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우리 뇌는 좌우 반구로 되어 있고 둘 사이는 몇 개의 신경다발로 연결되어 있다. 좌우 뇌의 기능이 다르다는 것은 신경해부학이 본궤도에 오른 19세기 이후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좌우 뇌의 기능 구분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좌뇌형 인간은 시각적 언어적 수학적 논리적 분석적 이성적이며, 우뇌형 인간은 청각적 공간적 예술적 즉흥적 감성적 종합적이라는 공식이 통용되고 있다. 

이 같은 구분에 따라 좌뇌형 인간은 꼼꼼하고 원리원칙을 따지고 유머 감각이 별로 없고 우뇌형 인간은 예술가 기질이 넘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실제로 학자나 과학자 법조인 수사관 월급쟁이 등에 좌뇌형이 많고 예술가나 운동선수 예능인 들 중에 우뇌형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골프는 어떤 유형의 뇌를 가진 사람에게 유리할까. 

골프가 공간적 스포츠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뇌형 인간에게 유리할 것 같지만 우뇌형이 갖고 있는 감성적 즉흥적인 성향은 골프에선 독약이나 다름없다. 

매 순간 파악하고 분석하고 판단해야 할 상황이 벌어지는 골프코스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시각적 분석적 이성적 논리적인 자세다. 평정한 마음으로 눈앞에 펼쳐진 코스를 냉정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해서 결단을 내리고 흔들림 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아무래도 좌뇌형이 적격일 것이다. 

티샷을 날리는 일에서부터 어프로치샷, 퍼팅 등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순간 감정에 휩쓸리거나 즉흥적인 판단을 해서는 추락을 피할 수 없다.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 한 거리에 볼을 날려야 좋은지, 겉으로 보기에는 안전한 것 같은데 숨어 있는 함정은 없는지, 철저하게 살피고 계산하고 따져야 한다. 

특히 골프의 하이라이트인 그린에서는 더더욱 수학적이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뇌 활동을 요구한다. 그린 전체의 모양새를 멀리서부터 읽어내고 내 볼이 놓인 자리에서 홀에 이르는 사이에 지형이 어떤지, 정확한 거리는 어느 정도 되는지, 잔디는 역결인지 순결인지, 좌우 브레이크는 어느 정도인지, 잔디는 얼마나 자랐는지, 습기는 어느 정도인지 숙지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만 빠져도 홀인을 보장받을 수 없다.

이쯤 되면 좌뇌형 인간이 골프에 적합하다는 결론에 쉽게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골프란 결코 좌뇌형 인간에게만 호의를 베푸는 스포츠가 아니다.

좌우 뇌의 반구가 신경다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좌우 뇌가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좌뇌 우뇌의 주 기능을 구분하는 신경과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훨씬 더 많은 과학자 집단은 이 구분에 대해 회의적이다. 우선 그들은 특정한 뇌 기능이 어느 한쪽에 국한되어 있다는 개념 자체를 거부한다.
뇌의 기능은 정도 차이는 있을지언정 좌우 뇌의 공고한 협동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실제로 한쪽 뇌를 다친 경우 반대쪽 뇌가 상실한 기능을 떠맡아 새로이 발전시키는 경우도 흔히 나타난다. 

골프코스에서도 아무리 좌뇌가 발달한 사람이라 해도 마음의 출렁임을 막을 수 없다. 멋진 티샷을 날려놓고 더 멋진 두 번째 샷과 버디 혹은 이글을 상상하는가 하면 터무니없는 미스샷을 내고는 냉정을 잃고 미스 샷을 연발하고 끓어오르는 감정의 격량을 이기지 못해 라운드 전체를 망쳐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럴 때는 우뇌형에게 더 유리하다. 지난 홀의 미스 샷이나 굿 샷을 담아두지 않고 눈앞의 샷에 몰두하는 자세나, ‘지난 것은 지난 것,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야!’하며 마음을 다잡는 자세, 라운드를 망치고 나서도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하고 툴툴 털어버리는 자세는 우뇌형에게 잘 어울린다. 

유능한 골퍼는 결국 좌우 뇌를 종합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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