대륙을 발견하기 200년 전 뉴펀들랜드에까지 상륙했을 정도로 바이킹의 활동무대는 넓었다.

지난 11~15일(한국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챔피언스GC에서 열린 75회 US여자오픈에서의 김아림 우승은 전형적인 ‘바이킹의 내습’ 장면을 연출했다.

수에서나 질에서 볼 때 한국 선수의 우승 가능성은 상존하지만 마지막 메이저인 ‘12월의 US여자오픈’까지 한국 선수가 차지하리라는 것은 솔직히 말해 욕심에 가까웠다. 물론 한국의 골프 팬으로서는 한국 선수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볼 수밖에 없지만 상당부분 한국 팬들의 기대이자 희망사항이다. 

대회가 열린 텍사스주의 겨울은 우리나라의 겨울과는 다르지만 겨울이기는 마찬가지다.

1, 2라운드만 짧은 옷을 입을 수 있었지 3, 4라운드에는 방한복을 준비하고 경기해야 했다. 비와 바람, 낙뢰까지 동반했다. 이런 텍사스의 극한 날씨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선수로선 낯선 코스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1, 2라운드에서 고진영, 김세영, 박인비, 박성현, 유소연, 이정은6, 전인지, 이미림 등 한국의 유력 우승 후보들이 선두권에 오르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그러나 태극낭자들은 챔피언스 골프코스에 쉽게 무릎 꿇지 않았다. 악천후가 몰아친 3라운드와 하루 연장해 치러진 4라운드에서 한국 여전사들의 굴기(屈起)는 인상적이었다.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던 일본의 시부노 히나코와 그 뒤를 맹추격하던 미국의 에이미 올슨이 흔들리는 사이 김아림, 고진영, 박인비, 이정은6 등의 반격이 시작됐다. 

특히 김아림의 마지막 라운드는 압권이었다. 
175cm 65kg의 좋은 신체조건에 군더더기 없이 호쾌한 스윙을 자랑하는 김아림은 LPGA투어에 첫발을 디딘 ‘코리안 바이킹’이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그의 당당한 걸음걸이와 마스크 틈 사이로 간간이 드러나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미소, 그리고 좋은 플레이를 펼친 뒤 배에 손을 대고 허리를 가볍게 숙이는 루틴 등이었다. 바이킹처럼 압도적이었으나 잔혹하지 않았다. 당당하면서 부드럽고 매력 넘치는 바이킹이었다.

김지영2, 최혜진, 유해란, 이민영2, 배선우, 안나린, 성유진 등 김아림의 뒤를 이을 ‘코리안 바이킹’ 후보는 줄을 서 있다. 다음으로 LPGA에 상륙할 선수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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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방민준의 골프세상'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20-12-17 07: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