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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LPGA 우승자 스테이시 루이스가 일으킨 '기부의 힘, 엄마의 힘'
ASI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 제패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스테이시 루이스가 202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레이디스 스코틀랜드 오픈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공=Tristan Jones


[골프한국] 지난 14~17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버윅의 르네상스클럽에서 열린 LPGA투어 ASI 레이디스 스코티시오픈에서 스테이시 루이스(35)는 우승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미국 여자골프의 에이스로 통했지만 오래전 얘기다.

관심사는 직전 2개 대회(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마라톤 LPGA클래식)를 연속 제패한 재미교포 대니엘 강(27)이 3년 전 아리야 주타누간(24·태국)의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재현할 것인가, 골프천재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3)와 전인지(26) 등이 부활 샷을 날릴 것인가였다.

고진영(25), 박성현(27), 박인비(32) 김세영(27) 등 한국의 강자들이 불참한 가운데 누가 우승컵을 거머쥘지가 궁금한 정도였다.

세차게 몰아치던 북해의 비바람이 잠잠해진 17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를 친 스테이시 루이스는 아자하라 무뇨스(스페인), 에밀리 크리스틴 페테르센(덴마크), 샤이엔 나이트(미국) 등과 공동 1위로 마감했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 루이스와 나이트가 페어웨이를 지키며 파온에 성공했고 페테르센과 무뇨스는 페어웨이를 벗어나면서 파온에 실패했다. 페테르센과 무뇨스 모두 3온으로 길고 짧은 파 퍼트를 남겨놓았다. 

다소 긴 거리를 남겨둔 루이스의 버디 퍼트가 홀인, 더 짧은 거리의 나이트는 반드시 넣어야 재연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이트의 볼은 홀을 벗어났다. 루이스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2017년 9월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거머쥔 챔피언 타이틀이다. LPGA투어 통산 13승(메이저 2승 포함)째다.

한때 선두를 달렸던 재미교포 제니퍼 송은 15번 홀(파4)에서 티샷이 분실구로 처리되면서 2타를 잃어 전인지, 에이미 올슨 등과 공동 7위에 머물렀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대니엘 강은 1타 차이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나나 마센(덴마크)과 함께 공동 5위로 만족해야 했다.

▲스테이시 루이스가 202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레이디스 스코틀랜드 오픈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Tristan Jones

스테이시 루이스는 인간승리의 주인공이다. 8세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11세 때 척추측만증으로 척추에 철심 5개를 박는 대수술을 받고도 골프선수를 고집했다. 

중고등학교와 아칸소주립대학을 거치며 각종 아마추어대회를 석권했다. 2006, 2007년 ‘골프위크’와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올해의 여자 아마추어선수’로 뽑혔고 2008년에는 세계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 단번에 LPGA투어 Q스쿨을 통과, 2009년부터 LPGA투어에서 활약했다.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다 2011년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신고한 뒤 2014년까지 매년 승수를 쌓았다. 2012, 2014년 올해의 선수 수상, 2013, 2014년 18홀 평균 최저타를 친 선수에게 수여하는 베어트로피 수상, 2014년 상금왕과 미국골프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올랐다. 미국과 유럽연합팀 간의 대항전인 솔하임컵에도 4회 출전했다. 2016년엔 휴스턴대 골프코치인 제러드 채드윌과 결혼했다.

▲스테이시 루이스가 202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 레이디스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공=Paul Severn

2014년 이후 3년만인 2017년 9월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했는데 사연이 극적이다.

그는 대회 직전 텍사스주 휴스턴 일대가 허리케인 ‘하비’로 큰 재난을 입자 상금 전액을 복구 지원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승했고 우승상금 19만5천 달러를 휴스턴의 재난 복구기금으로 전액 기부했다. 스폰서인 KPMG가 우승상금과 같은 금액을, 다른 후원사인 정유회사 마라톤도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전인지에 한 타 차이로 쫓기면서도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며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상금을 복구 지원기금으로 내놓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작용했을 것이다. 

이후 다시 무승의 기간이 이어졌다. 우연이겠지만 한국선수들이 우승을 휩쓴 시기와 그의 슬럼프 시기가 겹쳤다. 

2018년 10월 말 첫 딸을 낳고 2019년 1월 투어에 복귀했다. 그리고 1년6개월여 만에 ASI 레이디스 스코티시오픈 정상에 올랐다.
그는 “엄마가 된 뒤 모든 게 새롭게 다가왔다”며 “딸을 위해 골프를 더 열심히 하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키 165cm의 왜소한 신체조건에 장타와는 거리가 먼데도 그의 골프가 경쟁력을 갖는 것은 이처럼 경기 때마다 스스로 특별한 마음의 배수진을 치는 습관 때문이 아닐까. 단지 승리를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와 같은 선행을 실천하거나 딸에게 자랑스런 엄마가 되기 위해 그의 가슴 속에 숭고한 그 무엇이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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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20-08-18 07:4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