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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골퍼들 사이에는 독학 또는 속성으로 골프를 터득했음이 자랑으로 통하는 경향이 있다. 머리 좋고 운동신경이 발달한 사람일수록 레슨프로의 긴 커리큘럼이 답답해 단기로 끝내버리고 레슨서를 사들고 독학의 길로 들어선다. 

실제로 남자들의 경우 처음 한두 달 스탠스나 그립 잡는 법, 간단한 스윙 방법을 배운 뒤 독학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나 독학으로 골프를 터득한 사람치고 좋은 스윙을 가진 경우는 드물다. 많은 땀과 정성을 쏟지만 정통파와는 거리가 멀다. 

골프연습장에서 보면 매일같이 부지런히 연습하면서도 이상한 스윙이 고쳐지지 않는 사람이 많다. 고질병 같은 스윙을 하면서도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못 채고 고질병을 악화시키는 연습을 기계적으로 반복한다.

자신이 변칙적인 스윙을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이미 습관이 돼버렸다”거나 “이제 와서 어떻게 스윙을 개조하겠느냐”며 고질병을 인정해버린다.

LPGA투어 통산 7승의 폴라 크리머(33)가 경기 중 캐디로부터 틀린 점을 교정받는 장면이 중계화면이 잡힌 적이 있었다. 폴라 크리머의 볼이 자주 페어웨이를 벗어나고 그린을 맞추지 못하자 참다못한 캐디가 폴라 크리머를 세워놓고 연습스윙을 시키는 장면이었다. 캐디는 골프채의 그립 끝을 크리머의 머리에 대고 스웨이나 헤드업을 못하도록 했다. 그렇게 몇 번 연습하고 난 후 실제 티샷을 하도록 했다.

연습장에서도 레슨프로가 이런 행동을 취하기란 쉽지 않다. 서로 허물없는 사이가 아니라면 머리에 골프채를 대면 불쾌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PGA투어나 LPGA투어 소속 선수들 대부분이 전담 코치를 두고 있다. 상시 코치를 두는 선수도 있고 그럴 형편이 안되면 부정기적으로 코치의 점검을 받고 교정을 받는다.

잘 나가던 선수들이 아무 이유 없이 무너지는 것은 자신만 믿고 독학으로 골프를 하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무너져버렸기 때문이다. 

스승이 제자보다 더 잘하기는 어렵지만 스승은 제자의 잘못을 지적해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안목이 있다.

건강한 사람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지병이 있는 사람은 주치의를 정해놓고 병을 다스리듯 골프 역시 병을 다스리듯 점검하고 교정을 받아야 한다. 

정통파로 배웠다 해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윙이 변형되거나 나쁜 습관이 생긴다. 잘 되던 골프가 안 된다면 어딘가 문제가 생겼다고 보면 틀림없다. 

구력이 오래된 골퍼들은 남을 가르치려 들면서도 자신의 잘못된 점은 간과하는 버릇이 있다. 제 눈의 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의 티를 찾아내는 격이다.

남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대단한 용기다. 용기 있는 자만이 골프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골프에서 독학은 결코 자랑거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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