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유소연이 우승했던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베스트 아마추어 상을 받았던 루시 리.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아마추어 골퍼 루시 리(Lucy Li)는 골프코스에 나타나기만 하면 화제를 몰고 다닌다.

그는 참가하는 대회마다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고 골프기량은 놀라운 속도로 향상되었다. 많은 골프팬들이 그의 등장과 성장을 경탄하며 지켜보고 있다.

2002년 10월1일생이니 만으로 16세 8개월이다.

제73회 US 여자오픈에 아마추어로 출전, 지구촌의 내로라는 강자들 틈에서 살아남아 공동 48위로 컷을 통과했고 4라운드 합계 11오버파 299타로 공동 55위를 기록했다. 

그는 여러모로 어렸을 때부터 골프 천재로 소문났던 타이거 우즈나 미셸 위를 연상케 한다. 리디아 고나 브룩 핸더슨과도 비슷한 골프여정을 가고 있다.

골프의 천재성을 두고 말하자면 타이거 우즈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천재 골프소녀들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루시는 홍콩계 미국인 부모 사이에서 캘리포니아주 스탠포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컴퓨터사이언스 박사로 컴퓨터 컨설턴트와 주식중개 일을 하고 있고 어머니는 디자인을 전공해 휴렛패커드에 근무하기도 했다.

그의 부모는 딸을 정규학교에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으로 가르치며 탁구, 다이빙, 체조, 음악, 댄스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도록 했다.

루시가 흥미를 보이는 다양한 분야 중 골프도 포함되었는데 7살 때부터 전문가로부터 교습을 받으며 오빠를 따라 드라이빙 레인지를 즐겨 다녔다.

골프채를 잡은 지 3년 만에 천재성을 발휘하며 각종 기록을 깨기 시작했다. 


2013년 US 여자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챔피언십에 출전했는데 그때 나이가 10세 10개월 16일로 종전 최연소 출전기록을 갈아치웠다. 미셸 위가 갖고 있던 최연소 기록을 7일 앞당겼다.

이듬해인 2014년 11세 8개월의 초등학교 6학년생으로 US 여자오픈에 출전, 다시 최연소 출전기록을 세웠다. 그 전 US 여자오픈 출전 최연소 기록은 1999년 모건 프레슬의 13세, 2007년 렉시 톰슨의 12세다. 13세 때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US 여자오픈에 참가한 미셸 위의 기록도 크게 앞지르는 기록들이다. 

이때 루시 리는 지역 예선을 거쳐 US 여자오픈 참가 티켓을 확보했는데 2위와 무려 7타 차이의 압도적인 스코어를 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작 본 대회에선 16 오버파 공동 124위로 컷 통과에 실패했지만 1m63cm의 신장으로 23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브 샷을 날리고 5번 아이언으로 170야드를 날려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당시 복장은 초등학생답게 정통 골프복장과는 거리가 멀었고 라운드 중에도 기다릴 땐 페어웨이에 주저앉아 쉬는가 하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기자회견을 할 정도로 천진난만했다.

겉으로는 전형적인 어린 소녀의 모습이지만 골프를 할 때는 보통소녀들과 완전히 차별화된다. 그의 스윙은 교과서적인 균형 잡힌 스윙과는 거리가 멀다. 지나치리만큼 오버스윙을 하고 몸통의 회전을 극대화시켜 나이와 체격을 초월하는 비거리를 만들어낼 줄 안다. 그의 드라이브샷을 보면 허리가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이밖에도 2016년 주니어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주니어 라이더컵(미국과 영국 대항전)에 출전해 승리에 힘을 보태는가 하면 2017년에는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 초청되어 아마추어로는 유일하게 컷 통과에 성공했다. 같은 해 주니어 솔하임컵(미국과 유럽 대항전) 대회에 참가해 승리를 견인하고 핑 인비테이셔널, 롤렉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도 우승했다. 

올해도 지역예선을 거쳐 US 여자오픈에 출전, 1라운드에서 이븐파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한 뒤 2라운드에서 2 오버파를 쳐 공동34위로 컷을 통과했다. 3라운드에서 5 오버파, 4라운드에서 4오버파로 최종합계 11오버파 299타로 공동 55위로 마무리했다. 쟁쟁한 선수들이 컷 탈락한 것을 감안하면 16세 소녀로는 대단한 성적을 낸 셈이다. 

LPGA투어 입장에선 루시 리는 활력과 자극을 줄 수 있는 보물 같은 존재다. 나이 제한으로 아직 정식 회원으로 참가할 수 없지만 오픈대회나 초청 형식을 통해 계속 기량을 뽐낸다면 미셸 위, 리디아 고, 브룩 핸더슨의 대를 이을 명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