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골프한국]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74.77야드로 LPGA투어 2위, 라운드 당 평균 스코어 69.31타로 4위, 60대 타수 라운드 수 19개로 3위, 파온 확률(GIR) 76.39%로 10위, 루키 포인트 491점으로 1위, 세계랭킹 8위, 상금순위 42만7,131달러로 8위.
현재까지의 객관적 통계수치만 봐도 LPGA투어에서 차지하고 있는 박성현(24)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올 시즌 9개 대회에 참가해 모두 컷 통과에 성공했고 4번이나 톱10에 들었다. 지난달 26~29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 트래비스 포인트CC에서 열린 볼빅 챔피언십에선 아쉽게 중국의 펑산산에게 1타 차이로 우승을 내주었지만 호주교포 이민지와 함께 공동2위에 올라 우승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2라운드까지 2타 차이 단독선수를 달린 박성현이 3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제자리걸음만 하지 않았다면 우승은 그의 차지가 되었을 터인데 3라운드에서 선두와 3타 차이로 밀리면서 LPGA투어 첫 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박성현의 객관적 기량이나 LPGA투어에서의 활약을 보면 그의 첫 승은 시간문제일 뿐이고 팬들의 관심은 그가 과연 몇 승을 거둘 것인가에 쏠려 있다. 그를 아끼는 골프팬들은 볼빅 챔피언십을 계기로 우승권에 한층 근접한 그가 올 여름을 넘기기 전에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팬들의 이런 기원에는 박성현이 실제 기량이 아닌 심리적 이유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금방 우승컵을 거머쥘 것 같던 그가 우승권에 가까이 다가섰다 멀어지는 일을 되풀이하면서 자칫 초조감을 갖거나, 상위 랭킹을 유지하면서 적당히 안주하지는 않을지, 모든 것이 낯선 미국 투어생활에 재미를 못 붙이거나 장하나나 백규정처럼 한국으로 돌아가 버릴까 하는 충동을 느끼지는 않을지, 영어에 겁을 먹고 있지는 않는지 상당수 팬들은 기우(杞憂) 아닌 기우를 하기도 한다.

시즌 초반에 함께한 캐디와 결별한 뒤 풀타임 캐디를 정하지 못하고 임시 캐디로 버텨나가는 모습도 안정돼 보이지 않는다.
궁합이 맞는 캐디를 만나 제 기량을 발휘하며 우승을 거둔다면 다행이지만 임시 캐디와의 라운드가 많아질수록 그에게 득 될 것은 없다.
좋은 캐디 구하는 것 못지않게 그에게 절실한 것은 현지 골프팬들의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연예인이나 가수들이 팬들의 사랑으로 인기를 유지하며 살아가듯 엔터테이너화한 스포츠 선수 역시 팬들의 사랑으로 살아간다. 골프선수라고 예외일 수 없다.

LPGA투어에서 유소연, 장하나, 김세영 등이 많은 팬을 거느리고 인기를 얻는 것이나 JLPGA투어에서 이보미, 김하늘, 신지애, 안신애 등이 폭발적 인기를 얻는 것도 많은 골프팬들이 그들에게 사랑을 쏟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사랑을 촉발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선수 자신이다. 선수가 골프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그 즐거움을 받은 골프팬이 선수에게 사랑으로 되돌려 주는 것이다.
골프선수와 팬들의 관계야말로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 원칙이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
갤러리나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선수의 표정이나 제스춰, 퍼포먼스는 뛰어난 기량을 더욱 멋지게 포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경기를 즐기며 골프팬들을 즐겁게 하면 골프팬들은 반드시 환호와 갈채로 보답하고 이 환호와 갈채는 다시 선수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사랑으로 연결된 선수와 팬의 관계가 상승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성현에겐 자신을 냉정하게 통찰하는 시야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폭넓은 골프팬들의 사랑을 촉발할 수 있는지를 알아채야 자신이 신나는 골프,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골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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