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프로.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아무리 봐도 임성재(20)는 ‘물건’이다.

PGA투어 2부 리그 웹닷컴 투어 데뷔전에서 첫 승을 올리며 일찌감치 상금랭킹 1위로 PGA투어 직행티켓을 낚아채더니 PGA투어 데뷔전인 2018-19시즌 개막전에서 내로라는 스타 선수들과 선두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낯설고 치열한 경쟁판에서 군계일학으로 급부상한 임성재의 모습이 험한 파도를 뚫고 힘차게 허공으로 치솟는 돌고래를 연상케 해 그에게 ‘돌고래’란 애칭을 붙인 게 적중한 느낌이다.

10월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 실버라도 리조트 앤드 스파 노스 골프코스에서 막을 내린 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임성재는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첫 라운드부터 공동 4위로 순조롭게 출발한 임성재는 2라운드에서 공동 5위, 3라운드를 선두에 4타 뒤진 단독 3위로 마쳤다. 4라운드에선 선두 브랜트 스네데커(37), 2위 케빈 트웨이(30)와 함께 챔피언조에 들어가 우승 대결을 펼쳤다.

신인으로서의 부담감이 심했던지 1, 2번 홀에서 흔들려 연속 보기를 범한 뒤 안정을 되찾아 후반에 3개의 징검다리 버디를 낚았지만 아쉽게도 한 타 차이로 브랜트 스네데커, 라이언 무어(36), 케빈 트웨이(30)가 벌인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연장전 끝에 우승은 케빈 트웨이가 차지했지만 선두에 한 타 차이까지 좁힌 그의 추격전은 PGA투어의 베테랑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갓 스물을 지난 청년 임성재의 PGA투어 데뷔전은 여러모로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PGA투어는 지난 10월 3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018-2019시즌 지켜봐야 할 신인 10명을 소개하면서 임성재를 가장 먼저 내세우며 "PGA 투어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라고 평했다. 그의 데뷔전 성적은 PGA투어의 평가를 뛰어넘는 것이다.

그의 데뷔전 활약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는 먼저 PGA투어에 뛰어든 선배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들의 성적을 보면 실감이 된다.
웹닷컴 투어 파이널 시리즈에서 귀중한 1승을 챙겨 PGA투어 잔류에 성공한 배상문(32)과 재미교포 존 허(28), 이번에 PGA투어에 새로 합류한 이경훈(27) 등은 컷 통과에 실패했다. 현존 한국 대표선수격인 강성훈(31)은 3회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8)가 공동 10위, 김민휘(26)가 공동 33위로 선전했다.

그보다 3~7년 먼저 PGA투어에 뛰어든 선수들을 제치고 데뷔전에서 선두경쟁을 벌였다는 것은 임성재의 앞날이 범상치 않을 것임을 암시해준다.
그와 함께 공동 4위에 오른 호주의 아론 배들리(37), 미국의 트로이 메리트(33), 루크 리스트(32), 샘 라이더(22) 등도 그보다 PGA투어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다.
  
180cm 82kg의 듬직한 체격의 임성재는 영락없이 돌고래를 연상시킨다. 덩치가 크면서도 스윙은 부드럽다. 코스를 공략하는 모습이 거친 파도를 미끄러지듯 헤쳐 나가는 돌고래를 닮았다.
웹닷컴 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하며 PGA투어로 점프한 것이나, 데뷔전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선두경쟁을 벌이는 모습은 파도 위로 몸을 날리는 돌고래와 너무 어울린다.

임성재는 PGA투어 직행티켓을 받은 뒤 겸손하게 상금랭킹 125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지만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치러 낸 20살 어린 청년의 비상이 기대된다.
그의 가슴 속에는 이미 신인왕의 꿈과 1승 이상의 목표가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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