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골프에서의 감(感)은 마치 바람 끼 많은 여자와 같다.
잠시만 한 눈 팔면 집을 나가듯 골프의 감은 연습을 게을리 하면 슬그머니 도망가 버린다. 바람 끼 있는 미인을 옆에 붙들어 두려면 계속 신경을 쓰고 관심을 기울이고 잘 보살펴줘야 하듯 골프의 감도 끊임없는 연습과 관심이 뒤따르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달아나 버리고 만다.

아무리 핸디캡이 낮은 골퍼라 할지라도 장기간 클럽을 잡지 않고 필드에 나가 평소의 실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골프장에서 “골프채를 너무 오랫동안 잡지 않았는데 잘 될까?” “지난주에 한 번도 연습장에 나가보지 않았는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적어도 이 사람의 말이 엄살이 아니라면 말이다.
간혹 전혀 연습을 안 하고 필드에 나가면 욕심이 없어져 잘 맞는다는 사람이 있는데 그야말로 간혹 있는 드문 예이고 잘 맞는 것도 잠시뿐일 경우가 태반이다.

최소한 자신의 골프실력을 현상유지라도 하려면 감을 놓치지는 말아야 한다. 골프의 감이란 실타래에 숨은 실마리와 같다.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 수 없듯이 감을 놓치면 우리 근육이나 머릿속에 입력된 골프와 관련된 모든 기억들이 뒤엉킨다.  마치 고장 난 컴퓨터의 프로그램이 깨지듯이 골프의 기억들이 산산이 부서지고 뒤엉킨다.
실마리만 놓치지 않으면 실타래가 뒤엉킬 염려는 없다. 골프에서도 감만 놓치지 않으면 길을 잃지 않고 헤매지 않을 수 있다. 감이란, 골프라는 길고도 깊은 오솔길을 헤매지 않고 헤쳐갈 수 있는 길라잡이이다.

어떻게 하면 골프의 감을 놓치지 않고 잡아둘 수 있을까.
한눈을 팔지 않는 길밖에 없다. 적어도 일주일에 두세 번 연습장에 가든지, 그럴 형편이 못되면 집에서라도 채를 짧게 잡고 스윙연습이나 퍼팅연습을 하든지, 그것조차 어렵다면 양손으로 그립 잡는 시늉을 하면서 머릿속으로 스윙을 하든지 해야 한다.
가벼운 날개를 단 새처럼 잠시만 한 눈 팔면 훌훌 떠나버리기 십상인 골프 감을 놓치지 않는 길은 깊은 관심과 애정,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감만 놓치지 않는다면 고기가 잔뜩 걸린 그물을 끌어올리듯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골프실력을 만족스럽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달아나 봐야 어디 사라질 리야 있겠어?’하고 느긋하게 생각하고 연습을 게을리 했다간 골프의 감은 숲속으로 뱀이 사라지듯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세계 정상의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들은 손끝의 감을 잡아두기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8시간이상은 연습을 쉬지 않는다고 한다. 유명 골프선수들도 퍼팅의 감을 유지하기 위해 12시간이상 퍼터를 놓는 일은 없다고 한다.

절세미인을 곁에 붙잡아두는 일이나 골프의 감을 붙잡아두는 일은 이처럼 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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