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PGA 투어 다이오제지 엘리에르 여자오픈…시즌 7번째 우승

이보미(27)가 22일 일본 후쿠시마현의 오포정원 골프장에서 열린 JLPGA 투어 대왕제지 엘리에르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 시즌 7승을 달성했다. 사진은 2013년6월21일 한국여자오픈에서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골프한국] JLPGA투어에서 골프인생의 절정기를 치닫고 있는 이보미(27).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일본투어에서의 대성공과 일본 골프팬들의 열화와 같은 사랑은 얼핏 불가사의해 보이기까지 한다. 고인이 된 구옥희 선수를 비롯한 많은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이 JLPGA투어에서 훌륭한 기량을 발휘해왔지만 이보미처럼 불꽃같이 찬란했던 선수는 없었던 것 같다.

일본사회 밑바닥에 깔린 혐한(嫌韓) 분위기에 아랑곳없이 일본의 골프팬들은 이보미만 보면 좋아 죽는다. ‘스마일 퀸’ ‘보미짱’이란 애칭이 말해주듯 일본 골프팬들에게 이보미는 ‘골프 아이돌’이다. 구김 없는 환한 미소, 멋진 플레이를 펼친 뒤 보여주는 감칠맛 나는 제스추어, 골프선수로서 다소 왜소해 뵈는 체격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자신의 플레이를 펼쳐 나가는 능력 등은 여느 일본선수와는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22일 일본 후쿠시마현 이쓰우라 테이엔 컨트리클럽에서 막 내린 다이오제지 엘리에르 여자오픈에서 이보미는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2위와 5타 차이로 시즌 7승을 올리며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JLPGA의 여왕임을 입증했다. 올 시즌 누적상금은 2억2,581만7,057엔으로 일본 남녀 골프를 통틀어 시즌 최고상금 신기록이다. 종전기록은 여자의 경우 2009년 요코미네 사쿠라의 1억7,501만6,384엔, 남자의 경우 2001년 이자와 도시미쓰의 2억1,793만4,583엔이었는데 이보미가 한꺼번에 두 기록을 깬 것이다.

시즌 7승은 2003년 후도 유리가 세운 시즌 최다승기록(10승)에는 못 미치지만 한국선수로는 최고기록이다. 31개 대회에 참가해 7승을 거두었으니 승률이 22%를 넘는다. PGA투어나 LPGA투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승률이다. 이보미의 활약으로 태극낭자들이 JLPGA투어에서 16승을 거뒀는데 이는 2012년 한국 선수 시즌 최다승 기록과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일본 골프팬들이 이보미에 매혹되는 이유는 단지 많은 승수나 상금, 미모 때문만은 아니다. 
훌륭한 기량과 귀여움 넘치는 미소,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도 인기의 요인이 되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을 인정해준 팬들과 성공의 기회를 마련해준 JLPGA투어 무대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 아닐까 여겨진다. 중계화면을 보면 이보미가 팬들의 환호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며 사인도 열심히 해주는 장면이 자주 잡히는데 이 같은 팬에 대한 예의 바른 자세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같다. 경기를 마친 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일본어 책을 펼치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 또한 예쁘게 보이는가보다.  
 
특히 경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멋진 기회를 준 일본에 뭔가 답례를 하고 싶다"며 "아동 시설이나 병원 등에서 자선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 언론에 전해지면서 일본의 골프팬들은 국적을 초월해 이보미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올해 봄 일본의 골프전문지가 실시한 팬 투표에서 이보미가 일본 선수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나 이보미가 나와야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도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해외무대에서 활동하는 많은 태극낭자들이 진정 현지의 골프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길이 무엇인가를 이보미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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