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최혜진, 2019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을 남기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 1위를 달리는 고진영,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상금왕에 도전 중인 신지애 프로.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종목을 불문하고 스포츠 최고의 묘미는 역전 드라마다.
100m 경주에서 선두로 나선 선수가 줄곧 1위를 달려 골인하는 것보다는 뒤처진 선수가 결승전 가까이서 마지막 스퍼트로 선두를 앞지르며 1위로 골인하는 것이 훨씬 극적이고 관객의 쾌감도 배가된다. 

골프에서도 가장 극적인 드라마는 역전 승부다. 타이거 우즈 같은 불세출의 골퍼가 최고 기록에 다가서거나 돌파하는 모습도 극적이지만 이런 타이거 우즈와 겨루어 역전승을 거두는 상황은 더욱 극적이다. 

여자골프계에 상금왕을 놓고 역전 드라마가 이어지고 있다. 

KLPGA투어에선 최혜진(20)과 장하나(27) 간의 상금왕 경쟁이 볼 만했다. 장하나는 지난달 열린 KLPGA투어 하나금융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KLPGA투어 LPGA투어 공동 주최로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그동안 상금 1위를 달리던 최혜진을 따돌렸다. 

장하나가 상금왕을 확정짓기 위해선 남은 두 대회에서 참가해 최혜진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했으나 장하나는 발목뼈의 염증으로 SK넥트웍스 서경 레이디스 클래식에 불참했다. 
반면 최혜진은 장하나가 불참한 SK넥트웍스 서경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다시 상금 순위 1위를 탈환했다. 

장하나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단독 2위 이상의 성적을 낼 경우 상금왕에 오를 기회가 있었으나 공동 8위에 머물렀다. 
최혜진은 이 대회에서 공동 35위를 했지만 상금 격차가 워낙 커 상금왕을 포함한 대상·다승·최저타수 상 등 신인상을 제외한 4관왕을 확정지었다. 기자단 투표로 뽑는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와 인기상도 그의 몫으로 돌아갔다. 

KLPGA투어에서 대상·다승·상금·최저타수상 등 싹쓸이는 2017시즌 이정은6 이후 2년 만이다. 그 전에는 신지애·서희경·이보미·김효주·전인지가 4관왕을 차지한 적이 있다. 


JLPGA투어에서 신지애(31)와 스즈키 아이(25)의 상금왕 경쟁은 아직 예측 불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신지애가 상금랭킹 1위를 지키고 있었으나 스즈키 아이가 JLPGA투어 히구치히사코 미쓰비시 레이디스 챔피언십, LPGA투어와 JLPGA투어 공동으로 열린 토토 재팬 클래식에 이어 지난주 열린 이토엔 레이디스 골프토너먼트 등 3주 연속 우승하면서 신지애를 제치고 상금 순위 1위로 올라섰다. 

2017년 상금왕 출신으로 올 시즌 벌써 7승을 올린 스즈키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아 과연 신지애가 재역전에 성공해 ‘한·미·일 여자골프 상금왕 석권’이란 진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남은 대회는 다이오제지 엘리에르 레이디스 오픈(11월 21~24일)과 시즌 최종전이자 메이저대회인 JLPGA 투어챔피언십 리코컵(11월 28~12월1일) 등 단 2개.

현재 스즈키 아이의 누적상금은 1억4,422만5,665엔, 신지애의 누적상금은 1억3,647만7,195엔으로 차이는 774만8,470엔이다. 
신지애로선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지만 스즈키 아이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누가 상금왕에 오를지 예측 불능이다.

신지애로선 상금왕도 욕심나지만 일본에서의 연간 평균 타수 60대의 목표도 갖고 있다. 2006년 KLPGA투어에서 평균 69.72타를 기록한 적 있다. JLPGA투어에서는 아직 연간 평균 타수 60대를 기록한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올해 평균 69.9337타를 기록 중인 신지애는 이 부문 2위(70.4370타)인 스즈키 아이를 앞서고 있다. 


LPGA투어 상금왕을 놓고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과 신인왕 이정은6(23)의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에서 열리는 2019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미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한 고진영은 상금(271만4281달러), 평균 타수(69.052타) 등 주요 부문에서 선두다. 이대로 끝난다면 고진영은 세계랭킹 1위이자 올해의 선수, 상금왕, 평균 타수 1위를 석권하는 LPGA 사상 4번째 선수가 된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2007~2008년), 청야니(대만·2011년), 에리야 주타누간(태국·2018년)이 올랐던 자리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변수다. 
이번 시즌부터 이 대회의 상금 지급방식이 바뀌어 우승상금이 LPGA투어 사상 최고인 150만달러(약 17억5,000만원)로 치솟으면서 상금왕 자리가 불투명해졌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 우승 상금은 50만달러. 그리고 대회 상금과 별도로 시즌을 통틀어 CME 글로브 포인트 1위에 오른 선수에게 100만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했었다.
그러나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와 시즌 챔피언으로 나뉘어 상금을 지급하면서 골프 팬들의 관심도가 떨어지자 올해부터 우승자에게 150만달러를 몰아주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현재 상금 순위 10위까지 상금왕이 될 기회가 있다는 것이 LPGA투어 측의 설명이다.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 60명만 출전하는 이 대회 결과에 따라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고진영은 평균 타수 부문에서 69.05타로 2위 김효주(·69.36타)를 앞서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김효주보다 22타 이상 더 치지 않는 한 1위를 지킬 수 있어 이 부문 타이틀은 거의 확실하다. 

문제는 상금이다. 고진영은 현재 시즌 상금이 271만4,281달러로, 2위 이정은6(199만2490달러)보다 72만1791달러 많다. 그러나 올해부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상금이 150만달러로 치솟으면서 순위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박성현(152만9905달러), 브룩 헨더슨(151만9447달러), 이민지(150만8761달러), 렉시 톰슨(141만7609달러), 넬리 코르다(139만5909달러), 김세영(125만3099달러), 김효주(125만2555달러), 대니엘 강(124만1806달러)에게도 기회가 있다.

이정은6가 우승하면 무조건 상금왕에 오르고 나머지 8명 가운데 한 명이 우승할 경우 고진영의 성적에 따라 상금왕이 결정된다.
고진영으로서는 우승을 못 하더라도 최대한 순위를 끌어올려야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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