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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치매 예방엔 독서보다 골프가 더 효과적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골프한국] 골프와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골프를 백안시하거나 적대적으로 본다.
사회 저변에 골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깔려 있는데다 옆에서 보기에 결코 운동이 될 것 같지도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장비 구입에서부터 연습이나 실제 라운드에 이르기까지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할애해야 하는 시간이 많다는 점도 약점이다.
그러나 골프를 접하고 나면 이런 부정적 시각은 180도로 바뀐다.

골프의 매력과 마력에 빠져드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 그립 잡는 법을 익히고 7번 아이언까지 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대부분 옆에서 강요하지 않아도 골프의 세계로 빠져든다.
예외적으로 골프가 그다지 운동이 되는 것 같지 않고 꽤 긴 레슨기간이 필요하고, 너무 정적이고 정신적이라는 점 때문에 적성과 맞지 않는다며 골프채를 놓는 경우가 더러 있긴 하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골프의 중독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찾기 어렵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골프선수들은 초등학생 때 골프를 하는 아빠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의 재미를 알아 선수로 성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린 나이에 다른 것 포기하고 골프에 매달린다는 것은 골프의 마력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의 권유로 골프를 배운 경우에도 골프는 다른 여가활동에 우선한다. 가능한 한 술 자리를 피하고 다른 취미활동을 줄이면서 짬을 내 연습장을 찾고 남몰래 레슨서를 읽는다. 심한 경우 올바른 그립을 익힐 수 있는 도구를 장만해 사무실 책상에 넣어두고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고 고우영 화백이 뒤늦게 골프를 배운 뒤 사냥, 낚시, 스킨스쿠버 다이빙, 여행 등 그동안 몰입해온 취미활동을 다 접고 오로지 골프에만 매달렸다는 고백은 골프의 불가사의한 중독성을 증명한다. 

뒤늦게 배울수록 몰입의 정도가 심하다는 것 또한 골프의 불가사의한 점 중 하나다.
고위 공무원을 지낸 한 지인은 현직에 있을 땐 골프를 아무 쓸모없는 도락이라며 비난해왔는데 우연한 기회에 미국의 대기업 CEO로부터 “함께 골프를 해보지 않고 어떻게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가”라는 말에 충격을 받고 그 길로 골프를 배운 뒤 골프광이 되었다.
동네 연습장에 나오는 지인들 중에서도 50세가 넘어서나 정년퇴직 후 골프를 시작한 분들의 골프에 대한 몰입·집중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이들은 골프를 시작하고부터 잔병치레 없이 건강을 유지하며 운동의 재미를 맛본다고 털어놓으며 특히 골프는 노인들에게 안성맞춤이라고 주장할 정도다.

골프가 노인성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대학에서 LPGA투어 선수로 지내다 은퇴한 사람을 대상으로 뇌파측정 실험을 한 결과 퍼팅을 할 때 평상시보다 훨씬 많은 뇌파가 흘러나온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이는 곧 뇌의 활동이 평상시보다 퍼팅을 할 때 더 왕성해진다는 뜻으로, 치매나 중풍 예방에 골프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반증해준다고 설명한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골프가 독서보다 한층 수준 높은 창의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여느 여가활동보다 뇌의 활동을 왕성하게 해준다며 TV 볼 시간이 있으면 골프장에 나가라고 권한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운명하기 며칠 전까지 안양CC를 찾은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골프를 이해하면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된다.”는 골프철학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이론과 실기를 갖추고 골프를 즐긴 그는 골프세계를 누구보다 깊이 깨달은 사람이다. 그는 보약 먹는 것보다 골프를 즐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제일의 비결로 확신했다.
50세가 넘어 골프채를 잡았던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은 스코어에 신경 쓰지 않고 골프를 즐겼다. 한때 핸디캡 80대를 유지하기도 한 정 명예회장은 노령에도 불구하고 가끔 휠체어를 탄 채 골프장을 찾기도 했다. 하프스윙으로 한두 개의 티샷을 날리고 온 그린 해서는 한번만 퍼팅 하는 독특한 스타일이지만 골프를 즐기는 마음은 나이를 잊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도 회장에서 물러난 뒤 골프에 심취해 “취미와 건강을 위해 골프만한 것이 없다. 고희를 넘으니 비로소 골프의 묘미를 알 것 같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오래 전 캐나다 에드먼튼에서 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다 은퇴한 분과 라운드 하는 기회를 가졌었다. 은퇴 후 그는 1주일에 서너 번 라운드하며 라운드하지 않을 때도 골프클럽에서 연습 볼을 때리거나 친구들과 담소하는 것으로 소일했다. 그의 부인은 골프광은 아니었지만 1주일에 한번정도 함께 라운드 했다.
그 부인이 내 귀에 속삭였다.
“저이가 골프장에서 살다시피 해도 가만 놔두는 이유를 알겠소? 알츠하이머에 걸려 요양원에 가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지. 골프장에 가면 깊이 생각하지 않고는 못 배기잖아. 그러면 알츠하이머에 걸려 아내를 몰라보고 딴 짓 하는 일은 걱정 안 해도 되지.”

물론 수십 년 골프를 해온 사람이라고 골프를 접겠다는 충동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비거리가 부쩍 줄고 집중도가 떨어질 때, 라운드에서 형편없는 스코어를 내고 난 뒤 입버릇처럼 “이제 골프와 결별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이튿날 어제 한 말 다 잊고 다시 골프연습장에 나타난다.
골퍼들만이 그 심정을 안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7-11-09 08:4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