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여정 역시 고대유적을 찾아 헤매는 고고학자들의 기약 없는 탐험과 흡사하다.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골퍼(golfer)와 고고학자(archeologist)는 닮아도 너무 닮았다.

우선 불가사의한 대상과 끝이 보이지 않는 씨름을 하는 점이 닮았다. 골프란 운동 자체가 불가사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골프의 목표 또한 도달했다 싶으면 신기루처럼 저 멀리로 달아나고 골퍼는 그 신기루를 좇아 고행의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고고학자들이 찾아 헤매는 고대 유적 역시 전설이나 고대 문헌으로나 전해지는 것으로 신기루나 다름없다. 사막에서 바늘을 찾듯 유적의 실마리를 찾아 아무런 기약이나 보장 없는 탐험을 계속한다.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도로(徒勞)로 끝날 확률이 높지만 결코 스스로 세운 목표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 또한 닮았다. 골퍼에게 목표는 눈앞의 과제일 뿐 그 과제를 완성하는 순간 새로운 목표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목표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든 없든 매달린다.

고고학자들은 세계가 깜짝 놀랄 유적을 발견하는 일이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희망과 가능성의 끈을 놓지 않는다. 유적을 찾아 헤매는 고달픈 여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고고학자나 골퍼들은 좌절은 하지만 결코 포기할 줄 모른다.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적들은 이처럼 신기루에 홀려 사막과 밀림을 헤맨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집트의 수많은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미라들은 열정적인 고고학자들에 의해 모래더미 속에서 발견되고 발굴되었다.
요르단의 고대 도시 페트라, 시리아의 오아시스 도시 팔미라는 사막에 묻혀 사라질 위기에 있다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돼 빛을 보았다. 중남미 지역의 잉카, 아즈텍 문명의 유적 역시 고고학자들의 집념으로 모습을 드러내 인류문명의 지평을 넓혔다.

골프의 여정 역시 고대유적을 찾아 헤매는 고고학자들의 기약 없는 탐험과 흡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고고학자들은 세상이 놀랄 유적이나, 기존 학설을 보강하거나 뒤집을 증거를 찾아 탐사에 나서는 반면, 골퍼들은 개인적인 목표를 세워놓고 이의 달성을 위해 골프와 씨름한다는 점일 것이다 .

특히 매우 짧은 골프근육의 기억력은 골퍼들에게 사막 속에 묻힌 고대유적을 찾아 헤매는 고고학자들의 인내와 집념을 필요로 한다. 골프의 스윙 메커니즘은 매우 과학적이기는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반도체 회로처럼 미로에 가깝다.

아무 탈 없이 잘 맞아나가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컴퓨터에 장애가 일어나듯 터무니없는 샷이 나오고 스윙도 뒤엉킨다. 실마리를 찾으려고 머리를 쥐어짜지만 엉켜버린 실타래는 더욱 꼬이기만 한 뿐이다. 사막의 모래바람이 모든 것을 묻어버리듯 골프와 관련된 기억도 순식간에 모래 속에 묻힐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사막이나 밀림을 헤매는 고고학자들의 자세다. 인내심을 갖고 모래와 밀림을 헤치고 잃어버린 바늘과 놓친 실마리를 찾아내겠다는 집념어린 노력이 없인 결코 자족하는 골퍼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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