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하오통과 이민우 프로.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중국의 리 하오통(23·李昊桐)과 호주교포 이민우(20)가 세계 남자골프의 핵으로 떠올랐다.

지난 1월31일~2월3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경제도시 로열 그린스 G&CC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대회에서 리 하오통은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세계 톱 클래스에 진입했음을 당당히 입증했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의 어린 이민우도 쟁쟁한 선수들 틈에서 단독 4위에 올라 최종 목적지인 PGA투어로의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 대회는 주최 측이 세계 유명 선수들을 유치하기 위해 거액의 초청료를 제시, 특급선수들이 미국에서 열린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을 외면하고 대거 이 대회에 참석해 PGA투어 대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을 모았다.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 2위 브룩스 켑카, 3위 더스틴 존슨, 5위 브라이슨 디섐보, 메이저 우승자인 패트릭 리드, 헨릭 스텐손, 세르히오 가르시아, 이언 풀터 등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이 참가하는 바람에 ‘광란의 골프 페스티벌’ 피닉스오픈의 열기가 기대만큼 달아오르지 못할 정도였다. 

리 하오통은 경기 내내 태풍의 핵으로 위력을 과시했다. 세계 스타급 선수들 틈에서 펼친 그의 경기는 그가 더 이상 골프 변방국의 선수가 아니라 언제라도 톱 클래스 선수들과 우승을 다툴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183cm 70kg의 골프 하기 딱 좋은 체격에 서구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장타력과 아이언 샷 구사 능력도 일품이었다. 

67-65-62-69라는 스코어가 그의 준수한 경기력을 증명해준다. 특히 3라운드에서의 그의 플레이는 ‘골프 神의 강림’으로밖에 볼 수 없을 정도다. 

그는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2타라는 맹타를 휘둘렀는데 버디는 2개인데 반해 이글이 4개나 되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한 선수가 하루에 이글 4개를 잡은 것은 2007년 싱가포르 마스터스에서 마크 필킹턴 이후 두 번째다. 
옥의 티로 더블보기 1개를 범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지 못했지만 더스틴 존슨(34)과 함께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맞았다. 

4라운드에서 더스틴 존슨과 리 하오통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다 17, 18번 홀에서 존슨이 연속 버디를 하며 2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리 하오통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으나 나이와 구력에 따른 노련미, 위기에서의 대응능력 등에서 더스틴 존슨과 차이가 났다. 

그러나 리 하오통은 우승 소식은 그리 머지않을 것 같다. 
직전 대회인 두바이 데저트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도 챔피언조로 경기를 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캐디의 위치 제한 위반으로 2벌타를 받는 바람에 공동 12위로 내려앉는 불운을 맛봤으나 강력한 우승 후보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리 하오통의 잠재력은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의 우승으로 인정받았었다. 이 대회에서 리 하오통은 전문가들의 예측을 깨고 로리 매킬로이(29)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다 극적으로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볼보 차이나오픈에 이어 유러피언투어 통산 2승째다.

언뜻 “2022년에는 중국이 세계 골프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한 잭 니클라우스의 예견을 리 하오통이 실현할 기세가 느껴진다. 

초청선수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이민우의 단독 4위는 리 하오통의 선전만큼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LPGA투어에서 맹활약 중인 이민지(23)의 동생 이민우는 2016년 US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 2012년 US 걸스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이민지와 함께 전미 주니어골프대회 사상 처음 남매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남긴 유망주다. 

프로 데뷔 두 번째 대회 만에 특급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대회에서 톱5 진입에 성공함으로써 전미 주니어선수권대회에 이어 LPGA투어와 PGA투어에서의 남매 우승이라는 진기록 달성 가능성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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