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로리 매킬로이(좌)와 임성재 프로(우). 사진은 2020년 PGA 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동반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임성재(22)가 PGA투어 혼다클래식 우승에 이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대회 3위에 오르면서 한국선수 최초로 페덱스컵 랭킹 1위에 등극하자 세계 골프랭킹과 페덱스컵 랭킹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하는 골프 팬들이 많다.
세계 골프랭킹과 페텍스컵 랭킹이 어떻게 매겨지며 그 차이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PGA, LPGA 골프 세계 랭킹 

남자골프 세계랭킹은 ‘세계랭킹위원회’에서 집계해서 매주 월요일 발표한다. 세계랭킹위원회는 미국, 유럽, 일본, 아시아, 호주, 남아공 등 세계 6대 투어 연합체인 국제투어연맹과 4대 메이저 대회를 주관하는 오거스타 내셔널GC(마스터스), 미국골프협회(US오픈), 영국R&A(디 오픈), PGA Of America(투어 챔피언십) 등이 참여해 만든 단체로 1986년 4월부터 랭킹을 매기기 시작했다. 

위원회가 세계 랭킹을 산정하는 방식은 꽤 복잡한 방정식이 동원된다. 

우선 선수들의 최근 2년간(최소 40개 대회 이상)의 성적에 따른 배점을 합산한 뒤 이를 참가한 대회 수로 나누어 평점을 산출한다. 최근 2년, 즉 104주를 8로 나누어 13주 단위로 가중치를 다르게 준다. 13주 이내 대회 즉 최근 대회의 배점은 2배, 14~26주는 1.75배, 27~39주는 1.5배가 적용된다. 최근 경기에서 성적이 좋은 선수일수록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대회의 배점도 참가선수들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세계랭킹 200위 안에 드는 선수가 몇 명이나 참가했느냐에 따라 배점에 차이를 둔다.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는 100점,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자는 80점, 일반 대회 우승자는 24점을 받는다. 일반대회를 여러 번 우승하는 것보다 4대 메이저 대회 우승 한 번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여자골프 세계랭킹은 남자골프보다 한참 늦은 2006년 2월부터 시작됐다. 
여자 세계랭킹 역시 미국, 유럽, 일본, 한국, 호주, 영국의 6대 프로골프투어가 참여한 ‘세계랭킹위원회’가 집계해 매주 월요일 발표한다. 

최근 2년간 6대 투어 대회(최소 35개 이상)와 LPGA 2부 투어에서 거둔 성적을 바탕으로 점수를 부여해 합산한 점수를 대회 수로 나누어 평균 점수를 산출한다. 남자골프와 마찬가지로 상위 랭커가 얼마나 많이 출전하느냐에 따라 투어마다 배점이 다르다. 메이저 대회는 가중치가 주어지고 최근 13주 이내 열린 대회 성적에도 가산점을 준다. 


페덱스컵 랭킹 

페덱스컵 랭킹은 일종의 PGA투어의 당근과 채찍 성격이 강하다. 시즌 중 투어의 열기를 달구고 시즌이 끝난 뒤에도 그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해 골프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도입한 ‘보너스 지급 제도’다.

톱 랭커들은 메이저 대회와 같은 큰 대회에만 참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메이저 대회가 끝난 8~9월 이후 유명선수들이 소극적으로 대회에 참가하면서 흥행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자 PGA사무국이 2007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시즌 초·중반 두둑한 상금을 챙긴 선수들이 후반에는 참가 횟수를 줄이거나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세계적인 물류회사인 FedeX(페덱스)가 후원을 하기 때문에 '페덱스 컵'이란 이름이 붙었다. 

거액의 보너스와 상금이 걸린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대회는 정규시즌이 끝난 뒤 열리지만 정규시즌 내내 대회 성적에 따른 정해진 페덱스 포인트를 부여한다. 시즌이 끝난 뒤 열리는 플레이오프의 ‘돈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대회에 출전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도록 선수들을 독려하는 의도다.

좋은 취지로 출발했지만 페덱스컵 우승자와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가 일치하지 않는 일이 생겨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도 변화가 불가피했다. 

초기에 투어 챔피언십 결말이 나기 전에 이미 포인트에 의해 페덱스컵 수상자가 결정되어 최종 투어 챔피언십이 김빠진 대회로 전락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2008년 비제이 싱은 투어 챔피언십 결말이 나기 전에 이미 포인트로 페덱스컵 수상이 결정되었고 2009년에도 투어 챔피언십 판가름 전에 타이거 우즈의 수상이 결정났다. 이때 투어 챔피언십 트로피는 저스틴 로즈가 차지했다.

그래서 2015년 포인트 재설정(reset) 방식을 도입,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선수 누구나 페덱스컵을 차지할 수학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럼에도 2017년 투어챔피언십은 잰더 셔펠레가 차지했지만 페덱스컵은 저스틴 토마스에게 돌아갔다. 이에 최종전 우승자가 페덱스컵도 차지할 수 있도록 2019년 페덱스컵 제도에 대대적인 수술이 가해졌다. 

종전 4개(노던 트러스트 챔피언십, 델 테크놀로지 챔피언십, BMW 챔피언십, 투어 챔피언십)이던 플레이오프를 델 테크놀로지 챔피언십을 뺀 3개 대회로 줄였다. 

정규시즌 누적 포인트 순위 125위까지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 트러스트 챔피언십에 참가할 수 있다. 이때 시즌 중에 획득한 포인트는 없어지고 새롭게 리셋된 포인트를 부여한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리셋된 포인트와 새로 얻은 포인트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첫 플레이오프에서 출전자 125명 중 상위 70명이 두 번째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여기서 추린 30명이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1,500만 달러의 보너스 상금을 놓고 경쟁한다. 

페덱스컵 포인트의 핵심은 포인트다. 정규시즌의 포인트와 플레이오프의 포인트가 다르다.

정규시즌에선 메이저 대회 우승 600포인트, 월드골프챔피언십 우승 550포인트, 일반대회 우승 500포인트, 기타 이벤트 대회 우승은 250포인트를 부여하는데 85위까지 점수가 차등으로 부여된다,
1, 2차 플레이오프 우승자는 일반대회 우승 포인트의 4배인 2,000포인트를 받는다. 2위(1,200포인트)에서 30위(112포인트)까지 차등으로 새로운 포인트가 부여된다.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는 다시 한번 포인트가 리셋된다. 포인트는 없어지는 대신 포인트를 바탕으로 환산한 새로운 스코어가 경기 전에 미리 주어진다. 
1, 2차 플레이오프 누적 포인트 1위 선수는 최종전을 10언더파에서, 2위는 8언더파에서 출발한다. 3-5위는 각각 7언더파, 6언더파, 5언더파, 6-10위는 4언더파, 11-15위는 3언더파, 16-20위는 2언더파, 21-25위는 1언더파, 26-30위는 이븐파에서 시작한다.

단순히 72홀 스코어가 아니라, 타수 조정 이후 최고 스코어를 획득한 선수가 투어챔피언십과 페덱스컵을 한꺼번에 차지하게 된다.
출발선이 다른 이 같은 경기 방식은 스포츠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PGA투어 사무국은 투어 흥행을 위해 새로운 제도를 밀어붙이고 있다.

바뀐 제도가 처음 실시된 지난해 투어챔피언십에선 로리 매킬로이가 5언더파로 출발하고도 10언더파를 미리 받은 저스틴 토마스, 9언더파로 출발한 패트릭 캔틀레이, 8언더파로 출발한 브룩스 켑카를 제치고 1,500만달러(한화 약 178억원 상당)의 돈벼락 주인공이 되었다.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 나가기 위해 페덱스포인트 쌓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뭐니 뭐니해도 어마어마한 상금 때문이다. 
우승자에게 1천5백만 달러, 2위에게 5백만 달러, 3위에게 4백만 달러가 돌아간다. 꼴찌인 30위를 해도 39만5천달러(한화 약 4억7천만원 상당)의 상금을 받으니 웬만한 대회 우승상금을 웃돈다. 

현재 세계 골프랭킹 23위인 임성재가 일약 페덱스랭킹 1위에 올라 앞으로 얼마나 많은 포인트를 쌓아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거쳐 최종전 투어챔피언십까지 진출해 페텍스컵을 놓고 일생일대의 대회전을 치르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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