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골프의 본향 세인트앤드루스 부근의 시골마을에 있는 비숍셔 골프클럽은 1903년 설립된 전장 4,360야드로, 9홀인데도 파는 63이다. 마을의 유지들이 처음 만들었을 때의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1917년 이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다. 아이슬란드에서 이주해온 한 사나이가 라운드 중 짧은 퍼팅을 실패하곤 잔디를 발로 걷어차 그린에 상처가 생겼다. 사나이는 상처 난 잔디를 원상회복 시키지 않고 그린을 떠났다.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사제가 이 광경을 목격하고 한 골프클럽 회원에게 알렸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골프클럽 회원들은 긴급회의를 열어 그를 처벌키로 결정했다. 당시 회의록에 기록된 한 회원의 발언 내용은 골퍼의 기본매너를 명쾌하게 정의하고 있다.
‘골퍼는 규칙을 엄격히 따라야 한다. 그 규칙은 자신이 플레이한 흔적을 조금도 남기지 말아야 하며 타인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매너가 없는 자는 골프를 칠 자격이 없다. 골프에 심판이 없는 것도 플레이어가 신사 숙녀라고 단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사 숙녀가 아니면 골퍼가 아니다.’
골프클럽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명이 결정되자 사나이는 그날 밤 소리 없이 마을을 떠났다고 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교외에 대규모 골프장을 개발하던 한 부동산회사 사장이 시 주최 자선골프대회에서 두 번의 보기를 파로 기록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경기가 끝난 뒤 동반자가 이의를 제기하자 “무심결에 그렇게 했다.”고 변명했지만 그는 룰에 따라 실격 처리되었다.
이 소문이 퍼지면서 몇 주일이 지나 골프장 개발을 지원하던 은행이 융자 중단을 통보, 부동산회사는 도산하고 그도 행방불명되었다.

『완전한 골퍼(Perfect Golfer)』라는 명저를 남긴 영국의 헨리 뉴턴 웨더렛은 “자기에게 유리하게 행동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볼이 있는 그대로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골프의 기본 룰”이라며 부정의 유혹을 받는 골퍼들에게 “볼이 결정된 대로 하라. 그러면 심판이 필요 없다. 심판 없이 양심에 따라 플레이하기 때문에 골프는 위대한 게임이다.”라고 설파했다.

16세기 중엽 에든버러 대성당 앞 광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벽보가 게시되었다.
‘마부 T.E. 엘리엇은 골프를 치면서 친구의 볼을 발로 차 벙커에 빠뜨렸다. 이 행위가 옆 홀에서 플레이하던 한 사제의 눈에 띄었다. 엘리엇은 사과했지만 성직자회의는 그에게 1년간 광장을 청소하는 벌칙을 내렸다.’

주말골퍼들의 친선모임 또는 월례회 모임에서 첫 홀의 스코어를 ‘일파만파’(한 사람이라도 파를 하면 모두 파로 기록하는 것)나 ‘무파만파’(파를 한 사람이 없어도 모두 파로 기록하는 것)라는 세계에 유례없는 원칙을 적용하길 좋아하고 페어웨이나 벙커에서 디봇 자국이나 발자국에서 볼이 놓여 있으면 적당히 옮겨놓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 땅의 골퍼들을 스코틀랜드의 사제가 보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다.

골프를 잘하든 못하든 골프장에서의 부정행위나 비신사적 행동은 사망 선고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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