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스윙 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중도(中道)는 불교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바른 도리를 뜻한다.

고타마 붓다는 29세에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출가해 35세에 깨달음을 얻기까지 6년간 대부분을 가혹한 고행으로 보냈다. 그러나 그 고행도 고타마 붓다에게는 몸을 괴롭게 하는 것일 뿐 참된 인생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않았다. 

고타마 붓다는 왕자로서 물질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으나 물질적 풍족함만으로 온전한 행복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출가를 감행했다. 고타마 붓다는 출가 전의 쾌락도 출가 후의 고행도 모두 한편에 치우친 극단이며 고락 양면을 떠난 심신(心身)의 조화를 얻은 중도(中道)에 비로소 진실한 깨달음의 길이 있다는 것을 체험으로 자각했다.

위대한 깨달음을 얻은 붓다가 함께 고행하던 5인의 비구(比丘)들에게 가장 먼저 설파한 것이 바로 중도(中道)의 이치였다. 붓다는 나태, 번뇌, 노여움, 어리석음 등으로 어떤 것에 집착하고 치우치지 말 것을 강조했다. 

골프야말로 철저한 중도의 스포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상적인 스윙은 몸통과 양어깨, 양팔, 양손의 힘을 조화롭고 균등하게 쓸 때 만들어진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의 몸은 그렇게 발달되어 있지 않다. 많이 쓰는 쪽의 어깨, 손과 팔의 근육은 잘 발달해 있지만 그 반대쪽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자연스레 대부분의 골퍼들은 잘 발달된 오른팔, 오른손 위주로 스윙을 하게 된다. 물론 왼손잡이는 그 반대의 스윙을 한다.

레슨프로들이 왼손으로 클럽을 끌어내릴 것을 강조하고 왼손 등으로 볼을 가격하는 느낌의 스윙을 강조하는 것은 오른손이 지배하는 한쪽으로 치우친 스윙의 폐단을 막기 위함이다. 

어느 한쪽 어깨와 손이 스윙을 지배하면 좌나 우로 편향되는 구질이 나올 수밖에 없다.

레슨프로들이 왼손으로 클럽을 리드하도록 하고 되도록이면 오른쪽 팔과 손으로 볼을 가격하려고 덤비지 말 것을 강조하는 것도 오른팔 오른손 위주의 스윙이 만들어내는 심한 훅과 슬라이스, 스윙의 부조화를 막기 위함이다. 

볼을 보내야 할 곳 역시 페어웨이 한 가운데이고 그린의 중앙인 것도 골프가 중도의 스포츠임을 상징한다. 

아무리 뛰어난 프로선수라 해도 매번 굿샷만을 날리며 라운드를 이끌어 갈 수 없다. 

날실과 씨실이 교차하며 짜여 직물이 완성되듯 골프에서의 라운드도 굿샷과 미스샷이 배합되어 만들어진다.

골프를 하면서 굿샷만을 바라는 것은 골프의 존재 의미를 망각한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프로선수라도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멋진 샷은 드물고 평범한 샷과 미스샷이 대부분이다. 미스샷을 내고도 최선을 다해 중도로 돌아오는 데 골프의 마력이 있다. 굿샷만 만들어진다면 골프는 스포츠로서 가치를 잃고 만다.

모든 골프코스에 공통적으로 배치된 벙커, 러프, 연못 등 다양한 장애물들도 결국은 골프의 묘미를 높이는 장치인 셈이다. 

골프를 할 때 고도의 평정심을 유지하며 칼날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자신을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중도의 길이다.  

누구나 쉽게 스윙을 터득할 수 있고 코스는 아무 장애물도 없이 평평해 쉽게 싱글 스코어나 언더파 스코어를 낼 수 있다면 기를 쓰고 골프에 매달릴 까닭이 없다. 지금처럼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골프란 다양한 고(苦)와 락(樂)이 교직으로 짜여져 독특한 문양을 만들어내는 직물과 같다고 생각하면 스코어가 좋든 나쁘든, 굿샷이 많았든 적었든 상관없이 골프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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