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봄부터 가을까지 화려한 꽃과 무성한 잎, 탐스러운 열매를 자랑하던 식물들은 겨울을 맞으면서 다양한 형태로 겨우살이에 들어간다. 겉으로는 앙상한 모습이지만 안에서는 봄을 맞아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준비가 한창이다.

놀라운 사실은 모든 식물이 잎을 떨어뜨린 직후부터 내년 봄맞이에 돌입한다는 점이다. 곰이나 개구리는 봄이 올 때까지 동면하지만 식물들은 겨울에도 공장 가동을 쉬지 않는다.

일년생 초목은 단단한 껍질에 싸인 씨앗의 형태로 겨울을 난다. 낙엽 활엽수나 과일나무는 봄에 틔울 눈을 겨울에 미리 만든다. 상록 활엽수나 침엽수는 푸른잎 그대로 겨울을 견뎌낸다. 

봄까치꽃, 광대나물, 독새풀, 꽃마리처럼 아예 가을에 미리 싹을 틔워 겨울을 나는 식물도 있다.

맥문동, 백리향, 사랑초, 토끼풀, 인동덩굴, 꽃잔디, 솔잎국화 등은 겨울에도 푸른 잎을 지켜 봄부터 꽃을 피운다.

가끔 겨울에 개나리꽃이나 진달래꽃이 피는 것도 이미 봄 맞을 준비를 다 마치고 있다가 따뜻한 날씨에 봄으로 착각하고 부지런을 뜬 것일 뿐이다.

겨울 라운드를 하다 보면 코스 주변의 나무들에 자줏빛 봉오리가 맺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한겨울인데도 봄을 위해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것이다. 눈에 묻힌 자주색 봉오리는 마치 나무의 용광로처럼 붉다. 시인의 감수성을 가졌다면 겨울 나무들에게서 요란한 공장 가동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

이처럼 계절의 순환 속에 생명을 이어가는 식물들은 다가올 계절에 앞서 미리 준비하는 생체리듬을 갖고 있다. 이들 식물의 DNA는 봄이 되어 준비하면 이미 늦다는 정보를 담고 있다. 계절을 놓친 식물은 꽃고 열매도 부실할 수밖에 없다. 

식물들의 겨울나기 지혜는 골퍼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골퍼들도 봄에 씨 뿌려 열매를 거두려다간 개화의 기회를 놓치기 십상이다.
현명한 골퍼는 내년 봄을 위해 겨울에 씨를 뿌리고 그 열매를 거둔다.

주변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겨울 초입에 납회를 하고 나면 아예 골프채를 베란다나 창고에 모셔두고 골프와 담을 쌓는 부류와 겨울을 업그레이드 기회로 삼아 부지런히 연습장을 찾는 부류다. 

골프시즌 때 열심히 연습장을 드나들다가도 겨울이 되면 근력운동을 한다는 핑계로 연습장을 외면하는가 하면 평소 고수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겨울을 맞아 자신의 골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각오로 골프 기량과 근력 강화 등 입체적인 동계훈련에 돌입하는 사람도 있다.

잔인한 봄을 맞을 것인가, 찬란한 봄을 즐길 것인가는 전적으로 겨울을 어떻게 보냈느냐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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