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골퍼는 미스샷투성이 박토에서 태어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2020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벙커샷을 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골프를 배운지 1~2년쯤 된 초보들은 벙커나 러프에 들어가면 맥을 못 춘다. 드라이브 샷을 잘 날려 파온을 눈앞에 두고도 세컨 샷을 벙커나 러프로 날리는 바람에 버디나 파의 희망을 접고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를 감수하는 고통을 맛본다.

싱글이나 구력이 10년 이상 된 골퍼들은 웬만하면 한 번에 벙커를 빠져나와 쉽게 파 세이브를 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기로 막지만 초보 골퍼들은 벙커에만 들어가면 두세 타를 까먹고 만다.

싱글 골퍼들이 벙커나 러프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많은 미스샷을 경험한 결과다.

다른 샷에 비해 연습기회가 적은 벙커에서의 미스샷은 아마추어에겐 당연하다. 볼이 벙커에 들어가면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골퍼는 없다. 수많은 미스 샷을 통해 벙커샷에 익숙해지면서 벙커 노이로제에서 벗어났을 뿐이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를 기막히게 잘 하는 사람을 가끔 만난다. 파온을 못해도 어렵지 않게 볼을 홀에 붙여 컨시드를 받아내고 어프로치 버디를 하기도 한다.

동반자들은 그에게 어프로치의 비결을 묻기 마련이다. 그는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그동안 그린 주변에서 뒷땅이나 토핑으로 주머니를 많이 털렸거든요. 살아남기 위해서 달밤에 공원 잔디밭에서 연습 좀 했지요.”

드라이브 샷 OB로 호된 고생을 해봐야 OB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스윙을 터득할 수 있다. 처음부터 드라이브 샷이 잘 맞고 OB도 나지 않았다면 드라이버의 달인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숱한 드라이브 샷 미스가 드라이브 달인의 바탕이 된 것이다.

 
늑대 무리는 자연계에서 가장 유능한 사냥조직이지만 그 실패율은 대략 90%에 달한다. 열 번 사냥을 시도해서 겨우 한 번 성공하는 셈이다.

늑대들은 언제나 굶주려 있다. 사냥은 늑대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늑대들은 배고픔 때문에 미친 듯이 살상하거나 자포자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처럼 자괴감에 빠지는 일도 없다. 늑대들은 오로지 바로 눈앞에 놓인 과제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들은 사냥에 실패하면서 계속 사냥기술을 연마해 나간다.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다음 사냥에 활용함으로써 마침내 성공적인 사냥법을 터득한다.

인간들이 말하는 실패개념은 늑대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늑대에게 실패한 사냥은 단지 기술을 재정비하고 전의를 가다듬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일 뿐이다. 그들은 실수를 실패로 여기지 않는다. 인간들이 실패라 부르며 부끄러워하는 것을 늑대들은 지혜로 변화시킨다.

사자나 표범 같은 맹수도 사냥 성공확률이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90%의 실패한 사냥에서 10%의 성공을 건져 올리는 것이다.

KFC의 창업자 커넬 샌더스는 하던 사업이 망해 은퇴연금 105달러로 새 사업을 시작했다. 주유소 창고에서 닭튀김요리를 연구, 전국을 돌며 레시피를 설명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1008번 거절당한 끝에 1009번째에 성공, 세계적인 체인을 갖춘 오늘의 KFC로 성장할 수 있었다.

토마스 에디슨도 전구의 필라멘트를 찾기 위해 수백 가지 물질을 실험해 백열전구를 발명했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엔 K. 롤링은 원고를 들고 10여 군데 출판사를 찾아갔으나 퇴짜맞고 겨우 한 군데서 연락을 받고 출판, 공전의 베스트셀러를 탄생시켰다.

 
골프에서 미스 샷을 빼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 골프채를 놓지 못하는 것도 미스 샷 때문이다. 골프 고수로 부러움을 사는 것도 미스 샷의 결과다.

미스 샷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실패가 나를 강하게 만들 듯 미스 샷은 골프의 달인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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