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호흡은 생명의 근원이다. 올바른 호흡은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한다. 인도, 중국, 우리나라에서는 정신수양과 건강증진의 방법으로 호흡법을 중시해왔다. 요가의 기본도 호흡이다.

힌두교의 경전에는 ‘호흡 과정은 마음에 이미지를 만들어 내며 호흡이 진정되면 마음도 진정된다.’고 가르친다. 호흡의 상태에 따라 마음의 상태도 달라진다는 뜻이다. 

거친 호흡은 마음의 바다에 격랑을 일으키고 행동을 거칠게 몰아간다. 반면 안정된 호흡은 마음을 호수처럼 잔잔하게 해 관조의 상태로 만들어주고 이런 상태에서 나온 행동은 진지하고 자연스럽다. 

골프에서도 호흡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골프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뒤늦게 헐레벌떡 티박스로 달려온 사람의 티샷이 십중팔구 실패하는 것은 바로 거친 호흡과, 이에 따른 출렁이는 마음 때문이다. 

호흡의 안정과 마음의 평정이 안된 상태에서의 드라이브 샷이나 아이언 샷, 퍼팅 등은 의도를 벗어나기 마련이다.

티업 한 시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하라는 골프선배들의 충고는 호흡의 순일(純一)과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라는 뜻이 숨어 있다.

골프 고수들은 이 때문에 여유를 갖고 집을 나서고 운전할 때도 격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정속도를 유지하며 다툼이 생길만하면 일부러 피해 가면서까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음악도 잔잔한 클래식이나 무드음악을 즐긴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여유 있게 골프장에 도착했다고 해서 호흡이 고르고 마음이 평정을 유지하는 것만은 아니다. 필드에 나가서도 호흡이 거칠어지지 않도록, 즉 마음의 바다에 격랑이 일지 않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신체적인 호흡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의 호흡이다. 마음의 호흡이 거칠어지면 신체적인 호흡도 거칠어질 뿐만 아니라 정신집중이 되지 않아 몰입이 불가능하다.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일희일비하다 보면 결코 마음의 호흡이 안정될 수 없다. 골프를 하다 보면 피할 수 없이 따라 다니는 희비애락의 감정을 적절히 소화해내야 한다.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보다 나은 스코어와 승리에 대한 과도한 욕심을 억누를 수 있을 때 마음의 호흡은 순진무구한 어린이의 숨소리처럼 잔잔해질 수 있다. 

물이 담긴 유리잔을 들고 18홀을 걸어서 돈다고 상상해보자. 물을 흘리지 않고 온전하게 18홀을 도는 일이란 불가능하다. 움직일 때마다 물이 출렁거리고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거나 발을 잘못 디디면 물을 엎질러버리고 유리잔마저 깨뜨리기 쉽다.

실제로 골프란 물이 가득 담긴 유리잔을 들고 초원을 걷는 것이나 다름없다. 유리잔 대신 내 몸이 물 잔이 되는 것이 다를 뿐. 내 몸이 물이 가득 담긴 유리그릇이라고 생각하면 결코 18홀을 허투루 돌 수 없을 것이다.

18홀을 도는 동안 언제 어디서나 마음의 바다에 돌멩이가 떨어질 수 있다. 고른 호흡도 호수의 살얼음판이 깨지듯 순식간에 거칠어질 수 있다.

깊은 잠에 빠진 어린아이의 숨결 같은 고른 호흡을 잃지 않으려면 자신의 미스 샷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남의 샷 하나하나에도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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