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피닉스오픈 4라운드 마지막 조에서 동반 경기한 체즈 리비, 리키 파울러, 존 람. ⓒAFPBBNews = News1



By the time I get to Phoenix, she'll be rising
내가 피닉스에 도착할 즈음 그녀는 잠에서 깨어나겠지
She'll find the note I left hangin' on her door
그녀는 문에 걸어놓은 내 메모를 발견할거야
She'll laugh when she reads the part that says I'm leavin'
그녀는 내가 떠난다고 써놓은 글을 읽곤 웃겠지
Cause I've left that girl so many times before
전에도 내가 여러 번 그녀 곁을 떠났으니까

By the time I make Albuquerque, she'll be working
내가 앨버커키에 도착할 쯤 그녀는 일하고 있을 거야
She'll probably stop at lunch and give me a call
그녀는 아마 점심시간에 잠시 쉬면서 내게 전화를 걸겠지
But she'll just hear that phone keep on ringin' off the wall
하지만 그녀는 벽에 매달린 전화기에서 울리는 벨 소리만 듣게 될 거야
That's all
그게 다야

By the time I make Oklahoma, she'll be sleepin'
내가 오클라호마에 도착할 즈음 그녀는 자고 있을 거야
She'll turn softly and call my name out low
그녀는 몸을 뒤척이며 내 이름을 부르겠지
And she'll cry just to think I'd really leave her
그제서야 그녀는 내가 정말 떠났다는 생각에 울겠지
Though time and time I try to tell her so
여러 번 그녀에게 나는 떠날 거라고 말했지만
She just didn't know I would really go.
그녀는 내가 정말로 떠나리라는 것을 몰랐던 거야


[골프한국] 1960년대 후반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젊은이들로부터 사랑받은 팝송 ‘By the time I get to Phoenix’(내가 피닉스에 도착할 즈음)의 서정적 가사다.

지미 웹 작사·작곡의 이 노래는 1967년 컨트리 싱어 글랜 캠블(Glen Campbell)에 의해 소개돼 지구촌 남녀노소가 즐겨 듣고 불렀다. 1968 년도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고 두 개 부문의 그래미상을 차지했다.
미국의 음원회사인 BMI는 1940년부터 1990년까지 발표된 노래 중 세 번째로 훌륭한 노래로 꼽기도 했는데 프랑크 시나트라는 이 노래를 “이제껏 나온 곡 중에서 최고의 torch song(사랑과 실연을 다룬 노래)이다”라고 극찬했다. 글렌 캠블은 이밖에 ‘Time’'Galveston' 'Rhineston cowboy' 등으로 세계 팝송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주도 피닉스 인근의 소도시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 참가한 많은 선수들이 사막의 도시 피닉스에 도착하면서 글렌 캠블의 이 노래를 흥얼거리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오리지널 음악은 연인의 이별을 노래하고 있지만 가사 몇 구절만 바꾸면 얼마든지 승리의 열망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내가 피닉스에 도착할 때면 가슴이 뛰겠지. 그동안 꿈꾸어온 우승의 기회에 가까워졌으니. 내가 1라운드를 마쳤을 때 나는 그대에게 전화를 걸 거야. 모든 게 잘 되고 있다고. 라운드를 마칠 때마다 그대에게 행복한 소식을 전해줄 거야. -중략- 내가 피닉스를 떠날 때 내 품안엔 빛나는 우승 트로피가 안겨 있겠지···.’등등 선수 각자의 갈망을 담은 가사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By the time I get to Phoenix’를 읊조릴 만한 선수는 의외로 많다.
한 타 차이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맞은 리키 파울러(미국·29), 한 타 뒤진 공동2위 존 람(스페인·23), 미국의 체즈 리비(36), 브라이슨 디샘보(25), 공동5위로 나선 필 미켈슨(47), 공동 8위의 게리 우드랜드(33) 등이 이 노래의 주인공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프로골프계의 아이돌 리키 파울러는 3라운드까지 탄탄한 경기력으로 우승이 유력시 되었었다.
그는 대회 기간 내내 모자 정면에 어린 아이 사진을 붙이고 경기를 치렀는데 주인공은 지난달 23일 선천성 호흡기 질환으로 7살의 나이로 세상을 뜬 그리핀 코넬.
그는 코넬을 ‘1호팬이자 최고의 팬’이라고 부르며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코넬에게 우승컵을 바칠 수 있기를 갈망했다.
‘내가 피닉스를 떠날 땐 코넬을 위한 우승컵이 내 품에 있겠지’하며 노래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4라운드에서 흔들리며 공동 11위로 마감,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한 타 차이 2위로 파울러와 한 조에서 우승 경쟁에 나선 존 람 역시 피닉스오픈의 우승이 간절했던 선수다. 스페인 바스크지방 출신으로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골프를 익힌 그는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가 내친 김에 우승과 함께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노릴 수 있었다.
33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랭킹을 2위까지 끌어올린 그는 속으로 ‘내가 피닉스를 도착했을 땐 우승과 함께 랭킹 1위를 꿈꾸었지. 내가 피닉스를 떠날 땐 내 꿈은 이뤄지고 바스크의 고향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겠지’라며 ‘By the time I get to Phoenix’의 멜로디를 얼마나 읊조리고 싶었을까.
그는 리키 파울러가 드라이버 샷 욕심으로 흔들리는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하다 코스 공략에 실패, 공동 2위에서 공동 11위로 내려앉았다.

애리조나 주립대 출신 PGA투어 현역 중 가장 고참인 필 미켈슨도 여러 변주(變奏)의 ‘By the time I get to Phoenix’를 부를 수 있었다.
그는 4라운드 내내 TPC스콧데일의 영웅으로 손색없는 경기를 펼쳤다. 47세의 나이를 잊은 듯 그는 젊은 동료들에 뒤지지 않는 드라이버 샷을 날렸고 노련한 어프로치 샷으로 콜로세움의 팬들을 열광시켰으나 2타를 줄이는데 그쳐 맷 쿠차(39), 브라이슨 디샘보 등과 함께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애리조나 주립대 출신인 체즈 리비 역시 ‘By the time I get to Phoenix’의 마지막 소절을 극적으로 장식할 기회를 맞았으나 연장 첫 홀에서 어프로치가 너무 길어 게리 우드랜드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004년 PGA투어에 들어와 2부투어의 녹스빌오픈과 2008년 PGA투어 RBC캐나다오픈 우승 이후 승리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로선 마지막 라운드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리키 파울러를 따돌리고 단독 1위로 나서 프로골퍼 최고의 순간을 맞는 듯했다. 그러나 장타에 묵직한 아이언샷으로 무장한 게리 우들랜드의 추월이 무서웠다.
3홀을 남기고 우들랜드에 2타 뒤진 그는 17, 18번 홀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추가하며 동타를 만드는 데까지 성공했으나 연장 첫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10년만의 우승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의 ‘By the time I get to Phoenix’는 물거품이 아니었을 텐데 아쉽다.

결국 ‘By the time I get to Phoenix’의 종장은 게리 우들랜드가 멋지게 마무리 지었다. 3라운드까지 공동 8위에 머문 그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치며 체즈 리비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후 “새로 태어난 아이와 우승의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 아이는 기적과 같다. 아이로 인해 관점이 달라졌고 우승까지 이어졌다.”고 행복을 토로한 우드랜드에게 ‘By the time I get to Phoenix’의 멜로디는 그대로일지 몰라도 가사는 새로 태어난 아이와 피닉스를 칭송하는 노래일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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