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와 안 안토니오 치치 로드리게스가 자신만의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스포츠에서 세리머니(ceremony)는 이제 양념을 넘어 중요한 재밋거리가 되고 있다. 

야구선수가 홈런을 날리고 나서 특유의 세리머니 동작을 취하며 홈으로 들어오는 모습은 관객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축구선수가 골을 넣은 뒤 취하는 세리머니는 관객은 물론 선수들에게도 극적인 요소가 되었다. 골을 넣은 선수뿐만 아니라 도와준 선수, 옆에 있던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펼치는 세리머니는 사회 풍자를 담으며 독특한 스포츠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골프에서도 볼을 홀에 떨어뜨린 뒤 취하는 세리머니는 단순히 선수 자신의 기쁨의 표현을 넘어선 지 오래다. 선수 주변에서 게임을 직접 지켜보는 갤러리는 물론 TV 중계를 통해 보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적인 효과와 함께 선수 자신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정신적 효과까지 거두는 중요한 퍼포먼스가 되었다. 

타이거 우즈의 플레이를 구경하는 재미 중 가장 극적인 것은 어려운 퍼팅을 성공시킨 뒤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한 표정으로 폭발시키는 강력한 어퍼컷 동작일 것이다. 

쉬워 보이는 퍼팅을 성공시켰을 땐 작은 동작으로 오른손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모자 채양을 가볍게 만지는 것으로 넘어가지만 승부가 판가름 나는 결정적인 순간 퍼팅을 성공했을 땐 보는 이를 전율케 할 정도의 에너지 넘치는 세리머니로 순간의 기쁨을 표현한다. 타이거 우즈의 이 동작은 자신감을 재확인하는 한편 상대방을 주눅 들게 하는 효과까지 발휘한다. 

푸에르토리코의 후안 안토니오 치치 로드리게스가 퍼팅을 성공시키고 나서 취하는 세리머니 역시 독보적이다. 어려운 퍼팅을 성공시킨 뒤 퍼터를 칼 삼아 칼집에서 칼을 뽑아 달려드는 투우의 정수리를 찌른 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칼집에 꽂는 치치의 우아한 세리머니는 동반자들은 물론 갤러리를 열광시켰다.

PGA투어에서 8승, PGA 시니어투어에서 무려 22승을 거두어 벤 호건, 샘 스니드, 잭 니클라우스와 함께 1960년대를 풍미한 골퍼로 인정받고 있지만 골프팬들에겐 검객 세리머니의 주인공으로 기억되고 있다. 
경기마다 에너지 넘치는 세리머니를 준비하는 장하나의 ‘검객 세리머니’도 치치에게서 배운 것이다. 

스포츠가 안겨주는 쾌감의 하나는 절정의 순간에 극적으로 기쁨을 표출하는 동작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골프도 스포츠다. 퍼팅은 골프의 진수다. 퍼팅을 성공시켰을 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쁨을 표현하는 것은 플레이어의 권리다.

굳이 요란한 동작의 세리머니를 취해야 기쁨이 배가되는가 묻겠지만 골프를 치러 온 이상 골프로 인한 기쁨은 만끽할수록 좋다. 
기분 좋은 세리머니가 많아질수록 플레이에도 자신감이 붙어 전체 게임이 순조롭게 풀린다. 

이왕 기쁨을 표현하고 싶으면 밋밋한 동작으로 하는 듯 마는 듯 세리머니를 할 게 아니라 확실하게, 개성 있게, 화려하게 할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어색할지 몰라도 자연스런 세리머니로 굳으면 자신에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함과 동시에 동반자들에게도 색다른 기쁨을 줄 수 있다. 버디를 성공시킨 뒤 강렬한 세리머니를 거쳐 동반자들과 하이파이브로 마무리한다면 팀의 사기를 한껏 높이는 역할도 할 수 있다. 

각자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세리머니 동작을 개발해 주말 라운드부터 실행해보자. 분명 효과가 있고 골프의 묘미가 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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