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오르티스, 더스틴 존슨 꺾고 PGA 휴스턴오픈 우승

▲2020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비빈트 휴스턴 오픈 우승자 카를로스 오르티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세계랭킹 160위 선수가 세계랭킹 1위 선수를 이길 수 있을까.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GC(파70)에서 열린 PGA투어 비빈트 휴스턴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멕시코의 카를로스 오르티스(29)가 5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로 우승했다.

골프 팬들에게 오르티스는 무명선수나 다름없다. 대회 전 세계랭킹이 160위로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린 적도 없다. 

이런 무명선수가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6·미국), 일본의 최강자 마쓰야마 히데키(28·세계랭킹 20위)와 우승 경쟁을 펼쳐 트로피를 차지했다. 멕시코는 물론 세계 골프 팬들이 놀랄 만하다.

오르티스는 거장들과의 경기에 주눅 들기는커녕 오히려 압도했다. 공동 2위인 존슨과 히데키를 2타 차이로 따돌렸다. 중계방송을 지켜보는 골프 팬들이 저런 선수가 그동안 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까 의아해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게 골프다.

물론 카를로스 오르티스의 PGA투어 첫 승이다. 2013년 프로 전향한 뒤 2014년 PGA 2부 투어에서 3승을 올려 2015년부터 PGA투어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으니 1부 투어 진입 6년, 118개 대회 만에 거둔 우승이다. 

멕시코 선수로는 1978년 일리노이즈주 쿼드시티에서 열린 PGA투어 쿼드시티 오픈에서 빅터 리갈라도가 우승한 이래 42년 만이다.

동갑내기 아브라암 안세르가 세계랭킹 22위로 멕시코를 대표하는 선수로 인기가 높지만 PGA투어 우승컵은 오르티스가 먼저 들어 올렸다. 두 선수 모두 2013년 프로로 전향해 2015년 PGA투어에 함께 입성했다.

휴스턴 오픈에서의 그의 경기로만 보면 그에게서 ‘대기(大器)’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 전 세계랭킹 1위 브룩스 켑카, 제이슨 데이를 비롯해 마쓰야마 히데키, 셰인 로리(영국), 애담 롱,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토니 피나우, 애덤 스콧(호주) 등 막강한 화력을 지닌 정상급 선수들이 그의 우승을 저지하지 못한 것이 불가사의해 보일 정도다.

그에게서는 멕시코의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39)의 분위기가 읽힌다. 

오초아로 말하면 스웨덴의 아니카 소렌스탐과 함께 LPGA투어를 지배한 골프여제다. 애리조나 주립대를 나와 LPGA에 뛰어든 그는 2010년 은퇴할 때까지 무려 158주 연속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LPGA투어 통산 27승을 올렸다. 2009년 멕시코의 항공재벌 아에로 멕시코의 CEO인 안드레스 코네사와 결혼한 뒤에도 1년여 선수로 활동했다. 

사실 오르티스와 오초아는 인연이 깊다. 오초아와 오르티스는 고향이 같은 과달라하라다. 멕시코시티에 이은 제2의 도시로 휴양도시로도 유명하다. 
오초아는 과달라하라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익혔고 오르티스는 어릴 때부터 10년 연상인 오초아의 연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다. 

이번 승리로 오르티스는 내년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하게 됐다. 1년 전 라틴아메리카 아마추어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해 마스터스 참가자격을 얻은 동생 알바로를 보기 위해 오거스타 내셔널GC에 갔었는데 내년 4월엔 선수로 참가하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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