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론 챔프.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카메론 챔프(Cameron Champ, 23)가 2018-2019시즌 PGA투어 화제의 중심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PGA투어로 옮겨 데뷔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충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압도적인 비거리, 핏줄과 관련된 개인 히스토리, 그를 골프의 길로 인도한 할아버지와의 사연, 그를 지도한 스윙코치의 경탄 등 그에게선 화제가 넘친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를 타이거 우즈의 후계자로 지목하는가 하면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세계 골프계를 지배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까지 하고 있다. 

183cm 79kg의 골프하기에 딱 좋은 체격의 챔프는 1995년 6월 15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할아버지 맥 챔프가 그에게 플라스틱 골프채를 선물, 그를 골프의 길로 인도했다. 

카메론 챔프의 오늘은 할아버지로 인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할아버지의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할아버지 맥 챔프는 흑인이다. 어린 시절 골프장에서 캐디를 했지만 흑인에게 골프를 하는 것은 금지됐던 시절이다. 인종차별을 실감하며 자란 그는 19세에 공군에 입대, 월남전에 참전했고 전쟁이 끝나자 영국, 독일에서 근무했다. 유럽에서 근무하면서 백인여자와 결혼, 귀국해서는 인종차별이 심한 텍사스를 피해 캘리포니아에 정착했다. 

그의 아버지 제프 챔프는 백인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피부가 검은 편은 아니었다. 아버지가 백인 어머니와 결혼하면서 카메론은 거의 백인에 가까웠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흑인의 피가 흐르는 손자에게 자신이 어릴 때 겪은 흑인차별의 경험을 들려주며 골프를 가르쳤다. 최강의 비거리를 자랑하는 그의 스윙은 “온 힘을 다해 스윙하고 좋은 결과를 기다려라”는 할아버지 가르침의 산물이다. 

챔프가 처음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것도 비거리 때문이다. 2017년 에린 힐스에서 열린 US오픈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지역예선을 거쳐 참가했는데 그는 첫날 349.4야드의 드라이브 비거리를 기록했다. 2위와의 차이가 15야드나 되었다. 공동 32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그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했던 로리 맥길로이와 루이 우스트헤이즌은 무명 아마추어 선수의 드라이브 샷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2017년 11월에 프로로 전향, 웹닷컴 투어 Q스쿨을 통과해 상금순위 6위로 PGA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그리고 데뷔전인 2018-2019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공동 25위를 하면서 무난하게 첫 테이프를 끊었다. 역시 데뷔전을 치른 임성재(20)가 공동4위에 올라 기대주로 주목받은 바로 그 대회다. 

주니어 시절부터 장타자로 소문났던 그는 2018년 웹닷컴 투어의 드라이브 거리 통계에서 평균 343야드로 1위를 기록했다. 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1위 로이 맥길로이의 320야드보다 23야드나 길었다.

카메론 챔프의 드라이브 샷을 분석한 트랙맨 데이터는 챔프가 이 시대 최고의 장타자임을 입증한다.헤드스피드는 시속 129.66마일로 PGA투어 최고보다 5마일 빠르고, 볼 스피드도 시속 192.67 마일로 10마일 이상 빠르다. 장타자 맥길로이나 토니 피나우, 더스틴 존슨의 볼 스피드가 182마일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그가 얼마나 강한 드라이브샷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구질도 낮은 탄도로 300야드 이상 보내 런도 많다. 

스윙코치 숀 폴리(44)는 15세 때 처음 챔프를 만났는데 그의 헤드 스피드를 보고 우사인 볼트를 만난 느낌이었다고 술회할 정도다. 타이거 우즈와 저스틴 로즈의 스윙 코치로도 활동했던 숀 폴리는 그를 보자마자 다음날 다른 약속을 취소하고 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카메론 챔프가 지난 29일 미시시피주 잭슨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시즌 두 번째 대회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서 2위와 4타 차이로 여유 있게 우승했으니 매스컴과 골프전문가들이 흥분하는 것도 이해된다. ‘괴물(monster)’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 역시 자연스럽다. 

비록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 HSBC 챔피언스에 유명선수들이 참가하는 바람에 2류 대회의 느낌을 주었지만 신인이 시즌 두 번 도전으로 우승컵을 챙겼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웹닷컴투어 정규시즌 상금왕 출신 임성재에겐 강력한 신인왕 라이벌이 생긴 셈이고 앞으로 우승경쟁에서 그와 부딪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한국골프의 기대주 ‘골고래’ 임성재와 ‘괴물’ 카메론 챔프가 올해 PGA투어에서 펼칠 선의의 경쟁이 주목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