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해 떠도는 골프코스. 제공=방민준
[골프한국] 골프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다.
좋은 기량과 좋은 신체조건, 강한 멘탈을 갖췄다고 해도 커뮤니케이션 능력 즉 소통능력이 없이는 좋은 플레이가 보장되지 않는다.

골프에서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이란 무엇인가?
나와 나 아닌 모든 대상과의 막힘 없는 대화이고 진솔한 교감이다. 나를 뺀 모든 것과 허심탄회한 소통이 가능할 때 나의 골프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골프에서 소통의 대상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자신과의 소통이다. 자신의 생체리듬, 감성리듬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생체리듬은 떨어져 있는데 의욕만 앞서면 어깃장이 날 수밖에 없다. 감성리듬이 좋아도 생체리듬이 따라주지 못하면 플레이는 삐걱거린다.
라운드 전의 스트레칭이나 샷을 하기 전 빈 스윙도 내가 익힌 스윙과의 소통을 위한 동작들이다. 자신과의 소통을 겸허히 할 수 있으면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자신을 빼고도 소통해야 할 대상은 너무나 많다.
골프 코스, 그날의 기상 상황, 클럽, 동반자, 캐디 등 골프코스에서 접하는 모든 것이 소통의 대상이다.
골프코스 설계가들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함정과 의외의 보너스를 코스 속에 숨겨둔다. 코스와 소통한다 함은 바로 코스설계가의 의중을 읽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산천구경 하듯 주마간산 식으로 코스를 대해선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없다. 내 손바닥의 손금이나 내 얼굴의 주름살을 살피듯 찬찬히 코스를 살펴보면 코스의 윤곽이 뚜렷하게 다가온다. 그러고도 혹시 내가 놓친 것은 없을까 겸손한 자세로 코스를 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구릉과 고개, 비탈과 오르막을 숨긴 그린은 거의 무한에 가까운 소통 능력을 필요로 한다.
 
날씨에 적절히 대비하는 것도 소통능력이다. 라운드 전에 당일의 기상상황을 체크하고 거기에 적당한 복장과 부수 장비를 여유롭게 챙기는 일이 바로 소통이다.
가벼운 우천이라도 여분의 장갑, 수건, 비옷 등을 준비한 사람과 베란다 창고에 넣어둔 골프백을 달랑 들고 나온 사람의 플레이가 같을 수 없다.
장비와의 소통 역시 중요하다. 호·불호의 감정이 배제된 냉정한 시각으로 내게 각인된 클럽별 장단점과 속성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비슷한 거리라고 남들이 잡는 클럽을 아무 생각 없이 뽑아드는 것은 바보짓이다. 평소 잘 다루지 못하는 클럽, 안심하고 다룰 수 있는 클럽을 파악하고 잘 다루는 클럽을 넉넉하게 잡고 부드럽게 휘두를 수 있는 지혜는 클럽과의 소통에서 나온다.

동반자 역시 소통의 중요한 대상이다. 자주 라운드 하는 사람이라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처음 만난 사람이라면 서로 거부감이나 불편함이 생기지 않게 상대를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동반자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

소홀하기 쉽지만 가장 중요한 소통의 대상이 캐디다.
아무리 유능한 골퍼라 해도 코스의 정보에 관한 한 캐디와 비교되지 않는다. 어느 특정 코스라면 대부분 한 달에 두어 번, 몇 개월 만에 한번, 신생코스는 처음 경험할 텐데 캐디는 매일 1-2회 다양한 기량의 골퍼들을 보조하면서 코스가 안고 있는 거의 모든 속성과 함정, 비밀, 숨은 보물쪽지를 샅샅이 꿰뚫고 있다.
이런 캐디와 가능한 한 최대한 소통하며 호감을 사야 하는데 의외로 캐디와 갈등관계를 형성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어떤 이유에서든 골프코스에서 캐디와 갈등관계를 형성하는 일은 백해무익이다. 캐디가 보유한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캐디와 원만한 소통을 하는 길이 최상이다.

소통이야말로 골프의 핵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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